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여맹, 가두 여성들에 사회진출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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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최근 북한 당국이 시장에서 장사하는 가두 여성(주부)들의 사회진출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각 지역 여맹위원회가 여맹원 중 몇 명을 사회에 진출시켰는지 매일 보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여맹은 사회주의여성동맹의 약칭으로 청년동맹, 직업동맹(공업근로자), 농근맹(농업근로자)과 함께 노동당의 4대 외곽단체 중 하나입니다. 전국의 도, 시, 군(구역), 리(동)에 유급 여맹 조직이 있으며 말단 조직으로 초급단체를 두고 있습니다. 비당원으로 직장생활을 하지 않는 모든 주부 여성이 의무적으로 여맹에 소속됩니다.

함경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당국이 전국의 여맹원들에게 집에서 놀지 말고 사회에 진출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여맹원들을 대상으로 사회주의 건설을 위한 투쟁에서 공민적 본분을 지킬 데 대한 사상교양사업이 자주 진행되고 있다"며 "핵심은 주부로 집 일만 하며 놀거나 장사를 하는 여성들이 공장 기업소에 나가 직장생활을 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북한 당국이 여성들에게 "지금의 어려움이 가셔질 날이 머지 않았다며 앞으로 지방 공업이 활성화되고 인민 생활이 정상화 되었을 때 매 개인별로 그 동안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엄격히 따질 것이라며 엄포를 놓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직장에 나가 일할 수 있음에도 집에 들어앉아 장사와 돈벌이만 미쳐 있던 사람들이 총화 받을 준비를 단단히 해야할 것"이라며 "이제 개인주의를 그만하고 공장, 기업소에 출근해 사회주의 건설에 헌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주 타격 대상은 시장에서 장사를 하던 여성, 아이를 다 키운 주부 여성들"이라며 "각 여맹위원회가 매일 몇 명의 여성을 사회에 진출시켰는지 인원수를 상급 여맹 조직에 보고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계속해서 "가두 여성에 대한 여맹 조직의 통제가 날이 갈수록 강화되면서 여맹의 단련을 받는 것보다 직장에 나가 직맹 생활을 하며 8.3(출근하지 않고 직장에 돈을 내는)을 하는게 더 편하다고 주장하는 여성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다른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여맹원들을 사회에 진출시키는 사업이 새로 건설될 지방공업공장과 이미 있는 공장 기업소에 부족한 노력(인력)을 보충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여맹원들의 사회 진출이 3년전 여맹 7차대회가 있은 후 잠시 진행되다가 최근 잠잠해졌었는데 올해 각 지방에 새로운 공장을 건설하는 지방발전정책이 추진되면서 다시 시작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고난의 행군 이후 지방 공장 기업소의 정원이 다 채워진 적이 없다"며 "내가 일하는 공장만 해도 정원이 120명이지만 실제 종업원은 80명정도 밖에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방공업공장까지 건설되면 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남자 노력은 제한돼있으니 주부 여성, 즉 여맹원들로 부족한 노력을 보충하려는 것"이라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시장 장사도 못하게 된 만큼 차라리 남보다 먼저 직장에 들어가 좋은 자리를 차지하자는 심산으로 공장 기업소로 진출하는 여성도 없지 않다"며 "앞으로 몇 년간 여맹원들의 사회 진출이 계속 강조될 게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지난 2021년 6월 김정은 총비서는 평양에서 개최된 여맹 7차대회에 서한을 보냈습니다. 당시 서한에서 김 총비서는 "노동적령기의 여맹원들을 사회에 적극 진출시키기 위한 교양사업을 짜고들어야 한다"며 여맹원들의 사회 진출이 당과 조국에 대한 충성과 애국의 길이고 자신과 후대를 위한 행복의 길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