WFP 사무총장 “북 식량상황 매우 우려…지원 물자 분배감시 체계 갖춰져”

0:00 / 0:00

앵커 : 데이비드 비슬리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이 북한의 식량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비슬리 총장은 대북 지원 물자에 대한 분배 감시체계도 갖춰져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을 방문 중인 데이비드 비슬리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이 13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식량 상황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비슬리 사무총장은 “식량이나 그 외의 어떤 지원도 공여국들의 목표에 부합하도록 보장할 것”이라며 “이를 위한 분배 감시체계도 갖춰져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을 한국 정부에 공식적으로 요청했느냐’는 질문에는 “모든 국가가 각자 결정을 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습니다.

비슬리 총장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김연철 통일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을 면담하고 북한의 식량 상황과 대북 인도적 지원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청와대에 따르면 비슬리 사무총장은 문 대통령에게 최근 북한 식량 사정에 대한 유엔 세계식량계획과 식량농업기구의 북한 식량 공동 조사 결과를 설명했습니다.

비슬리 사무총장은 이 자리에서 북한 취약계층에 대한 긴급한 인도적 지원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고 문 대통령도 이에 공감했습니다.

비슬리 총장과 문 대통령은 북한 인도적 식량 지원에 대해서 앞으로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비슬리 총장은 김연철 통일부 장관과의 면담에서도 대북 인도적 지원 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눴습니다.

통일부에 따르면 김연철 장관은 이 자리에서 인도주의와 정치를 분리해야 한다는 비슬리 총장의 입장에 공감하고 세계식량계획이 요청한 영유아와 임산부 등 대상 영양지원 사업에 대한 공여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 : 북한의 식량사정이 심각하기 때문에 WFP 측에서는 다른 국제기구와 함께 대북지원을 지금 전 유엔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요청한 상황입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과 유엔 식량농업기구는 최근 공동 조사·발표한 ‘북한의 식량안보 평가’ 보고서에서 올해 북한의 식량 사정이 최근 10년 사이에 최악이라며 136만 톤의 식량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비슬리 총장은 이어 열린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면담에서 “세계식량계획이 매우 복잡한 상황을 다루고 있다”며 “북한의 식량 실태를 평가한 지 일주일이 지난 상황이고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를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비슬리 총장과 강 장관 간의 면담에는 한국의 북핵협상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배석했습니다.

비슬리 사무총장은 한국 농림수산식품부가 주최하는 제3차 지속가능한 농업발전을 위한 국제농업협력(ODA) 포럼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2017년 3월 취임한 비슬리 총장의 방한은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한편 길버트 호웅보 국제농업개발기금(IFAD) 총재는 이날 열린 국제농업협력(ODA) 포럼에서 앞으로 대북제재가 풀리는 등 상황이 변한다면 10년 넘게 중단된 국제농업개발기금 차원의 대북 지원사업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호웅보 총재는 “대북 인도적 지원은 국제사회의 합의로 진행돼야 한다”며 “미국과 유엔의 대북제재가 풀릴 경우 사업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과거 북한에서 농촌 지역의 여성 투자 사업 등 3가지 투자를 진행했다”며 “국제농업개발기금은 이들 사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1974년 설립된 국제농업개발기금은 개발도상국의 농업 개발과 식량 생산 증대를 위한 융자와 보조금 지원사업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