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 한의사 김지은 씨와 함께 합니다. 김지은 씨 안녕하세요?
김지은 : 안녕하세요.
MC : 요즘 남쪽의 대형 식품 매장에 가보면 달래, 냉이, 쑥이 많이 보이는데요, 북쪽에서는 어떤 봄철 나물을 찾아볼 수 있나요?
김지은 : 남쪽과 많이 다르진 않습니다. 봄이 되면 가장 먼저 맛볼 수 있는 달래가 있고요. 야산에 가면 취나물도 볼 수 있고. 또 고추나물도 있고 아직은 좀 이른 감이 있지만 4월 말 5월 초가 되면 고사리, 고비도 많이 나옵니다. 약이나 음식에 두루 쓰이는 쑥도 빼놓을 수 없죠. 미나리나 시금치도 북한에서는 즐겨 먹는 봄나물이고요. 말씀대로 한국에서는 온실 재배가 활성화돼 사철 시금치를 맛볼 수 있지만, 북한에서는 온실 재배가 별로 없어서 제철이 아니면 시금치도 이 시기가 아니고는 맛보기 어렵습니다.
MC : 남쪽에는 하우스라고 해서 온실 재배를 해서 사실 봄철뿐 아니라 여름이나 겨울에도 냉이나 달래가 나오기도 해요. 그래도 남쪽이나 북쪽이나 먹는 나물의 종류는 비슷하네요. 종류도 다양한 이런 나물들. 우리 몸에 정확히 어떻게 좋습니까?
김지은 : 우선 봄에 제일 먼저 나오는 달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작은 마늘이다...’ 이렇게 불리기도 하는 달래는 단백질, 지방, 비타민, 무기질이 풍부하고 이 가운데 비타민C가 가장 많습니다. 특히 양기를 보강해 성욕을 왕성하게 하므로 달래는 남성에게 좋은 봄나물입니다. 그래서 예부터 여성은 냉이를, 남성은 달래를 먹는 것이 좋다고 했는데요, 알뿌리 날것을 무침으로 먹거나, 국도 끓여 먹고 부쳐서 먹기도 합니다.
MC : 이런 요리법은 남쪽과 비슷하군요.
김지은 : 그렇죠? 또 달래는 한방에서도 약으로 사용됩니다. 달래의 비늘줄기를 소산(小蒜)이라는 약재로 쓰는데, 여름철 토사곽란과 복통을 치료하고 종기와 벌레에 물렸을 때 쓰면 좋고요, 협심통에 달래와 식초를 넣고 끓여서 마시면 좋습니다.
MC : 달래가 특히 남성들에게 좋다는군요! 청취자 여러분 기억하시면 좋겠어요. 남쪽에서는 요즘 환경 문제 때문인지 암 환자가 흔해요. 그래서 항암 효과가 있는 음식이 자주 소개되곤 하는 데요, 얼마 전 기사에서 냉이가 항암 효과가 좋다는 것 봤어요.
김 : 아, 저도 그 기사를 봤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냉이에는 비타민 A가 많아서 이런 효과가 있다고 해요. 특히 냉이 잎 속에는 비타민 A가 많은데, 이것은 베타카로틴이라는 비타민 A의 전구체로 존재합니다. 이 베타카로틴이 암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연구한 결과를 보면 베타카로틴을 많이 섭취한 암 환자가 그렇지 않은 쪽에 비해 생존율이 높았다고 합니다. 한의학에서 냉이를 ‘제채’ 또는 ‘제재채’라고 합니다.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달며 독성 또한 없고, 정말로 중요한 것은 냉이 속의 무기질은 끓여도 파괴되지 않는다는 사실이거든요. 뿌리와 줄기는 달여서 차 마시듯이 오래 먹으면 눈이 맑아지고 눈병에도 걸리지 않습니다. 본초강목에 보면 냉이는 오장을 이롭게 하는 식물이며 노화를 억제하는 작용도 한다고 쓰여 있을 만큼 우리의 선조도 많이 활용했던 식품입니다. 또 냉이의 뿌리는 주로 비장을 실하게 해 이뇨. 지혈, 해독 등의 효능이 있고 비위허약, 당뇨병, 소변 불리, 토혈, 코피, 월경과다, 산후출혈 등에 많이 사용됩니다. 하지만, 몸이 찬 사람은 많이 먹으면 더욱 몸이 차게 될 우려가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MC : 이렇게 말씀을 듣다 보니, 고추장 양념으로 살살 묻혀낸 냉이무침이 생각이 나는데요? 다음은 두릅을 살펴보죠. 요즘은 두릅이 흔하긴 하지만 꽤 비싸거든요? 북쪽에서도 두릅 찾기가 쉽지는 않겠다는 생각인데요, 어떻습니까?
김지은 : 북쪽에선 남쪽처럼 봄나물을 시장에 나가 사먹을 수 없고요, 직접 산에 가서 캐거나 뜯어 먹어야 하는데요, 집 주변 산이 나무들이 점점 없으니까 나물을 캘 수도 없고 그래서 해가 갈수록 점점 더 먼 곳의 산으로 가서 나물을 뜯어옵니다. 북쪽에는 ‘두릅 된장 뚝배기’라는 것이 있어요, 남쪽에서는 아직 보질 못했는데요. 향긋한 두릅의 향이 물씬 풍겼던 이 음식이 생각이 나네요. 두릅은 특히 신경병에 좋습니다. 신경을 안정시키는 칼슘이 많이 들어 있어. 마음을 편하게 해주고 불안, 초조감을 없애주는 데 그만입니다. 또 아침에 잘 일어나지 못하고 활력이 없는 사람에게 좋으며, 정신적으로 긴장이 지속되는 사무직 종사자나 학생들이 먹으면 머리가 맑아지고 잠도 잘 옵니다. 피로를 없애는 음식하면 이 두릅만 한 것이 없습니다.
MC : 김지은 씨가 준비해온 자료를 이렇게 보니 어수리라는 것도 있는데요, 저는 ‘어수리’는 처음 들어보는 나물인데요?
김 : 네, 어수리는 향이 일품인 산나물인데요, 사람들은 주로 곰취나 참나물의 향을 최고로 치지만, 이 어수리 향이 최곱니다. 그야말로 봄의 맛을 느끼게 해주는 나물입니다. 어수리는 미나릿과에 속하는 식물로 3월, 5월 사이에 나는 어린 순을 생으로 먹거나 삶아서 나물로 무쳐먹기도 합니다. ‘어수리’에도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 섬유질이 풍부하고요. 특히 뿌리는 근육통이나 관절통에 좋은 효능이 있어서 요통, 신경통, 두통, 감기 등에 민간 요법으로 이용해 왔습니다.
MC : 시간이 다 됐는데, 몇 가지 소개를 못 해 드렸네요. 오늘 이 시간에 다 소개하지 못한 봄나물은 다음 주 이 시간을 기약하겠습니다. 김지은 씨 오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김 : 감사합니다.
MC : 춘곤증은 병이 아니라 피로함을 느끼는 상태라고 합니다. 춘곤증이 찾아오는 가장 큰 이유는 '봄'이라는 계절에 몸이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인데요, 이때 몸이 가장 요구하는 것이 바로 비타민입니다. 또 이런 비타민의 보고가 바로 오늘 소개해 드린 봄나물이고요. 아무쪼록 청취자 여러분도 이런 봄나물에 밥 한 끼 든든하게 드실 수 있기를 바라면서 오늘 <건강하게 삽시다.> 이 시간 마칩니다. 다음 시간까지 건강하세요 지금까지 진행에 양윤정, 구성에 이현주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