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당국이 탄원이란 형식을 빌려 청년들을 탄광, 농촌 등 험지에 집단배치하고 있지만 청년들은 힘든 농사일과 탄광 작업을 견디지 못하고 이런 저런 핑계로 작업현장을 떠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박정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조선중앙 TV 녹음 : 각지 청년들 속에서 귀중한 청춘시절을 빛내이려는 탄원열의가 고조되는 속에 수백명이 또다시 어렵고 힘든 부분으로 탄원 진출했습니다. 수령의 부름, 혁명의 요구라면 함경남도 190여명의 청년들은 인민경제 여러부분으로 앞을 다투어서 탄원해 나섰습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11일 “요즘 도내의 각 기관 기업소 청년들을 대상으로 어렵고 힘든 부분에 탄원하라는 당의 요구가 계속되고 있으며 실제로 청년들의 탄원진출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정작 험지에 탄원했던 청년들이 몇 달도 견디지 못하고 돌아서고 있는 실정”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주민 증언 : "나갔다가 다 다시 (도시로) 돌아옵니다. 탄원이고 뭐고 가릴(상관) 게 없어요. 탄원했다가도 일하기 싫으면 핑계 대가지고 (다 들어옵니다.) 들어올 때는 일할 수 없다는, 병원에 가서 확인서를 해요. 거기 원장 같은 사람들에게 (뇌물을)먹여야 돼요. (의사가 관련 문서에) 기본 마지막 도장을 찍으니까 원장이 일을 할 수 없다는 확인서를 (뗍니다.)
소식통은 “농촌에 탄원한 청년들중에는 협동농장에 돈을 넣고(바치고) 놀고 있는 탄원자들이 많다”면서 “농장에서는 농사에 쓸 비닐박막이나 비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탄원자들이 돈을 농장에 바치면 일 안하고 놀 수 있도록 봐주는데 이는 농장 탄원자들의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주민 증언 : 탄원자들은 탄원해 가지고도 농촌에 탄원했다고 하게 되면 농장에 돈을 집어넣고 노는 사람들이 많아요. 농촌에 탄원했다고 다 농사일을 하는 게 아니고 더러는 농사일을 하지만 비닐박막이나 비료가 많이 요구되니까 그런 걸 (농장에)넣고 노는 사람들이 많아요. 아무데나 다 같애요.
소식통은 이어서 “당에서 청년들에게 어렵고 힘든 부분에 탄원할 것을 요구하면 항상 앞장서서 탄원을 선동하는 열성분자들이 있게 마련이다”면서 “앞에 나서서 탄원분위기를 선동하는 자들은 탄원지에 간 후 현장 간부가 될 수 있다는 특별 조건이 있기 때문에 탄원분위기를 선동하고 나서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주민 증언 : (앞에서) 선동한 사람은 완전히 크게 봐 준단 말입니다. 그 사람들은 (현지에서) 간부 같은 걸 하라고 하지.
소식통은 또 “당에서 애국심과 최고존엄에 대한 충성심을 앞세우며 아무리 탄원을 독려해도 진심으로 탄원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다”면서 “해마다 수많은 탄원자들이 탄광, 광산, 농촌에 진출했다고 관영 언론과 강연회 등에서 떠들어 대는데도 당의 탄원 요구가 계속되는 이유는 탄원형식으로 농촌과 광산에 진출했던 청년들이 얼마 지나지 않아 다 빠져 나가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한 간부 소식통은 12일 “우리 도에서는 청년들의 탄원사업이 해마다 진행되는데도 농촌, 탄광 등 작업현장에서는 일손이 항상 부족하다”면서 “청년들이 당의 탄원 사업에 호응하여 집단으로 험지에 진출한 것처럼 보이지만 (노동당에) 입당이 되자마자 작업현장을 떠나 집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주민 증언 : 여기서는 고등중학교 졸업생들의 집단 진출이 있고 인민군대 제대군인들의 집단진출(배치)이 있어요. (시)군에서 호소해 가지고 여기저기서 사람들을 모아서 집단진출을 나가는 것도 있구요. 그러나 학교아이들 졸업생들의 진출하 인민군대 제대군인들의 집단진출은 달라요.
소식통은 “형식적으로는 자발적이라는 듣기 좋은 이름으로 험지에 배치하는 탄원 사업은 사실 억지로 탄원하게 하는 강제적인 사업이다”라면서 “고급중학교 졸업생 담당교원과 군부대 일부 열성분자들이 나서서 애국심을 강조하며 탄원분위기를 띄우고 (노동당) 입당 혜택 등이 주어진다는 말에 청년들은 마지 못해 탄원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주민 증언 : 학생들이 집단 진출하는 것은 선생들이 호소를 해가지고 학급전체가 집단진출을 나가는 거예요. 나가기 싫은 것도 강제로 나가는 학생들이 많아요. 그러니까 나갔다가 다시 집으로 도망쳐오고 일하기 싫어서 안하겠다고 그러는 게 많아요. 집단진출을 나간 사람들은 대부분 다 입당을 하기 위해서 나가요. 거기에 나갔다가 입당을 해요. 입당하고는 몽땅 다 도망쳐요.
소식통은 그러면서 “여기에서는 청년들이 조국의 미래를 위해 청춘을 바치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생이라는 것을 소속된 조직으로부터 지속적으로 교육받고 강요당한다”면서 “농촌과 광산 등에서 노동력 부족을 겪고 있는 당국이 허황된 선전선동으로 탄원을 계속 독려하고 있지만 당국의 속셈을 뻔히 아는 청년들의 탄원 사업에 대한 반응은 냉랭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박정연,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