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시민만 이용할 수 있는 평양산원..사회주의는 평양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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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주민들속에서 평양시민과 지방 주민을 차별하는데 대한 비난여론이 최근 더 고조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북한 유일의 여성전문병원인 평양산원을 평양시민만 이용할 수 있게 오래 전부터 묶어둔 것도 지역차별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박정연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시의 한 의료부문 간부 소식통은 16일 “최근 지방 주민들로부터 평양산원을 수도에 거주하는 시민들만 이용할 수 있게 한 데 대해 지방 사람을 차별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신소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평양시 대동강구역 문수거리에 위치한 평양산원은 사회주의 보건제도의 우월성을 보여주기 위해 최고수준의 여성전문병원(산부인과)으로 세워진 40여 년 전통의 의료기관이라고 당국이 선전하고 있다”면서 “여성 병의 치료와 출산, 갓난아이들을 위한 애기실, 입원실 등 산모와 아기를 위한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이 때문에 평양산원은 북조선 여성이라면 누구나 이용하고 싶어하는 최고의 여성병원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있다”면서 “그러나 지방에 사는 주민들에게는 진료나 방문이 불가능한 꿈의 병원에 불과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우수한 의료설비를 갖추고 수많은 의료전문인력이 투입되어 있는 평양산원은 개원 때부터 평양시민만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화 했다”면서 “지방 주민이 예외적으로 평양산원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세 쌍둥이를 임신했을 경우와 최고존엄(김정은)이 직접 평양산원 입원을 지시할 경우 뿐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지방주민들에게는 평양산원 방문의 기회조차 허락되지 않아 지방에 사는 여성들에게는 평양산원에서 한 번 진료 받아보는 게 평생 소원일 정도로 문턱이 높은 곳”이라면서 “어차피 지방 사람들은 이용이 불가능한데 당국에서는 평양산원을 마치 전체 인민을 위한 최고 수준의 의료기관인 것처럼 선전하고 있어 주민들의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같은 날 “요즘 나라에서는 여성들의 출산율을 적극 독려하며 출산이 곧 애국이라고 강조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지방에는 초음파 검사기계조차 없는 산부인과뿐이고 그나마 산부인과 병원이 드물어 농촌지역 여성들은 가정집에서 출산을 해야 하는 실정이다”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우리나라에는 각 도, 시, 군 병원에 산부인과가 있지만 실제로 초음파 검사기계조차 구비되어 있지 않고 전문의료진도 없는 곳이 많아 산모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출산을 해야 한다”면서 “지방 실정은 이런데 평양산원은 산모의 치료 및 출산, 수준 높은 영아관리시설과 관련 약품의 생산기지까지 갖추고 있어 ‘애기궁전’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그런데 평양산원은 평양시에 거주하는 시민에 한해 그것도 (공식적으론) 첫째 아이를 출산할 때만 이용할 수 있어 지방 주민들에게는 심한 소외감을 야기시키고 있다”면서 “당국이 사회주의 지상낙원을 표방하며 평양산원을 마치 전체 인민을 위한 시설인 것처럼 선전하는데 대해 지방 주민들은‘사회주의는 평양에만 존재하는 것이냐’며 당국의 차별 정책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유엔인구기금의 2022년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의 수)은 1.9명입니다.

기자 박정연,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