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우리 생활] 북한의 수출 피복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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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함께 잘살아 보는 방법을 고민해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 ‘경제와 우리생활’ 진행을 맡은 정영 입니다. 오늘은북한의 주요 수출 품목 중 하나인 복장 위탁가공 산업에 대해 경제 전문가인 남한 통일연구원 정은이 박사님과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기자 : 정은이 박사님 한 주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박사: 네 안녕하세요.

기자: 북한의 주요 수출 품목 중 하나인 복장 상황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북한에서 복장 수출 위탁 가공공장은 주로 어느 지역에 있습니까?

박사: 가장 많은 지역은 평양이고 그 다음이 신의주, 그리고 남포, 평성 순서인데, 일반적으로 평양과 가까우면서도 중국과 가까운 북한 서부 도시에 분포되어 있습니다.

기자: 복장 수출 임가공공장이 국경 쪽에 집중되어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박사: 북한에 동부와 서부가 있다면 서부 도시쪽으로 치우쳐 있다고 볼 수 있는데, 무엇보다 이러한 지역은 대체로 중국과 가깝고 교통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양호하기 때문에 수시로 직접 중국과 왕래나 연락이 가능하고, 무엇보다 인구도 많아 노동력 확보도 가능하고 인적 산업적 기반이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 그곳에서 일할 경우, 종업원들의 대우는 어떻습니까?

박사: 일단 북한에서 가동되는 공장이 적고 설령 가동된다고 해도 임금이나 배급을 주는 곳은 여전히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수출 피복 공장은 그나마 중국과 연계가 되어서 가동도 되고 임금이나 배급도 제공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식량 배급과 명절 공급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임금은 일한 만큼 제공한다고 한다고 하는데요. 예를 들어 자크 하나 다는 데 1원이고, 1달에 100개 달면 100원으로 월급이 책정되는 것입니다. 한 달 기준으로 보면 배급은 쌀 25kg 전후이며, 명절마다, 명절이라고 하면 여러가지가 있겠지요. 김일성 김정일 생일 등등 그때는 기름 5kg, 설탕 1kg, 돼지고기 1kg 등을 주고 가끔씩 패딩도 선물하고, 또 월급은 북한 돈 1만~3만원이라고 합니다. 또 일을 잘하면 보너스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패딩 같은 경우에는 상당히 좋은 천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선물을 받으면 장마당에서 바로 팔 수 있다고 합니다. 신의주와 평양이라든지 실제 수출 임가공 공장에서 일했던 노동자들을(북한 이탈주민) 인터뷰한 결과 이런 내용들을 알 수 있었습니다.

기자: 이렇게 배급과 임금을 주면, 임금이라고 하면 북한에서는 로임이라고 하지요. 로임을 주면 북한에서는 그나마 괜찮은 직종이라고 할 수 있지 않습니까?

박사: 이곳 공장 노동자는 평균 18세에서 50세 이하의 여성이 중심이 되는데요. 이보다 더 많이 배급이나 월급을 주는 피복공장도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만큼 노동 강도가 세다고 합니다. (북한이탈주민들을) 조사해 보면 하루 12시간~15시간 이상 노동을 하고 있고요. 더욱이 섬유 원단으로 인해 공장 내 공기도 좋지 않다고 합니다. 그러나 회사는 이들이 기능공이어서 절대 다른 곳으로 이직을 못하게 방해를 하기도 하고요. 노동자들 또한 다른 곳에 가도 월급이나 배급을 주는 곳이 없어서 힘들지만 그래도 임금과 배급을 받을 수 있고 그렇게 된다면 가족들을 부양할 수 있어서 다닌다고 합니다. 물론, 다들 기능이 있어서 그중에는 직장을 그만두고 장마당을 상대로 집에서 가내 수공업 방식으로 옷을 임가공해서 팔기도 하고요. 일부는 해외 노동자로 중국 등지에 파견나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기자: 자, 그렇다면 이러한 공장들은 제품을 생산하면 모두 중국 등지로 수출된다는 건데 국내용으로 팔리거나 생산되는 게 있습니까?

박사: 물론 공장마다 사정이 다르겠지만, 이런 공장들은 주로 수출 임가공이기 때문에 수출을 주로 하고 한 25% 정도는 내수용으로 생산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해외에서 원단을 보낼 때 여유분을 주기 때문에 이것을 가지고 (중국 등에서 )오더를 받지 않는 시기에는 국내 시장을 타겟으로 해서 해외 수출하는 용품과 똑같은 제품을 만들어서 판매를 합니다. 따라서 제품도 좋고 디자인도 좋고 바늘도 꼼꼼하고 좋은 기계 설비를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상당히 인기가 있어서 이러한 제품은 그냥 장마당에서 판매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를 가지고 평양 백화점이나 상점에 고가로 팔리기도 하고요. 또 어떤 곳에서는 한국제품이라고 속여서 판매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기자: 북한 여성들이 꼼꼼하고 일을 잘하거든요. 그렇다면 북한 수출피복공장이 어떻습니까?

박사: 현재는 대북 제재로 인해서 수출을 할 수 없어 그만큼 생산이 위축된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경쟁이 또 심해서 어떤 곳에는 하루아침에 소멸되는 공장도 있기도 하고요. 그래서 제재가 강화되기 직전까지 이 산업은 규모가 확장되는 추세였습니다. 물론 지금은 제재로 인해서 상당히 위축된 상태이지만, 그 전까지만 해도 상당히 경쟁도 있고 많은 공장들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Google Earth에서 보면 신의주 같은 경우는 은하수출피복공장 하나만 보아도 원래는 남자옷공장, 여자 옷공장 두개를 통합했는데 후에는 완구공장 자리를 차지하면서 더욱 규모가 확장시켰습니다. 그리고 백사피복공장이라든지 보면 공장부지를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개인들이 집에서 국내 시장을 겨냥하여 생산하는 기지들도 굉장히 많습니다. 이러한 곳에서는 수고비도 더 많이 주기 때문에 상당히 수출피복 공장뿐아니라 내수용으로 판매하기 위해서 생산하는 개인 임가공에도 인력들이 몰린다고 합니다.

기자: 네, 신의주는 복장 임가공과 관련한 기술, 그리고 인력 등이 집중되어 있어서 유리하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정박사: 네 맞습니다. 신의주는 평양 다음으로 복장 제조가 집중된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신의주 같은 경우에는 무역만으로도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많아 실제 힘들게 재봉에 매달려 생산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강선 지방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국경을 통해 직접 한국 등 유행이 유입되고 원단들이 들어오기 때문에 내수용으로 대량으로 생산은 못하지만 수출 임가공 측면에서는 상당히 발달이 되어 있고 그만큼 고급제품을 판매하는 기지로 신의주가 유명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자: 고급제품으로 경쟁한다고 하셨는데요. 혹시 그런 사례가 있습니까?

박사: 한때 김정은이 입은 잠바라고 해서 '진성'이라고 상표를 달은 패딩이 한 벌에 100~150달러에 제작되어 전국 각지에서 판매되었습니다. 그런데 1년도 채 못가서 평성이 이것을 모방하면서 고급제품이라는 이미지가 사라졌습니다. 그만큼 신의주는 늘 유행에서 선발주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시작은 신의주에서 하기때문에 신의주에서 생산하는 복장은 유행을 선도하면서 명품이라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신의주는 대량적으로 중국산 제품을 제일 빨리 접하고 기술 습득도 가장 먼저 하기 때문에 옷 가공업이 발달된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본보기 로 삼아 쫓아가려고 하는 도시가 바로 평성, 사리원, 강선지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평성 같은 경우는 신의주와 달리 같은 제품을 값싸게 대량 생산해서 전국 각지에 날라다 팔기 때문에 저렴한 대중적인 이미지가 강합니다.

기자: 오늘은 시간상 관계로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다음 시간에 유익한 내용으로 뵙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정박사: 네 감사합니다.

참여자 정은이 연구위원, 기사작성 정영기자,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