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RFA 주간 프로그램 ‘경제와 우리생활’ 시간 입니다. 이 시간애는 우리 생활에 필요한 세계 경제 지식과 이를 북한 현실에 응용할 수 있는 방법도 고민해 봅니다. 도움 말씀에는 남한 통일연구원 정은이 박사, 진행에는 정영 입니다.
기자 :정은이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네 안녕하십니까?
기자: 오늘은 북한의 전화돈에 대한 아야기를 좀 하겠습니다. 현재 북한 휴대전화 가입자수가 근 700만명을 넘어 휴대전화는 북한 주민들에게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이 되었는데, 그 가운데 전화돈이라는 생소한 단어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박사님은 이 주제로 논문도 쓰셨는데요. 먼저 북한 청취자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전화돈이라는 모바일 금융결제 방식에 대해 설명해주시죠?
정 연구위원 :네, 아프리카의 케냐 같은 경우에 사용하는 'M-Pesa'는 간단한 인터페이스를 통해 소비자들이 은행 계좌 없이 모바일을 통해 타인에게 송금이 가능한 모바일 송금 솔루션(디지털 결제방법)입니다. 따라서 번거롭게 은행 계좌를 개설하지 않아도 본인 휴대전화를 통해 엠페사(M-Pesa)에 접속한 후 송금액과 수령자 전화번호만 입력하면, 수령자는 문자메시지를 통해 일종의 코드를 받고, 그 코드를 전 지역에 설치된 대리점(점포)을 통해 현금으로 교환할 수 있는 일종의 모바일 폰 기반의 대표적인 금융서비스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케냐의 경우, 전통적인 농업국가이기 때문에 은행을 이용하기 위해서 농촌사람들은 도시로 시간과 비용을 들여 일부러 나와야 하며, 또한 농촌에서 도시로, 혹은 해외로 돈을 벌기 위해 이주하는 노동자들이 적지 않은 데 만약 M-Pesa가 없었다면 가족들에게 송금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그래서엠파사는 금융 취약 계층들에게 삶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 : 아프리카 나라들 같은 경우에 이러한 모바일 소액금융결제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데 북한도 그런 방식을 도입했다고 볼 수 있겠네요.
정 연구위원 :네, 맞습니다. 은행은 높은 신용등급을 요구하고, 수수료가 높기 때문에 취약 계층에게는 은행에 대한 접근 장벽이 매우 높습니다. 그런데 M-Pesa는 간단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저렴한 비용으로 취약 계층도 금융서비스를 향유할 수 있게 하였다는 것입니다. 즉, 스마트 폰이 아니어도 사양(단종된) 휴대전화에서도 문자만 가능하면 실현될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기자 :현재 외국에서는 페이팔, 애플페이, 삼성페이 등 손전화기를 통한 금융결제 방식이 다각도로 발전하고 있는 추세인데요. 그러면 북한의 상황을 어떻다고 보십니까?
정 연구위원: 북한 휴대전화 시스템이 외부 사회와 연결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외부 사회에서처럼 모바일 결제 방식이 다양화되기는 어렵다고 보겠습니다. 다만, 북한에서도 이른바 '전화돈'이라 불리는 통화 시간이 가입자 간 이체 가능하다는 기능에 착안하여 화폐로 환산되어 소액결제나 소액 송금에 활용이 되고 있습니다. 이른바 전화돈이 북한판 모바일 금융결제 플랫폼의 맹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고 할 수 있지요.
기자 :그러니까 북한의 모바일 결제 방식이 외국에서 하는 금융결제방식의 초보 단계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네요. 북한의 휴대전화 요금이 외부에 비해 비싸지 않다고 평가되고 있는데요. 전화돈으로 거래되는 돈도 규모가 적을 것 같은데요. 먼저 북한의 휴대전화 요금체계는 어떤가요?
정 연구위원 :북한에서 휴대전화 요금은 매우 저렴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우선 1분기당 내화 약 2,800원입니다. 이는 월에 1,000원꼴로 쌀로 환산하면 약 0.2kg에 불과합니다. 특히, 기본요금에는 1달에 200분 무료통화와 문자 20통 외에도 전화돈 150원이 서비스로 지급됩니다. 이때 전화돈은 무료통화를 다 소진한 후 공제되는데, 주의할 점은 일반적인 화폐의 '돈' 개념이 아닙니다. 명칭만 '돈'이지 통화한 만큼 시간으로 환산되어 차감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일반통화는 1분당 전화돈 4원이 차감됩니다. 따라서 분기당 서비스로 지급되는 전화돈 450원은 약 110분의 통화를 추가로 할 수 있게 합니다. 바꿔 말하면, 기본요금체계는 내화 약 1,000원(장마당 쌀 가격 기준 0.2kg)을 내면 한달에 문자 외에도 무료통화 200분에 추가로 33분의 통화를 더 할 수 있는 체계라는 것입니다.
기자 :북한의 휴대전화 요금체계를 깔끔하게 파악하고 계셔서 아마 북한 청취자분들도 놀랄 것 같습니다. 제가 미국에서 쓰고 있는 휴대전화 사용 비용 한달에 100달러 정도 되거든요. 남한도 비슷하게 수십달러는 하지 않을까 싶네요.
정 연구위원 :네 저도 한달에 기본적으로 50 달러 정도는 쓰고 있습니다.
기자 :그러면 북한에서 이 전화돈이 거래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정 연구위원 :사실 한달에 휴대전화 요금이 북한돈을 달러로 환산하면 0.2달러라고 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북한 사람들에게 문의해봐도 이 0.2 달러는 굉장히 저렴하다고 이야기 하더라구요. 그런데 문제는 일정한 기간 내 주어진 전화돈을 다 소진하고 추가로 충전을 해야할 경우 값싼 국정 가격 체계의 적용을 받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즉, 우리도 추가로 전화통화를 하려면 기본 요금보다 비싸지 않습니까? 북한 같은 경우에도 추가로 하려면 외화로 된 전화카드를 구입해야 하는데, 예를 들어 10달러짜리 전화카드 한장을 구입하면 약 850원의 전화돈이 충전되는데, 이는 약 210분의 통화가 가능합니다. 바꿔 말하면, 기본요금은 1분당 내화 약 4.3원이지만 추가로 통화하는 금액은 내화 392.2원으로 기본요금의 약 100배 이상 비쌉니다.
이러한 이중가격체계에서는 어쩔 수 없이 비싼 가격에 추가로 전화돈을 구입하는 가입자가 생겨나는가 하면, 장사하다가 전화돈이 다 나가면 어쩔 수 없이 사야 하지 않습니까? 한편으로는 전화돈을 쓰지 않고 아껴서 모아두는 가입자가 생겨나기 마련입니다. 즉, 이중가격제가 존재하는 한 애초에 기본요금을 내면 분기당 서비스로 지급되는 전화돈 450원이 실제로는 외화로 4.5달러, 내화로는 37,350원의 가치를 지니기 때문에 일종의 저축 효과를 가져옵니다. 만약 내가 전화돈을 쓰지 않고 그냥 모아둔다고 하면 저축의 효과가 있는거지요.
기자 :저도 통화를 하다가 중간에 딱 끊어지면 상당히 난감하거든요. 특별하게 장사 거래를 하다가 전화비용이 다 나갔다고 하면 그러면 어쩔 수 없이 돈을 추가로 주고 전화카드를 사야 한다는 말이 되지 않습니까,
정 연구위원 :그렇지요. 카드를 사서 충전을 해야 한단 말이지요.
기자 :외부사회에서는 물론 남한에도 그런 체계가 있겠지만, 언리미티드(unlimited)이라고 하는 무제한 휴대전화 요금 플랜이 있지 않습니까, 저희 같은 경우에는 기본 한달 요금이 30달러인데, 그런데 내가 무제한으로 쓰겠다고 하면서 100달러 정도 되는데요. 북한에서는 무제한이라는 체계가 없고 기본 요금을 국정가격으로 하고, 그 이상의 추가 요금에 대해서는 100배나 비싼 통화요금을 내고 전화카드를 구입해야 한다는 소리네요.
정 연구위원 :네 맞습니다. 우리도 보면 휴대전화가 처음 나왔을 때 아마 이랬던 것 같습니다. 기본 요금은 싼데, 좀 더 사용한다고 하면 좀 더 비쌌던 것 같아요. 제 기억에는요. 그런데 방금 말씀하신대로 남쪽에서도 기본 요금이 있고, 좀 더 내가 사용한다고 하면 좀 더 비싼 요금을 내면 할 수 있지 않습니까, 어떻게 보면 과거에 비해서 전화비용이 굉장히 저렴해졌다고 볼 수 있지요. 그런데 북한은 그렇게 놓고 보면 여전히 초보단계이지 않을까 생각들고, 또 어떻게 보면 만약 싸게 전화요금을 제공하면 그만큼 국가의 수입이 그만큼 줄어드니까, 아직은 그런 손전화 비용체계를 도입하고 있지 않는가 생각됩니다.
기자 :네 오늘은 시간상 관계로 여기서 마무리 하겠습니다. 다음 시간에 계속하여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지금까지 도움 말씀은 남한 통일연구원 정은이 박사, 진행에는 정영이었습니다.
참여자: 정은이 박사, 진행: 정영 기자,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