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우리 생활] 남한 문화가 바꾼 북한의 소비풍경

0:00 / 0:00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의 현실과 앞으로 미래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는 RFA 주관 프로그램 경제와 우리 생활 진행을 맡은 정영입니다. 오늘은 북한에서 사용되는 남한 말투 보급현황에 대해 남한의 통일연구원 정은이 연구위원과 알아보겠습니다.

기자: 연구위원님 안녕하십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네 안녕하세요.

기자 :코로나-19 시기 북한 청년들을 타겟으로 법이 북한에서 제정되었는지에 대한 배경을 살펴보았는데요. 북한에서 청소년들 사이에 남한 말투의 사용은 얼마나 오래되었습니까, 제가 있을 때는 그렇게 많이 사용하지 않았거둔요.

정은이 연구위원 :물론 북한 청소년들이 남한 말투를 많이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남한 문화를 접하기 시작한 것으로 이탈주민 조사에서도 나왔습니다. 이것을 알 수 있는 아주 전형적인 단편적인 예가 하나가 있는데요. 초창기에 왜 우리가 영화를 처음으로 TV가 아닌 다른 매체, 구체적으로 비디오를 통해 보기 시작한 시절이 있었잖아요. 그때 기자님 혹시 기억나시나요? 비디오를 딱 틀면 처음 나오는 장면이 무엇인지요?

기자 :글쎄요. 남한 비디오를 처음 볼 때 무슨 경고문 같은 것이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정은이 연구위원 :네 맞습니다. 비디오를 기기에 집어넣으면 영화가 방영되기 전 바로 '경고 문구'가 뜨잖아요. 예를 들어, 한번 읇어보면, "이 테이프는 어떠한 경우를 막론하고 복제, 복사 또는 유선 TV 및 영업장에서의 방영을 금지하며, 이를 위반할 때는 법의 처벌을 받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감사합니다'고 하고는 영화가 시작이 되는데요. 북한 청소년, 청년들이 이것을 아주 자랑스럽게 아~주 똑같이 암송해서 다녔다고 해요. 그만큼 남한 말투가 북한 청소년들에게 너무 좋고, 와 닿았나보지요.

기자 :이런 경고문구를 처음 보는 북한 주민들도 신기했다가, 다음에는 자꾸 보다나면 외우기까지 했다는 말이군요. 그래도 그런 한국 드라마를 보려면 그래도 엘리트, 수도 평양중심으로 많이 사용되고 퍼져야 하는데, 사실 평양은 북한을 대표하기 때문에 당국의 통제도 더 심할 것 같기도 해서요. 그래서 이런 남한 말투는 평양과 같은 북한 수도에서는 잘 쓰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어떤가요?

정은이 연구위원 :그래서 언뜻 생각하기에 이런 남한 말투는 신의주와 같은 북중 접경지에서 집중적으로 사용될 것 같지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오히려 이탈주민에 대한 조사를 해 보면, 평양에서 더 많이 사용한다고 해요. 오히려 이런 말투를 더 쉽게 평양에서 들을 수 있어서 그들도 놀랐다고 해요.

기자 :그래서 남한 말투가 전국적으로 펴질 수 있었던 것이겠네요?

정은이 연구위원: 네. 평양에서 유행을 하니 역설적이게도 전국으로 더 빨리 확산이 되는 것이지요. 왜 남한에서도 표준어의 정의가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이라고 하잖아요. 그래서 지방 사람들 보면 서울 말투를 부러워하고 어떻게 해서든 따라하려고 하잖아요. 저도 지방도시에 살 때 서울말투만 쓰면 그것만으로도 부러워하고 마치 교양있는 사람 취급을 받더라구요. 그만큼 수도 사람들이 사용하는 말투는 보편화되기 쉽지요. 특히 최근에는 휴대전화의 보급으로 더 속도가 빨라졌지요. 즉, 목소리 뿐만 아니라 영상을 서로 공유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기자 :북한은 인터넷이 없는데 어떤 식으로 이런 스마트폰 영상들이 보급이 되나요?

정은이 연구위원 :예전에는 비디오로 찍어서 CD로 보았지요. 그래서 이러한 전자 기기가 있어야만 볼 수 있었지요, 그러나 지금은 핸드폰 하나만 있으면 카메라로 동영상을 찍을 수 있고, 이것을 친구에게 보여주고 전송이 가능하다 보니 정보가 아주 빨리 유포되는 것이지요.

기자 :그렇다면 스마트 폰의 보급은 북한 청소년들의 모방 심리를 한층 더 크게 자극을 하겠네요? 남한도,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 인스타 등 자기를 과시할 수 있는 SNS가 보급되면서 소비욕을 불러 일으키잖아요. 그래서 자기 분에 넘치는 소비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북한은 어떤 가요?

정은이 연구위원 :네. 그래서 오히려 예를 들어 일부 해외를 다녀온 평양의 고위 간부나 부유층 사람들의 상류층의 노는 문화가 순식간에 퍼지게 되는 것이지요. 이들이 국내에 들어와 외국에서 놀던 방식으로 그대로 놀지요. 그러다 보니 북한 주민의 의상이나 패션, 심지어 언어, 말투에도 많은 변화가 생기게 되지요. 특히, 북한 사람들은 대소사가 있으면 동네가 다 모이는 문화인데, 비디오를 찍는 문화가 도입이 되면서 친구 결혼식이나 생일에 일부러 비싼 옷을 사서 입고 가는 것이지요. 왜냐하면 이 동영상을 또 다 돌려 보기 되니 다들 이쁘게 나오고 싶겠지요.

기자 :그러다 보면 과소비를 자극하고 자연히 꾸미고 하는 자본주의 문화가 자연스럽게 청년들 사이에도 도입이 되겠네요?

정은이 연구위원 :네. 예전에 한국 옷도 좋은 것을 알았으나 굳이 찾아다니면서 입으려고 하지 않았다면, 지금은 일부러 찾고, 또 그걸 입으면 바로 남포나 평성 등지에서 이른바 짝퉁이 바로 나오지요. 물론 재질은 다르지만 눈에 보면 아주 부각이 되지요. 그래서 아마 김주애 양이 입은 옷이 더 북한 주민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특히 청년들 사이에 크게 부각이 되고 그 옷이 다 유행이 되는 것이지요.

기자 :북한 당국 정말 청소년들의 변화에 골머리를 앓을 수 밖에 없겠네요.

정은이 연구위원 :네. 사실 지금 북한 젊은 대학생들은 노트북이 없으면 대학 공부하기가 아주 어렵다고 해요. 그래서 노트북, 핸드폰은 필수라는 말이지요. 그리고 핸드폰이 없으면 또래 문화에 낄 수가 없구요. 모임도 전화로 다 연락을 하니까요. 갑자기 모임을 소집하면 전화기가 있는 애들만 갈 수 있지요. 연락이 안되면, 점점 소외되는 것이지요, 그렇다 보니 이러한 기기나 남한 매체가 청소년들 사이에 더 급격히 퍼질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러다보니 사상통제 등이 청년들이 당국의 목표가 될 수밖에 없지요.

기자 :한국 문화를 접하게 되면서 북한에서도 한국 사람들의 생활 방식까지 따라하게 되면서 사회를 점차 한국처럼 변화되는 것이 북한 당국으로서는 매우 두려웠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래서 코로나 시기에 청소년들을 목표로 하는 통제법이 나왔고 현재 북한 사회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듣고 다음시간에 또다른 새로운 내용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오늘 수고 하셨습니다.

정은이 연구위원 :네 고맙습니다.

경제와 우리 생활 지금까지 도움 말씀에는 남한의 통일연구원 정은이 연구위원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