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함께 잘살아 보는 방법을 고민해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 ‘경제와 우리생활’ 시간 입니다.
이 시간에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세계 경제 지식을 알아보고 그것을 북한 현실에 효과적으로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아 봅니다. 도움 말씀에는 경제 전문가로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객원 연구원 김중호 박사, 진행에는 정영 입니다.
기자 : 김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김중호 박사: 네 안녕하십니까?
기자 : 오늘은 경제와 우리 생활 31번째 순서로 북한의 전력생산 실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북한의 전력 생산 능력은 어떻게 평가되고 있습니까?
김 박사 :통일부 북한정보포털에 실린 통계를 보면 북한은 몇 십 년간 극심한 전력난에 시달려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북한이 정확한 통계를 발표하지 않기 때문에 남한이나 국제사회에서 발표하는 통계치는 추정치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과학적인 여러 지표들을 비교하면서 추정한 것이기 때문에 북한의 현실을 설명하는 데는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자력갱생 입장에 따라 석탄과 수력 위주로 에너지 공급을 해왔는데요. 북한의 에너지 공급 규모를 따져본다면 2018년 기준으로 1422만TOE(석유환산톤)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 중 석탄이 62%, 수력이 22.4%를 차지한다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숫자로 보면 감이 잘 오지 않는데 남북간 총 에너지 공급 규모 차이는 22배에 이릅니다.
북한의 발전설비 용량은 2018년 기준 약 815만kw이고, 남한의 용량은 1억1909만kw라고 합니다. 그래서 북한의 전력생산 능력은 남한의 6.8%에 불과한 것입니다. 북한의 실제 발전량은 249억kwh로서, 이는 남한의 전체 발전량인 5706억kwh에 비해 4.4%에 불과합니다.
한국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40년간 북한의 전력 생산량 추정치는 제자리 걸음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가지 더 말씀 드리면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자료에 따르면 2019년 현재 북한 인구의 26% 정도만 전력망을 통한 전기를 사용할 수 있으며 지방에서는 11%에 불과하다고 해요. 정 기자님이 보시기에 실제 북한의 전력난이 얼마나 심각한 것 같습니까?
기자:네, 제가 북한에서 전기를 전공했기 때문에 전력 부분에 대해 자세히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서 박사님 지적하신대로 북한은 수력과 화력에 의존하는 전력생산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북한에 건설된 수력발전소들은 일제시기 건설된 것들입니다. 일본이 북한 지역에 발전소 등을 집중적으로 건설했기 때문에 해방 직후에는 북한에서 남한으로 전기가 공급되는 식이었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1945년 해방 후 발전소 공장 등을 인수해가지고 남한보다 오히려 더 잘 살았던 것이지요. 그런데 70년이 지난 지금에는 남한과 북한간 전력생산 차이는 23배 벌어진 것입니다. 북한의 수력발전소로는 압록강에 위치한 수풍발전소, 운봉발전소, 위원발전소, 태평만 발전소 등 이 있는데 이 발전소들은 중국과 공동으로 운영하고 전기를 나누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북한은 여기서 생산된 전기를 군수공장에 보내고, 나머지는 내수용으로 사용하는데 최근에는 외화가 없어 중국으로 팔아 외화벌이를 하고 있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수력에 의존하다 보니 전력 생산이 불규칙적인데요. 장마철에는 전력생산을 만가동 할 수 있지만 갈수기인 봄 가을에는 발전기 몇 대를 세워야 할 정도로 물이 부족합니다.
그리고 화력발전소로는 북창 화력발전소, 평양화력발전소 등이 있는데, 여기에 들어가는 석탄이 굉장한 데요, 그런데 북한 군부나 노동당 외화벌이 회사들이 석탄을 주요 수출원천으로 중국에 팔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은 겨울에도 춥게 지내야 하고, 전기가 없어 캄캄한 방에서 지내야 하는 상황입니다.
김 박사:남한에 정착한 탈북민들이나 평양 주재 외교관들이 증언한 것을 들어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인한 국경 봉쇄, 대북 제재에 따른 고립 때문에 북한의 수도 평양에서도 전력난이 심각하다고 들었는데, 어떻습니까?
기자 :북한의 전력 생산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북한에는 전력공급도 특급부하, 1급부하, 2급부하, 3급부하 이렇게 급수를 정해놓고 공급하는데요. 특급부하는 평양시 중구역에 있는 김일성 김정일 만수대 동상과 사적지들인데 여기에는 전기불을 24시간 공급해야 합니다. 그리고 1급 부하는 노동당 청사와 보위부, 안전부와 같은 권력기관이고, 2급 부하는 병원, 소방소와 같은 긴급 시설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주민용 전기는 한 두시간 밥 먹는 시간에만 공급하는데, 220볼트가 정격전압인데 150볼트 정도 되거나 어떤 때는 80볼트 아래로 떨어지기 때문에 전등이 뻘겋습니다.
김중호 박사 :대북 매체들을 보면 북한 가정집들에서는 태양광을 설치하여 자체로 전기를 생산한다고 하는데 어떻습니까?
기자:자유아시아방송이 북한의 경제 상황을 보도해왔는데요. 그중 전력난 기사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국가 전기에 의존하지 않고 중국에서 태양광 패널을 들여다 설치하고 자체로 조명과 텔레비전, 손전화 충전용 전기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아파트 옥상이나 창문 같은 곳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햇빛으로 하루 종일 충전하면 가전제품을 5시간 정도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한다고 합니다.
김중호 박사:자기 가정용 전기는 자체로 생산한다면 이건 '주체 전기'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전기는 경제에서 가장 기본적인 동력이 되는데, 북한 주민들이 가정용 전기조차 보지 못하고 노동자들은 전기가 없어 출근하지 못한다니 안타깝군요. 북한이 김정은 집권 초기 '백두산청년발전소'인가 크게 짓고 준공식까지 했는데 가동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나라에 전기가 모자라니까, 주민들과 청년들을 동원해 각종 발전소 건설을 하고 있는데 별 성과가 없고, 경제사업이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니까 경제일꾼들만 탓하는 분위기 인 것 같습니다. 북한이 개방을 적극적으로 해야 고도의 발전소 기술도 들어가고 자본이 들어가서 전력 공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기자:네 오늘은 시간상 관계로 여기서 마무리를 하겠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북한의 전력난을 개선하기 위한 방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중호 박사:네 감사합니다.
참여자 김중호 박사, 기자 정영,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