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우리 생활] 북한 주민 은행 신뢰 여전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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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RFA 주간 프로그램 ‘경제와 우리생활’ 시간 입니다. 이 시간에는 우리 생활에 필요한 세계 경제 지식과 이를 북한 현실에 응용할 수 있는 방법도 고민해 봅니다. 도움 말씀에는 남한 통일연구원 정은이 박사, 진행에는 정영 입니다.

기자 : 정은이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정은이 연구원 : 네 안녕하십니까?

기자 : 오늘 '경제와 우리 생활' 이번 시간에는 북한이 발행한 현금카드의 사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북한이 2015년 상업은행법 개정안을 내놓으면서 실제로 새로운 카드를 출시했는데 어떤 카드입니까?


정은이 연구원: 네, 2015년 상업은행법 개정과 맞물려서 중앙은행이 새로운 카드를 내놓았는데 이것은 전성 카드입니다. 즉 내화 카드인데요. 그런 측면에서 보면 새로운 법 개정안이 외화가 아닌 내화에 기반으로 둔 카드를 출시한 법개정이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 : 그렇다면 북한 중앙은행이 내화 카드를 출시한 의도가 있을 것 같은데 무엇입니까?

정은이 연구원 : 네 이전에 고려나 나래 카드는 외화 전용 카드로서, 특정 계층이 특정 지역과 특정 공간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기 때문에 금융 부분에 미치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라고 할 수가 있는데요. 반면에 이 전성카드는 내화에 기반을 두고 있어서 전 주민을 대상으로 전국 어디서나 사용 가능한 대중적인 보급을 목표로 내놓았다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기자 : 그렇다면 전성 카드가 실제로 주민들의 생활에 좀 도움이 되고 있다는 증거가 있습니까?

정 연구원 : 네 전성카드 같은 경우는 송금 서비스의 기능이 주민들 사이에 주목을 받으면서 입소문을 통해서 이용객 수가 점차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카드가 2015년 경에 출시되었다고 해도 바로 도입이 되는 것이 아니라 대중적으로 보급되기 위해서는 일정 정도의 적응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특히 북한 주민들 같은 경우는 카드 자체가 아직 굉장히 생소한 것입니다. 실제로 전성카드가 출시되었어도 실체를 잘 모르고 있다가 주변 지인들의 사용 경험이나 추천을 통해서 이용을 하게 된 사례가 많았고요. 또 주민들도 이 카드를 정말 사용해서 보니까 너무 편한 거예요. 그래서 조사를 해보니까 "내가 좀 더 일찍 이 카드의 존재를 알았다면 사용했을 것이다"라고 답한 분들이 참 많았습니다. 따라서 2015년경에 상업은행법의 개정과 함께 카드가 출시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아진 것은 2018년 이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기자 : 저도 남한에 처음 나왔을 때 카드를 발급받고 좀 의아했던 그런 기억이 있는데요. 내 돈이 여기 조그만 카드에 다 들어가 있는데, 이것을 잊어버리면 어떻게 하지? 이런 걱정도 많았고요 그리고 그것을 들고 이렇게 기계에 대면 현금이 표시되고 또 어디에서든 현금을 인출할 수 있기 때문에 그래서 현금을 특별히 보유할 필요도 없고 그래서 상당히 좋았던 그런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젠 북한 주민들도 부피가 큰 돈을 가지고 다니는 이런 번거로움보다는 전자 카드에 넣고 쓸 수 있다 그래서 좋아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그 카드 이용자 수가 증가했을 것으로 보이는데 실제로 얼마나 이용자가 늘었는지 통계 자료 같은 것이 나온 게 있습니까?

정 연구원 : 문제는 이런 양적 통계 자료는 없고요. 또 지역적 차이로 인해서 정확한 추정치를 제시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평양과 혜산을 놓고 본다면 아마 평양이 압도적으로 보급률이 높겠죠.

기자 : 그러면 혹시 전성카드를 가지고 광복 백화점이나 또는 인민소비품상점 같은 데 가서 상품 대금도 결제할 수 있습니까?

정 연구원 : 전성 카드가 막 나왔을 때 그런 기능들은 없었습니다. 다만 송금을 하거나 혹은 예를 들면 휴대전화 사용료라든지 그런 것들은 전성카드로 지불을 할 수가 있었지만, 상점에 가서 카드로 물건과 서비스를 살 수 있는 건 아니었고 다만 출시되었을 때 향후에는 그렇게 될 것이다. 이런 이야기들을 북한당국이 했고요. 또 그리고 지금은 평양의 일부 상점들에 한해서 이런 전성카드로 상품을 살 수 있도록 실험 단계에 있다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기자: 그러면 제가 봤을 때는 전자 칩이 박힌 그런 카드는 아닌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정 연구원 : 아무리 전자 칩이 박혀 있다고 해도 전자결제 인프라망(결제시스템)이 전국 각지에 설치가 되어야 하잖아요. 그러니까 카드에 칩이 설치돼 있다고 해도 전국적으로 망이 설치돼 있지 않기 때문에 아마 아직은 상품과 서비스를 구입하는 데 사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만약 각 지역마다 그러한 인프라가 구축이 된다면 가까운 미래에 사용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자 : 그러면 이제 북한이 이 카드를 출시할 때 어떤 의도가 있다고 보십니까?

정 연구원 : 북한이 나래나 고려 카드를 발급했을 때는 아무래도 시중에 유통되는 외화를 흡수할 목적으로 발급을 했다면 전성카드는 내화 기반입니다. 그래서 첫 번째는 주민들의 수중에 있는 내화를 국가가 이제 흡수할 목적으로 이제 발급을 한 것 같습니다. 사실북한 같은 경우는 워낙 암시장이 발달됐기 때문에 이 내화조차도국가로 흡수가 되지 않았잖아요. 그랬을 때 내화에 기반한 전성 카드를 발행한다면 국가가 시중에 내화를 흡수를 해서 그걸 통해서 건전한 통화 정책을 실시하게 될 것을 기대하면서 발급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기자 : 주민들한테도 굉장히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장사를 하러 떠나려면 현금을 배에 두르고 다녔거든요. 그래서 "배 띠를 두른다" 뭐 그런 이제 말도 있었는데요. 그때는 외화가 드물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금을 사러 간다고 하면 여자양말 스타킹이 같은 것이 있지 않습니까? 거기다 1만 원짜리 지폐를 쫙 묶어가지고 그리고 그것을 배에 차고 외투를 입고 다녔거든요. 그래서 강도 사건도 많이 나고 도난 사고도 나고 했는데, 그것을 방지하는 의미에서 상인들에게는 이점이 아닌가고 생각이 되고요. 그리고 돈이 이 사람 저 사람 손을 거치면서 위생상 불결해지지 않습니까, 그런데 카드가 나와서 그런 면에서는 북한 개인들한테도 상당히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정 연구원 : 네 맞습니다. 사실 북한에서 내화사용을 꺼려 하는 이유 중 하나가 내화는 아무래도 돈 가치가 낮기 때문에 부피가 굉장히 많잖아요. 예를 들면 집을 내화로 거래한다고 현재 상상해 보세요. 그러면 아마 내화가 방 안에 가득 찰걸요. 그런 의미에서 돈을 카드에 저축을 한다면 상당히 휴대하기도 편하고 또 도난 방지에도 상당히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기자 : 지금 북한의 암거래 시장에서 달러와 북한 돈의 환율이 1달러당 거의 한 8천 원 정도 하거든요. 전번에 우리가 평양시 주택 가격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했지만 만약 10만 달러라고 하면 그것을 북한 내화로 하면 어마어마한 돈이거든요. 아마 내화로 거래를 한다고 하면 세지 못해서 저울로 달아서 돈을 받는다는 그런 우스개 소리도 나올 것 같은데요. 그러면 전성카드에 입금하는 내화의 한도가 얼마인지 밝혀진 게 있습니까?

정 연구원 : 사실 한계는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북한 사람들이 많이 저금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아직까지는 주요 목적이 송금에 있지 이것을 저축하기 위해서 전성카드를 사용하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다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특히 이제 북한 같은 경우는 내 재산이 드러나면 안 되잖아요. 갑자기 1억 원이라는 걸 저금한다고 해보세요. 그럼 바로 조사가 들어오겠죠. 그래서 북한 사람들 자체가 아직은 여전히 국가 은행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그렇게 큰 돈을 저축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장사 거래를 위해서도 큰 대금 같은 경우는 여전히 사금융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자 : 외국에서는 사람들이 사금융을 이용하는 것을 조금 꺼리는 경향이 있지 않습니까? 왜냐하면 내가 만약 1천 달러를 사금융을 통해서 보냈는데 상대방이 나는 안 받았다고 하면 은행에 기록이 없으니 출처를 밝히기 어려워 잘 사용하지 않는데, 그런데도 불구하고 북한 주민들은 아직까지 사업금융을 많이 이용하고 있다는 말씀인가요?

정 연구원 : 네 맞습니다. 다만 송금 같은 경우는 바로 바로 찾을 수 있다는 신뢰가 섰기 때문에 전성카드로 송금 정도는 하지만 거액의 돈을 송금하거나 큰 장사 대금을 거래할 때는 아직 국가 은행을 이용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특히 북한 사람들은 "만약 내가 많은 돈을 저금했다가 다 찾을 수 있을까?" 이런 신뢰가 아직 서지 않다라는 것이죠.

기자 : 네, 북한 당국이 전자카드를 발급해서 주민들이 널리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는데, 주민들은 여전히 국가 은행을 믿지 못하고 있다는 소리군요.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정 연구원 : 감사합니다.

기자 : 네, 지금까지 도움 말씀에는 남한의 통일연구원 정은희 박사 진행에는 정영이었습니다.

참여자: 정은이 박사, 진행: 정영 기자,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