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RFA 주간 프로그램 ‘경제와 우리생활’ 시간 입니다. 이 시간에는 우리 생활에 필요한 세계 경제 지식과 이를 북한 현실에 응용할 수 있는 방법도 고민해 봅니다. 도움 말씀에는 남한 통일연구원 정은이 박사, 진행에는 정영 입니다.
기자 : 정은이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네 안녕하십니까?
기자 : '경제와 우리생활' 지난 시간에는 북한에서 휴대전화 결제 수단인 '전화돈'이 시장이나 식당과 같은 곳에서 소액결제에 활용되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러면 북한도 무제한 통화방식을 받아들이면 사람들이 좀더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겠는데, 왜 전화돈이라는 요금방식을 착안했는지 궁금한데요.
정은이 연구위원: 사실 북한에서 휴대전화과 같은 통신 산업은 국가 독점하에 운영되고 있지 않습니까? 만약에 휴대전화를 팔면 팔수록 국가 재정 수입이 두툼해지는 그런 효과를 발휘하고, 이 뿐만 아니라 국가가 전화 카드를 판매해야만 또 국가 재정 수입이 늘어나잖아요. 아마 이런 게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전화 돈이라는 걸 별도로 만들어내지 않았나 싶습니다.
기자 : 외부 사회에서 봤을 때는 우리가 통신 대리점에 가서 내가 어떤 요금 방식을 선택하는가에 따라서 내가 쓴 것만큼 청구서가 오는데요. 그런데 북한은 휴대전화를 일반 주민들도 부담 없이 쓸 수 있는 2,800원으로 일단 평준화시키고 그리고 전화를 좀 더 쓰는 사람은 아무래도 일이 많은 사람이라서 전화를 더 많이 쓰지 않겠습니까?
정 연구위원 :네 그렇죠.
기자 : 전화를 많이 하는 사람은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이다, 이렇게 일단은 지레짐작하고 북한도 "전화를 많이 쓰는 사람은 외화로 전화 카드를 사서 써라" 이게 북한 정부가 의도하는 게 아닐까요?
정 연구위원 :네, 그런 것 같습니다. 이전에 2009년 11월에 실시했던 화폐 교환과 같은 그런 강제적인 방식을 통해서 주민들의 수중에 있는 외화를 흡사하기보다는 이렇게 자발적으로 시스템의 개선을 통해서 좀 더 자본주의적인 방식의 도입을 통해서 자발적으로 외화를 쓰게 해서 국가재정 수입원으로 활용하는 좀 그런 방식으로 제도가 변화하고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드는데요.
기자 : 제가 북한에 있을 때는 북한 주민들이 은행에 가서 돈을 맡기고 그리고 또 돈을 수신하고 송금하고 이렇게 하지 않고 체신소(우체국)에 가서 했거든요. 마찬가지로 북한의 전화 또는 전화 카드 이런 것도 다 체신소를 통해서 한다 그런 의미에서 체신소가 돈도 다루는 금융기관처럼 보여지는데 어떻습니까?
정 연구위원 :전화돈은 북한 전체 지역에서 다 사용하고 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도시 지역에서는 대부분 사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북한의 동부와 서부를 놓고 봤을 때 서부가 좀 더 발전이 되고 자본주의적인 요소를 좀 더 빨리 받아들이는 것 같습니다. 전화돈 거래가 가능해진 것은 사용자들이 전화 돈만큼은 저축과 함께 이체(이월)가 가능하고 또 작게 소분해서 가입자 간 주고받을 수 있도록 기술적으로 설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장마당 같은 경우 옷이나 전기제품 등 주요 상품을 제외하면 주민들이 매일 이렇게 소비해야 되는 곡물, 야채, 육류, 수산물 등의 국내 먹거리 상품은 오히려 외화보다는 내화 중심의 소액거래로 결제됩니다. 실제로 식당이나 장마당 등에서 소액 거래에 전화돈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내가 사과를 사야 되는데 사과가 북화돈 8천원이라고 하면 내 수중에는 5천 원 밖에 없다고 하면 "나머지 3천 원은 전화 돈으로 환산해서 쏴줄게요"라고 하면 주고받고 하는 것들이 가능하게 되었다라는 것입니다.
기자 : 전화 돈이 상품의 소액거래와 돈을 송금영역으로 다양하게 확장됐다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방금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 "전화 돈으로 결제할게요" 그런 말씀을 듣고 깜짝 놀랐거든요. 외부사회에서 사용하는 '애플 페이' '삼성페이'처럼 핸드폰을 단말기에 갖다 대면 삐하면서 결제가 되는 그런 것과 비슷하게 느꼈습니다. 북한에서 전화 돈의 전송 과정에 대해서 좀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정 연구위원 :네, 전화 돈이 주민들 사이에서 하나의 화폐로서 가치가 고착됨에 따라서 가까운 점포에서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하고 가입자라면 누구나 손쉽게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수수료 없이 즉시 이체가 가능하게 되면서 소액 송금에도 활용이 되기 시작을 했는데요. 즉 휴대폰 모바일 뱅킹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송금이 가능한 금융기능으로 역할할 수 있습니다.
기자 : 그렇다면 어떻게 소액 결제뿐만 아니라 송금도 가능한지 그에 대해 좀 궁금합니다.
정 연구위원 :네, 크게 두 가지로 볼 수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아까 기본 요금만 내면 한 달에 200분의 무료 통화가 지급이 된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이것은 이월(이체)가 되지 않습니다. 200분 통화를 다 쓰지 않으면 없어지거든요. 그런데 이 전화돈만큼은 쓰지 않고 아껴두면은 결코 소멸되는 것이 아닙니다. 즉 이 전화돈의 기록은 기지국과 연계 속에서 내 유심에 남아 있어서 일종의 은행 계좌에 저축된 그런 효과를 가져오는데요. 예를 들어 분기별 들어오는 450원의 전화돈을 1년간 쓰지 않고 모아두면 18달러, 즉 내화로 14만 9450원을 모을 수 있습니다. 일종의 목돈이 되는 거죠. 이것은 1년에 30kg의 쌀을 구입할 수 있는 가치를 지니는데요. 매달 공식 임금이 약 2,500원을 1년간 모은 것보다 5배의 가치를 가진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돈이 없는 사람 같은 경우는 전화 돈을 쓰지 않고 차곡차곡 모아두었다가 현물을 구입하는 사례가 생겨나기도 하고요. 또 젊은 세대들 간에는 전화 돈이 모아지면 일종의 선물콘(기프트콘)과 같이 과시용으로 선물로 씁니다. 젊은 세대들 같은 경우는 학교 후배들에게 보내는가 하면 또 이제 며느리 같은 경우는 시어머니 생일에 선물로 보내기도 합니다.
기자 : 효자선물로요?
정 연구위원 :네 맞습니다.
기자 : 그러면 북한에서 능력이 되는 사람은 자기 명의를 하나 뽑고 그리고 돈이 없는 사람의 명의를 빌려서 다른 한 대를 또 뽑아가지고 쓰면 전화돈이 900분이 되는 것이지 않겠습니까?
정 연구위원 :네 맞습니다. 돈이 있는 사람은 자기 명의의 전화돈과 또 다른 사람의 명의로 빌린 전화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북한에 전화기 가입자가 700만 명이지만 사실 전화기를 실제로 쓰는 사람은 그보다 작지 않는가 하는 관측이 있는 겁니다.
기자 : 그런데 생활이 좀 어려운 사람들, 전화돈을 좀 아껴서 생활에 보태야 되겠다 하는 사람들은 일부러 전화기를 뽑고 그 돈을 안 쓰고 저축하지 않겠습니까?
정연구위원: 꼭 그런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북한의 휴대전화의 보급률이 인구 2,500만 명 중 700만 대라고 말씀드렸는데 그러면 1인당 2~3대 이렇게 가지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은 것 같아요. 저도 조사를 해보면 “왜 휴대전화를 그렇게 많이 보유하느냐?”고 물어봤을 때 그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장사를 많이 해야 되기 때문”도 있지만, 휴대전화를 2~3대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중산층 이상이냐 혹은 부자였냐라고 봤을 때 꼭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북한 같은 경우는 특히 농촌은 물론 산골 쪽은 좀 제외를 해야 되겠지만, 도시 같은 경우는 장사를 위해서 내 생계를 위해서는 누구나 전화를 가지고 있어야만이 가능하다고 하더라고요. 심지어 그루마꾼 조차도 요즘에는 일자리 소개를 전화를 통해서 받기 때문에 반드시 전화가 있어야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보기에 극빈층이라고 해서 전화가 없는 건 아닌 거 같애요. 그러니까 도시 사람들 같은 경우는 전화기를 가지고 있고 또 그것으로 장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북한에서 장사로 돈을 버는 사람들은 한달에 100~200달러의 전화 카드를 사서 전화를 한다고 하더라구요.
기자 : 북한의 전화돈이 전화 통화뿐아니라 소액결제 수단으로 사용되어 주민들의 생계에서 주요한 부분이 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달 무료 전화 사용료 한도가 제한되어 있어서 돈을 아끼려는 친구들은 전화를 빨리 걸었다가 빨리 끊는 그런 사례가 있을 것 같아요. 오늘은 시간 상관계로 여기서 마무리하고요 다음 시간에 계속해서 이야기를 좀 나누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도움 말씀에는 남한의 통일연구원 정은희 박사 진행에는 정영이었습니다.
참여자: 정은이 박사, 진행: 정영 기자,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