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건강하게 삽시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생활하면서 갑자기 보약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때가 있습니다. 먹는 것에도 이상이 없고 잠도 충분히 자는데 왠지 무기력하고 힘이 없다고 느껴질 때는 그런 생각이 들죠. 젊을 때는 보약의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다가 나이를 먹고 중년이 지나면 나도 뭔가 기력을 보충할 것이 필요하구나 하는 것을 몸으로 알게 되는데요. 그래서 오늘은 기력이 없을 때에 대해 서울에 있는 한봉희 한의사를 전화연결 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기자 : 선생님 안녕하세요
한봉희 한의사 : 네, 안녕하세요.
기자 : 갑자기 몸에 기력이없다고느껴지는 것은 무엇때문입니까?
한봉희 한의사 : 모든 생명체는 음양의 원리에 의해 그 생명을 유지하고 이어가며 또 변화하고 발전해 나갑니다. 자연계에 살고 있는 사람은 이 원리에 순응해야 하며, 질병 치료도 반드시 인체의 기본이 되는 음양의 원리에서 찾아야 합니다.
몸에 기력이 없다는 것은 몸의 음과 양의 균형이 깨진 것이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특히 봄철에 기력이 떨어지고 춘곤증으로 피곤함을 느끼고 노곤해지게 됩니다. 봄은 겨울내 잠자고 있던 동식물이 깨어나는 시기인데요. 이 시기에 많은 사람들이 계절의 변화에 순응하지 못하고 힘들어지게 됩니다. 이렇게 봄에 피로하고 졸리고 입맛도 없고 기력이 많이 떨어지는 것은 겨울에 몸을 잘 보양하지 못하여 상승하는 지기에 맞게 몸에서 발산할 수 있는 에너지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기자 : 특별히 질병은 없지만 몸이 약한 사람들은 뭘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한봉희 한의사 : "생, 장, 화, 수, 장"이라고 들어보셨죠? 음양오행의 원리를 품고 있는데요.
생, 장, 화, 수, 장은 1년의 계절과 함께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생체 주기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기자 : 쉽게 풀어서 설명을 해주십시요.
한봉희 한의사 : 네, 생(生)은 싹이 올라오고 만물이 소생하는 봄의 기운이면서 용출하는 기운을 품고 있는 목(木)의 기운입니다. 장(藏)은 저장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수에 속하며 응축하는 기운이 강하고 추운 겨울에 해당하며 오장으로는 신장이 해당됩니다.
응축하는 추운 겨울에 사람의 몸도 에너지를 저장하고 흩어지지 않게 해야 하는데요. 겨울에 몸을 과도하게 많이 써서 에너지를 저장하지 못하게 되면 봄에 소생하는 기운에 속하는 간이 자기 기능을 원만히 할 수 없게 됩니다.
그리고 간은 소설기능을 담당하는데요. 기운이나 물질의 운행과 배설 또는 분비기능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는 특성이 있고, 승발하고 조달하는 것을 좋아하며 억울(울체)되는 것을 싫어합니다.
간은 양기를 상승시키고 사방으로 뻗어 나가게 해야 되는데 간기능이 억울 되었기 때문에 피곤하고 입맛이 없고 나른해 지면서 졸리고 기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또한 비장병도 연관이 되는데요.
비장병은 봄에 심해지는 특징이 있어 춘곤증을 일으키는 주범이 되기도 합니다. 이럴 때에는 콩이나 밤, 미역을 먹으면 소화가 잘 되고 꿀이나 흑설탕 같은 것을 먹으면 비장의 기운이 보충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삽주 뿌리, 귤 껍질, 대추, 곶감, 엿, 좁쌀, 찹쌀, 굴, 소고기, 붕어 등이 좋은 처방이 될 수 있습니다.
기자 : 흔히들 기력이 떨어지면 보약을 먹어야 한다고 하는데 그것은 언제 왜 써야 하는 건지요?
한봉희 한의사 : 보약은 1년중에 주로 가을과 겨울에 쓰는 것이 좋습니다. 겨울은 생장화수장에서 수, 장에 속하는데요. 가을은 곡식이 익어서 거두어 들이는 시기이므로 수렴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시기에 동물들도 많이 바빠지는데요.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은 영양가 높은 것들을 많이 먹어 두어야 하고 그렇지 않은 동물들도 겨울에 먹을 식량을 감춰두어야 합니다. 수(收)는 금에 속하는데, 곡식이 무르익어 수렴하는 기운이고, 계절은 가을, 사람은 장년기에 해당하고 오장은 폐가 속합니다. 가을에 폐를 잘 보양해야 겨울에 폐와 관련된 호흡기 질환에 잘 걸리지 않고 겨울을 잘 이겨낼 수 있습니다.
사람도 마찬가지로 수렴하는 계절에 맞게 몸을 보해야 하는데요. 보약은 가을부터 겨울까지 쓰게 됩니다. 겨울의 추위를 이겨내고 봄에 싹을 틔우고 춘곤증을 잘 이겨 내려면 에너지를 많이 응축시켜야 되기 때문에 식물도, 동물도 모두 에너지를 적게 쓰고 보하는데 집중해야 합니다.
겨울에 몸을 잘 보하는 것은 신장 기능을 좋게 하는 것인데요. 신장 기능이 좋아지면 봄에 간기능을 능히 좋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봄에 힘들지 않게 됩니다. 또한 비장은 봄에 주로 병이 들기 때문에 소화기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 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기자 : 보통 기력이 떨어질 때는 그 증상이 다리에서부터 오는듯 합니다. 이런 분들은 갑자기 다리에 힘이 없다는 말을 자주 하는데 어떤 처방이 필요할까요?
한봉희 한의사 : 사지에 힘이 빠지고 나른해 지면서 걸을 힘도 없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지를 주관하는 장기는 토에 속하는 비장과 위장인데요. 비위 기능이 실조 하면 사지를 영양할 수 없어 팔다리가 나른하고 특별히 아픈데 없이 힘이 빠지게 됩니다.
비장은 수곡의 운화를 담당하는데요. 음식물을 소화흡수 하고 그 정미로운 물질을 몸의 곳곳에 운반하여 사지기육이 건강하고 튼튼해지게 만듭니다. 또한 수액대사 기능을 하여 수분과 습기(수습)가 정체되지 않고 몸이 뽀송뽀송 하도록 해줍니다.
비장의 기능이 저하되면 운화작용이 저하되고 액이 머물러 정체하게 되어 담이 형성되어 사지가 더 무겁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비장은 혈액이 맥중에서 운행하게 하고 맥외로 넘쳐나지 못하도록 조절해주는 기능과 수곡의 정미로운 물질이 혈이 되도록 하는 역할도 하게 됩니다. 이렇게 중요한 일을 하는 비장에 문제가 생기면 비장이 주관하는 사지가 무겁고 붓고 힘이 없어지게 됩니다.
비장은 음식물에 의해 손상되기 쉬운데요. 특히 기름지거나 자극적인 음식은 비장을 크게 손상시킵니다. 또한 타박상이나 땀을 낸 후에 곧바로 바람을 쐬어도 비장을 상하게 됩니다. 비장병은 봄에 심해지는 특징이 있는데 여름을 넘겨 장마철이 되면 덜해지고 가을이 되면 저절로 낫기도 합니다.
비장을 보하여 춘곤증을 예방하려면 가을이 가장 좋은데요. 고기를 먹고 체했을 때에는 산사(찔광이)를 달여서 복용하면 좋고,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안된다면 귤 껍질, 탱자열매, 산사, 보리 길금, 무 같은 것을 달여서 복용하면 장이 편안해 지면서 사지도 가벼워 질 수 있습니다.
기자 : 비싼 약재가아닌민간요법으로 쓰는 보약이 있을까요?
한봉희 한의사 : 봄이 되면서 소화가 잘 안되고 입맛이 없고 피곤하다고 하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소화제를 복용해도 잘 낫지 않아 한의원으로 달려오는데요. 침과 한약으로 빨리 회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한약보다도 음식으로 주로 권장하기도 하는데요. 봄에는 추어탕을 자주 드셔주시는 것이 좋고, 삽주뿌리를 달여서 복용하거나 꿀, 또는 흑설탕을 물에 타서 마셔 주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보약은 몸의 균형을 잘 맞춰주는 개념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요. 혈이 부족한 사람은 보혈약을 써주고, 기가 부족한 사람은 보기약을 써서 기와 혈의 균형을 잘 맞춰주어야 합니다.
민간요법으로써의 보약을 말한다면 어떤 음식에 편식하지 않고 골고루 균형 있는 식사를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철에 나는 식물과 과일을 잘 섭취하여 그 계절에 해당하는 장기를 잘 보할 수 있으면 그것도 보약이 될 수 있습니다.
기자 :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한봉희 한의사 : 감사합니다.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요.
건강하게 삽시다. 오늘은 갑자기 기력이 없다고 느낄 때에 대한 원인과 대책에 대해 서울에 있는 한봉희 한의사의 도움말을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워싱턴에서 이진서였습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담당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