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중국에 파견되어 외화벌이노동에 시달리는 북한 여성들이 고강도 노동에 항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의 한 대북 소식통은 18일 “요즘 동강(둥강)의 수산물가공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북조선여성들과 (북한)관리책임자와의 사이에 말다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금까지 북조선 여성들은 중국에서 자기들에게 일자리를 배치하고 월급을 주는 (북한)책임자에게 고분고분하며 시키는대로 일했다”면서 “하지만 코로나사태 이후부터 하루 12시간 이상의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면서 월급도 제대로 못 받자 걸핏하면 책임자에 대들며 분노를 터트리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에 의하면, 랴오닝성 동강시 일대에는 중국기업이 운영하는 수산물가공회사가 수십개 자리하고 있습니다. 각 수산물가공회사에 고용된 북한여성은 회사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약 50~200명 정도로 알려졌습니다. 고용 방식은 북한 간부와 중국기업주 간 계약에 따라 노동자 1인당 월 2,300~2,500($ 327~356)위안을 임금으로 계산해 월말 북한책임자의 계좌로 일괄 지불하도록 계약하는 것이 보편적입니다.
매달 중국 기업주로부터 북한여성들의 인건비를 받으면 북한 간부는 북한당국에 바쳐야 할 충성자금과 북한여성들의 생활비를 제외하고 800~1,000 ($ 113~142)위안 정도의 임금을 노동자들에게 지불해왔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 후 북한인력 송출이 중단되어 외화벌이가 감소하게 되자 북한당국은 3분의 2 정도를 착취하던 북한여성들의 임금을 나머지 3분의 1도 지불하지 않고 충성자금 명목으로 거두어들인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같은 날 중국의 또 다른 대북 소식통은 “코로나 사태 후 내가 아는 단둥의 한 복장회사에는 500여 명의 북조선여성들이 코로나 방호복 등 의류가공 인력으로 일하고 있는데, 이 회사에서는 코로나 방호복을 동유럽시장으로 수출하면서 큰돈을 벌었기 때문에 북조선여성들의 월급도 1인당 2,300위안(327달러)에서 3,300(470달러)위안으로 올려주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하지만 북조선여성들은 월급이 인상된 2020년부터 고강도 노동에 내몰리면서도 인상된 월급을 한 번도 타지 못하고 1년에 북조선 명절(4.15, 2.16)때마다 500위안(71달러)씩 두 번에 걸쳐 1천(142달러)위안을 받는 것이 전부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에 화가 난 (북한)여성노동자들 속에서 북조선 책임자에게 몸이 아프니 더 이상 일을 하지 못하겠다며 집으로 보내달라고 제기하는 여성들이 나오고 있으나 이들의 소원은 무시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인력책임자는 한 사람이라도 더 일해야 충성자금 계획을 바칠 수 있으므로 주말에는 수산물가공회사에 복장회사에서 일하는 인력을 보내 주말에도 쉬지 못하고 일하게 해놓고는 수산물 회사에서 받은 임금도 전부 충성자금으로 착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지난 주말(17~18)에도 중국인이 운영하는 수산물가공회사에서 서해바다에서 잡은 게를 선별하는 작업에 인력이 필요해 복장회사 (북한)여성인력을 30명 보내 일을 시켰는데 일부 여성노동자들은 자기들을 인솔하는 책임자에게 ‘우리가 무슨 일하는 기계냐’며 항의하였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안 2397호에 따라 중국에 파견되었던 북한식당 종업원들과 외화벌이 인력은 2019년 12월 말 북한으로 귀국을 시작하였으나 2020년 코로나 사태로 귀국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단둥을 비롯한 중국 랴오닝성 일대에는 약 3만여 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체류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