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함께 잘살아 보는 방법을 고민해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 ‘경제와 우리생활’ 시간 입니다. 이 시간에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세계 경제 지식을 알아보고 그것을 북한 현실에 효과적으로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아 봅니다. 도움 말씀에는 경제 전문가로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객원 연구원 김중호 박사, 진행에는 정영 입니다.
기자: 김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김중호 박사: 네 안녕하십니까?
기자: 오늘 시간에는 경제와 우리생활 48번째 순서로 '정보통신 서비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북한에서도 스마트폰, 즉 지능형손전화기가 보급되어 점점 더 많은 주민들이 사용하는 추세입니다. 외부 세계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김 박사: 북한의 무선통신 시스템 구축은 오래전부터 시작됐죠. 북한 당국은 2002년부터 전국에 휴대폰 통신망을 구축하기 시작하여 2007년에 완료할 계획을 갖고 있었습니다만, 2004년 룡천 열차폭발사고 이후로 2008년까지 손전화 사용이 금지되고 통신망 확충사업이 중단되었었죠. 통신사업을 위해 북한에 진출했던 이집트의 오라스콤이 2016년에 발표한 것을 보면 북한에서 판매된 손전화기 댓수가 360만대라고 하더라구요. 이를 기준으로 손전화 사용 인구를 추산해보면 100명당 14.2 명 수준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018년 기준으로 북한의 손전화 가입자수가 600만명이 넘었다고 하는데요, 1인당 여러 대를 보유하는 경우를 감안하면 이용자는 아마 적을 것으로 보는데요. 약 450만명 정도라고 추산하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에서는 고려링크, 강성네트, 별 등 3개 통신사가 3세대(3G) 통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죠. 기기는 주로 중국에서 수입해온 구형 스마트폰을 주로 판매합니다만, 북한 언론매체에는 자체 개발한 지능형손전화기도 판매한다고 홍보합니다.
기자: 북한이 처음 손전화 사업을 시작할 때 중국에서 전화기를 들여다가 보급했는데, 방금 말씀하신대로 스마트폰까지 만들어 보급하고 있다는 것은 상당한 진보 같습니다. 그런데 남한에서 탈북민들이 북한에서 지능형 손전화인 '아리랑', '평양', '진달래' 등 다양한 지능형손전화(스마트폰)를 들여다 분해해보았는데, 결국 중국에서 부품만 가져다 조립하는 수준이라고 밝혀졌거든요. 2018년에 나온 '푸른하늘 H1'에는 지문인식 장치까지 탑재됐다고 하는데요. 겉으로 보면 삼성이나 LG의 스마트폰과 매우 비슷해 보였다는 반응도 나왔습니다.
김 박사: 대부분 개발도상국에서는 자체 기술이나 생산능력을 확보해가는 과정에서 선진국을 모방하기 마련인데요, 북한도 외국에서 들여온 부품을 조립하여 자체 개발한 국산품이라고 홍보하는 것으로 이해가 됩니다.
기자: 어쨌거나 북한당국이 지속적으로 정보통신망을 구축하고 확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김 박사: 네, 그렇습니다. 실제 가동되는지, 누가 사용하는지 등과 별개로 북한당국이 다양한 정보통신 서비스를 도입하려고 하는 것은 사실로 보입니다. 북한당국은 '전민 과학기술 인재화'라는 구호 아래 과학기술보급실(컴퓨터실)을 공장, 기업, 협동농장 등에 설치하여 일반 노동자, 농민에게 원격교육을 제공한다고 발표한 바 있거든요. 또한 '먼거리의료봉사'라고 하는 온라인 원격진료도 도입하여 낙후된 의료체계를 보완한다고도 했죠. 2013년에 수백 개의 병원을 연결하는 체계를 구축했고, 2016년에는 전국 모든 도(道)로 확대됐다고도 선전합니다.
기자: 세계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되면서 사람들이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아마존과 같은 미국에서는 아마존과 같은 온라인 전자상거래 기술이 발전했는데, 북한에도 온라인 전자거래 사이트가 생겨난 것 같습니다. 어떤 것들을 실례로 들 수 있습니까?
김박사: 네 북한이 '옥류', '만물상' 등의 이름을 가진 전자상업봉사망, 즉 온라인 쇼핑몰도 개설했다고 발표했거든요. '만물상'에서는 2019년 기준으로 400여개의 북한 회사들이 등록해 450종류, 6만개 상품을 판매한다고 북한 언론매체가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기자: 온라인 상거래 매체가 개발되면 상품을 날라다 주는 서비스도 따라서 발전해야 하거든요. 배달서비스 앱이 개발되어 활성화 되고 있는데요. 북한에서는 오토바이나 자전거, 승용차를 이용해서 배달해주고 있다는 이야기는 없는 것 같습니다. 북한에서도 정보통신 기술이 발전하고 폭넓게 사용된다면 이것이 북한 주민들의 생활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
김 박사: 아직 정보통신기술 자체가 주민들의 삶에 큰 영향을 주기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지능형손전화기가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wifi 기능도 탑재되지 않은 상태고요, 앱(app)을 온라인에서 구입하지 못하게 규제를 하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손전화기가 정권의 주민 감시 및 홍보 수단으로 기능하는 측면이 강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북한당국이 수입원 확보 차원에서 통신 서비스의 확대를 허용하기 시작한다면 주민들의 정보통신 활용이 많아 질 것이고, 이것이 사회 변화를 견인하는 변수로 기능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자: 북한 주민들도 인터넷에 접속하면 보다 폭넓은 정보통신기술의 혜택을 누릴 수 있을텐데요. 하지만, 당국이 외부 사회와 온라인으로 연결되지 못하게 차단하고 있기 때문에 외부의 현실을 전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면 현재 외부 사회에서는 북한 김정은 정권의 정보통신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습니까?
김 박사: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 북한정부가 과학기술 활용을 통한 경제발전과 군사력 증강에 열을 올리고 있지 않습니까. 북한이 2009년 정보통신기술을 바탕으로 경제를 발전시키겠다는 첨단돌파전략을 선언했고, 2019년 신년사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교육과 과학으로 경제발전을 이루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이 정보통신기술을 국방, 경제 등 국가의 전 분야로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하기는 했습니다만 아직은 국방분야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사실 4차 산업기술이라는 것이 국민을 상대로 하거든요. 그래야 기업들이 돈을 벌지 않습니까,그런데 북한은 군사적 목적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의 삶과는 동떨어져 있다고 볼 수 있군요.
김 박사: 북한의 정보통신 기술이 아직은 상업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생활 기기에 적용한다거나 상품화를 모색하는 측면에서는 많이 부족해 보입니다. 그러나 사실상 특수목적을 추구하는 면에서는 뛰어난 기술력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북한이 개발한 컴퓨터 운영체제인 '붉은별'이라고 하는 것은 현재 4.0 버전까지 나왔다고 하거든요. 이렇게 북한 나름대로 소프트웨어를 꾸준히 개발한다는 것은 향후 북한의 정보통신 경쟁력의 기초를 닦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어느 순간 정부의 정치와 정책만 바뀌면 북한이 그동안 갖고 있던 정보통신 기술은 금방 주민들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도구로 사용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기자: 네, 그러한 기술의 진보가 북한 주민들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데로 이어지기를 기대해보겠습니다.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김 박사: 감사합니다.
기자: 경제와 우리생활 48번째 시간을 마칩니다. 지금까지 도움 말씀에는 조지워싱턴대학 객원 연구원 김중호 박사, 진행에는 정영 이었습니다.
참여자: 김중호, 진행: 정영 기자,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