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함께 잘살아 보는 방법을 고민해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 ‘경제와 우리생활’ 시간 입니다.
이 시간에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세계 경제 지식을 알아보고 그것을 북한 현실에 효과적으로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아 봅니다. 도움 말씀에는 경제 전문가로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객원 연구원 김중호 박사, 진행에는 정영 입니다.
기자: 김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김중호 박사: 네 안녕하십니까?
기자: 오늘은 경제와 우리 생활 29번째 순서로 오늘은 북한 철도를 현대화 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지난 시간에는 북한 철도의 문제에 대해 살펴 보았는데요. 북한이 국제사회로 나와 경제를 발전 시키자면 외국 자본을 유치해야 하는데 북한 철도 현실이 너무 열악하기 때문에 외국에서도 저울질 할 것 같습니다. 어떻습니까?
김중호 박사: 북한이 경제발전을 이루려면 철도를 반드시 개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북한이 고립된 상태에서 외부와 거래하지 않고 관계하지 않는다면 모르겠지만, 북한은 자연지리적으로 철도를 발전시키면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는 무궁무진한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우선 북한은 남한이 시베리아나 유라시아 대륙으로 진출하는 길목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북한의 철도 사업은 전망이 좋고요. 또 중국이 동해로 진출하는 길목에 있기 때문에 매우 좋은 전략적 위치를 갖고 있습니다. 북한 주변에 이미 거대한 생산과 소비의 시장들이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효과적인 국제 교통망을 구축하기만 한다면 북한이 동북아시아 교통과 물류 시스템의 중심에 설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북한 스스로 철도를 개선할 수 없습니다. 막대한 자본과 선진 기술이 필요하거든요. 한국도 중국도 처음에는 외국으로부터 투자를 받고 외국 선진 기술을 도입하여 철도를 발전시키고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북한의 화물열차 수준은 어떻습니까?
기자: 북한의 화물열차는 화물 방통이 부족해 짐을 나르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북중 무역업자의 말을 들어보면 중국과 교역을 할 때 중국에서 화물 열차로 짐을 목적지 까지 날라다 주면 북한은 그 화물 방통을 빨리 돌려보내지 않고 한달 또는 몇달 동안 북한 내부를 돌리다가 돌려 보낸다고 합니다.
북한이 2020년 초 중국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지기 시작하자 제일 먼저 북중 국경을 봉쇄했는데요.
그 후 상황은 더 악화된 것 같습니다. 대표적으로 2021년 2월 25일에는 북한을 떠나는 러시아 외교관들이 북한 선로공들이 선로 수리를 위해 끌고 다니는, 사람이 밀고 다니는 인차 철도에 짐과 사람을 태우고 밀면서 국경을 넘는 장면이 전세계에 보도된 바 있습니다. 외교관들마저 열차를 탈 수 없어 직접 차량을 밀 수밖에 없는 게 오늘 북한의 철도 현실인데요. 북한의 철도 현실은 그 밖에도 더 알려진 게 있지 않습니까?
김 박사: 북한 철도가 얼마나 열악 한지 북한의 지도자의 입을 통해 들은 적이 있습니다. 2018년 4월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 말이었죠. 내용은 이렇습니다. "문 대통령이 오시면 솔직히 걱정스러운 것이 우리 교통이 불비해서 불편을 드릴 것 같다. 평창 올림픽에 갔다 온 분들이 말하는데 평창 고속 열차가 다 좋다고 하더라. 남측의 이런 환경에 있다가 북에 오면 참으로 민망스러울 수 있겠다."는 말을 했는데요. 그 때 남한 사람들이 북한 철도 상태의 심각성을 다시 인식하게 되었죠.
기자: 북한 김정은 위원장도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남한의 투자를 받아 현대화 할 수 있는 기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미루고 있는데요. 그건 아마 남한의 발전된 기술력이 북한 주민들에게 알려지면 남한에 대한 환상이 생기고 그렇게 되면 북한 체제 유지가 어렵다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남한과 중국, 러시아 등 국제 자본이 투자된다면 단기간에 철도를 건설할 수 있는 여건이 보장되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되면 북한은 철도 통과료만 받아도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지적을 하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김 박사: 북한 정권이 적극적으로 개방해서 외국의 자본과 기술이 들어올 수 있게 여건을 만들기만 하면 철도 현대화가 현실화될 수 있습니다. 이미 앞에서 지적하셨듯이, 북한 철도 대부분이 일제시대부터 만들어지고 전후 복구시기에 재설치된 것들이기 때문에 낡았고 부품도 제대로 공급되지 못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실정인 거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나 하산지역에서 북한 지역을 통과하여 가스 파이프 라인을 설치한다든지,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북한 지역으로 기차를 연결한다든지 이러한 프로젝트들이 이전에 많이 논의 되었습니다. 그때 북한지역을 통과할 때 내는 수수료만 해도 1년에 1억 달러 정도가 계산되는 상황이었죠.
그래서 북한이 그런 것들을 개방하고 유치하기만 해도 많은 돈이 들어오고 인민생활이 크게 개선될 수 있었는데 여러 정치적인 이유로 진행되지 못해서 매우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그리고 최근에 북한 정권이 대륙간탄도미사일 열차까지 만들어 전세계에 과시했더라구요. 아니 그런 상황에서 누가 돈과 기술을 갖고 들어와 북한 철도를 현대화하도록 도와주겠습니까?
기자: 저도 그 영상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북한 주민들도 이 영상을 봤는지 모르겠지만, 북한이 외부에 선전하려고 영상을 찍어서 공개한 것 같은데요. 제가 그 장면을 좀 소개하면 북한이 미사일을 탑재한 열차를 동굴에서 끌고 나오더라고요.
박정천 노동당 비서가 현지에서 관찰하고 발사를 지도했다고 소개되던데, 열차의 뻘건 유개가 절반으로 갈라지더니 거기서 미사일이 발사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미사일이 발사되면서 발생하는 반등이 엄청나던데 그 노반은 형편없이 파괴되었을 겁니다.
대부분 북한 철로의 침목은 일제 때 깔아 놓은 것이라 미사일 발사로 인해 발생하는 반등으로 파괴될 것 같고요. 그리고 북한에는 차 굴이 참 많은데요. 미사일 열차가 거기에 숨었다가 나와서 쏘고 들어가겠다는 발상같은 데요. 그렇게 되면 미사일 열차가 들어가 있는 그 시간에는 민간 열차가 절대 다니지 못하거든요. 북한 철로가 복선도 아니고 단선이지 않습니까?
지금 세계에는 북한처럼 저렇게 미사일을 민간 철도에 올려놓고 발사하는 나라는 없거든요.
제가 남한에서도 살았고 지금은 미국에서 살고 있는데, 저는 군사훈련하는 군대의 모습을 보지 못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군사훈련을 해도 민간에 철저하게 피해가 가지 않게 조치를 취하고 하는데, 북한은 군사국가이다 보니 미사일을 민간 철도와 고속도로로 끌고 다니면서 광란적으로 쏘는 데 국제사회가 그걸 보고 도와줄 필요가 없다고 손사래를 치는 것입니다.
김 박사: 북한 정권이 말로만 인민을 위한다고 하지 말고 인민생활 개선을 위해 현실을 제대로 인식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20년간 대남, 대중국 경제협력을 활발히 할 때만 해도 철도 현대화 사업이 주요 사업으로 주목을 받았었는데요. 그게 추진 될 수 있었을 텐데, 핵실험으로 인해 대북 경제제재가 강화되니까 철도 현대화사업은 멈출 수 밖에 없었던 거죠. 그나마 전기, 석탄 등이 부족해서 기차 운행에 큰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고요. 이런 모습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기자: 오늘은 시간관계상 여기에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오늘 내용을 간단히 정리해주시죠.
김중호 박사: 북한의 철도 역사는 매우 길지만 철도 시설이 매우 낙후되어 있어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북한의 철도는 전력, 석탄, 금속과 함께 4대 주공전선으로 지정되어 있지 않습니까? 만약 철도가 제 기능을 하게 된다면 북한 산업 발달에 큰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철도 현대화를 위해 관련 법제도를 정비하고 속히 외국인투자자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모든 정치적인 장애물들을 정리해야 합니다. 김정은 위원장도 그리고 인민들도 하루 속히 남한의 평창 고속열차같은 것을 북한 땅에서 타게 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중호 박사: 네 감사합니다.
참여자 김중호 박사, 기사작성 정영기자,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