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우리 생활] 북한 2023년 경제발전 방향 분석

북한 주민들과 인민군장병들이 2023년 새해를 뜻깊게 맞이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일 보도했다.
북한 주민들과 인민군장병들이 2023년 새해를 뜻깊게 맞이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일 보도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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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 북한, 노동당 8기 6차 전원회의 경제부분에서 건설 외 다른 분야 언급 없어
  • 코로나 국경 봉쇄에 따른 대외무역 감소가 경제난으로 귀결된 듯
  • 2023년 북한도 위드 코로나로 정책 변경 가능성 높아
  • 북중 북러 교역 증대시킬 듯, 북한내 암거래 외환 환율도 상승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함께 잘살아 보는 방법을 고민해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 ‘경제와 우리생활’ 진행을 맡은 정영 입니다. 북한은 올해 별도의 신년사 발표 없이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 8기 제 6차 전원회의 결과를 2023년 1월 1일 공개하는 것으로 대신하였는데요. 오늘은 경제 부문 중심으로 당 중앙위원회 제 8기 제 6차 전원회의 결과를 남한의 통일연구원 정은이 연구위원님과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기자:정은이 연구위원님 안녕하셨습니까?

정 연구위원: 네 안녕하세요.

기자:이번 노동당 제8기 제 6차 전원회의에서 논의된 경제 부문에 대한 결론을 어떻게 해석해 볼 수 있겠습니까?

정 연구위원: 일반적으로 매해 발표되는 북한 신년사나 전원회의 결과를 보면, 최소 경제 부문에 대한 언급이 지면의 4분의 1에서 최대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그런데 올해에는 경제 부분에 대한 평가분량 자체가 이례적으로 매우 적었다는 것이 첫 번째 특징이구요. 두 번째 특징은 수치는 정확히 제시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매년 같으면 분야별로, 예를 들어 화학이면 화학, 금속이면 금속, 경공업부문이면 경공업 등 다양한 경제 분야에 대한 성과를 언급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올해에는 아예 언급이 없었습니다. 단지 건설 부문에 대한 언급 정도였습니다. 즉, 화성지구와 연포지구, 몇몇 대상 건설의 준공 및 전국 시·군 본보기 살림집 건설 이외에는 크게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기자:이번에 건설 부분만 강조되었다는 말씀인데요. 북한이 경제 분야에 대한 성과를 예년에 비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겁니까?

정 연구위원:특히 올해 같은 경우에는 대외 환경의 급변으로 인해 자국의 안보가 경제보다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국방 부분을 더 강조하는 한편 경제 부분에 대한 언급이 적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북한은 그간의 신년사나 전원회의 내용을 보면, 성과가 있는 부문에 대해서는 강하게 언급을 하는데, 올해 이렇게 이렇다 할 말이 없다는 것은 경제 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것을 뒷받침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북한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상황이니까요, 주지하다시피 그간 코로나-19가 장기화가 되면서 국경 봉쇄에 따른 북중 교역의 어려움, 방역에 따른 이동의 제약 등 악조건이 뒤따랐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은 2022년 한 해의 성과에 대해 “전대미문의 온갖 도전과 위협들이 가득했던 2022년을 영예롭게 이겨낸”것 으로 천명하고 있지만, ‘자주’, ‘자립’, ‘자위’의 사상을 재차 핵심 사상으로 강조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더 어려워진 경제에 대한 국민의 결속을 다그치는, 바꿔 말하면 경제가 그렇게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자:북한이 상황이 안좋으면 자력갱생, 사상 이런 것을 강조하면서 넘어가는 관행이 있는데요. 지금 세계경제가 인플레이션으로 고생하지 않습니까, 그런 와중에 북한도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거시경제 측면에서는 외부의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렇게 간다면, 5개년 계획수행이 어려워질 것 같은데요. 이에 대해 언급조차 없었나요?

정 연구위원:북한은 전원회의에서 올해를 5개년 계획의 과업 완수를 담보하는 중요한 해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2023년을 첫째, 국가경제발전의 큰 걸음을 내짚는 해, 둘째, 생산장성과 정비보강전략수행, 셋째, 인민생활개선에서 관건적인 목표들을 달성하는 해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민생활 개선과 관련된 경제ㆍ사회분야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살림집 건설을 1차 적인 중요정책과제로 설정하고 추가로 농촌건설에 더 큰 힘을 넣을 것을 강조하였으며, 전반적으로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과학기술의 향상을 매우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조는 전년도와 비교해 크게 새로울 것이 없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기자:북한이 강조하는 건설은 외부의 도움 없이도 시멘트와 목재 등은 북한에도 있기 때문에 내부 역량으로도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그런데 무엇보다 코로나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5개년 계획 수행에도 차질을 불러올 것 같은데요?

정 연구위원:이번 전원회의에서 주목할 점은 방역이나 코로나19에 관한 언급이 없었다는 점입니다. 즉, 보건부문에서 2021년에는 "치료 예방기관들과 제약 및 의료기구공장들을 개건하는 사업을 실속있게 진행하며 보건일군대렬을 튼튼히 꾸리고 그 어떤 세계적인 보건위기에도 대처할수 있는 방역기반을 튼튼히 축성하여야 한다."고 하였고, 2022년에는 "다음해 보건사업의 기본방향을 인민들에 대한 의료봉사의 질을 더욱 높일수 있는 확실한 담보를 구축하는 것으로 정하고 보건부문의 물질기술적 토대를 일층 강화하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하는 등 보건에 대해 강하게 언급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방역과 관련하여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습니다.

기자:북한이 방역 관련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북한 경제에 어떤 시사점을 주고 있습니까?

정 연구위원:이것은 바꿔 말하면, 올해부터는 코로나19가 북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작년 8월 10일 이미 코로나 승리를 공식적으로 선언을 하였으며, 뿐만 아니라 중국도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포기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는 데 이러한 것들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즉, 북한도 중국과 같은 방향, 이른바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기자:지금 중국에서 위드 코로나 정책을 실시하면서 사람들이 해외로 나가는 모습, 커피점이나 식당에 모이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북한도 위드 코로나 방향으로 간다면 북한 경제에 변화를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정 연구위원:무엇보다 북중, 북러 교역이 지금보다는 훨씬 더 활발해질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중국이 현재 제로 코로나 정책의 포기로 인해 혼란을 겪고 있어서 이것이 북중 국경의 봉쇄로 다시 이어지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는 학자들도 있지만, 오히려 북한에게는 더 좋은 기회일 수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어차피 중국인 다수 국민들이 코로나에 감염이 되면, 올 1월말 어느 정도 코로나가 진정될 수 있고, 이것이 오히려 북중이 더 안정적으로 교역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는 전환점이 되지 아닐까 싶습니다.

기자:지금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에서는 중국인의 입국을 경계하는 모습인데요. 하지만, 동남아 국가들에서는 오히려 중국인들을 반기는 분위기이거든요. 코로나가 감기처럼 일상화되어 사람들과 함께 지내야 한다면 북한도 열 때가 되지 않는가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만약 열린다면 어떻게 될까요?

정 연구위원:지금은 북중, 북러 간 해상 이외에 육상으로는 화물 열차만 재개가 되었는데요. 아마도 화물차가 육로로 다닐 수 있고, 그렇게 된다면 북중 또는 북러 간 교역량도 지금보다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면, 식량뿐만 아니라 공업 부문에서도 그동안 들여오지 못했던 원자재 등의 중간재나 부품들이 들어와서 국경 봉쇄로 인해 가동이 미비했던 공장 가동이 돌아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즉 코로나로 인해 북한 경제가 어려워졌지만, 내년에는 조금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코로나 기간 동안 북한 환율이 하락하였는데, 현재 달러의 경우, 코로나 직전 수준으로 회복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아마 바로 곧 교역이 시작될 것이라는 심리적 요인도 함께 작용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네 중국이 코로나 정책 전환을 했기 때문에 북한 경제를 살리는데 숨통이 트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 연구위원:네 감사합니다.

‘경제와 우리생활’ 지금까지 도움 말씀에는 남한의 통일연구원 정은이 연구위원이었습니다.

참여자 정은이 연구위원, 기사작성 정영기자,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