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함께 잘살아 보는 방법을 고민해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 ‘경제와 우리생활’ 시간 입니다. 최근 코로나가 완화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관광산업이 다시살아나고 있는데요. 그러나 북중 국경은 오히려 중국의 봉쇄정책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북중 관광을 중심으로 남한 통일연구원 정은이 박사와 이야기를 나누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정은이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네 안녕하십니까?
기자: 코로나가 완화되면 북중 관광도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정 박사 :아무래도 제재가 강화된 상황에서는 북‧중 양국이 현실적으로 협력 가능한 사업이 관광과 같은 인적교류 정도로 제한이 되어 있고, 실제로 2016년 대북 제재가 강화된 이후 주변국의 염려와 달리 관광은 오히려 증가하였습니다. 특히, 2018년과 2019년 김정은위원장의 방중과 시진핑 주석의 방북을 계기로 중국인 관광객 규모가 급증하였고 이는 향후 코로나가 해결이 되면 대북 제재가 강화되는 상황 속에서도 우선순위로 재개될 가능성을 뒷받침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자: 사실 중국에는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까? 그래서 북한으로서는 중국인을 상대로 하는 관광을 주력상품으로 생각할만 한데요. 그간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해 중국인의 북한 관광이 뜸했었는데, 2018년과 2019년 북한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증가한 원인은 무엇인가요?
정박사: 아무래도 2018년 김정은 위원장의 잦은 방중은 중국인에게 북한에 대한 이미지,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이미지 개선 효과를 불러왔고 북중 간에도 적극적인 관광 장려정책이 있었기 때문에 이것이 중국인의 대북 관심의 증대로 이어지고 이는 중국인의 북한 관광객수 급증으로 이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 그렇다면 북중 간 관광은 언제부터 시작이 되었나요?
정박사: 사실 북‧중 관광은 1978년 중국의 개혁개방과 더불어 1982년 북‧중 양국이 접경지역에 거주하는 연고자 중심으로 친척방문을 허용하면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당시 조사를 해 보면 친척방문을 위해 중국에 가거나 혹은 북한에 오는 연고자가 적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들이 점차 보따리 무역상으로 변했습니다. 왜냐하면 막상 중국인 친척이 북한에 가보니 연변 등지에 없는 수산물이 북한에 풍부하고 또 북한에는 공산품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러한 물품 중심으로 교환이 이루어졌습니다. 또 회령이나 혜산, 무산 등 북중 접경지역의 시장은 당시 북한의 '홍콩시장'이라 불릴 정도로 조선족들이 많이 와서 상품을 팔았고 그때부터 이미 번성하였습니다.
기자: 네 '홍콩시장'이라고 해서 제가 좀 덧붙이면요. 1991년에 저희 친척이 회령시에 갔다 왔는데, 갔다와서 하는 말이 "회령이 완전히 홍콩시장이 되었다"는 말을 하더라구요. 그때 당시 북한에서는 장사를 하지 못하게 했는데, 변경지역에서는 중국 사람들이 와서 중국 사람들이 물건을 펴놓고 장사를 한다는 것이지요. 북한 사람들의 머리 속에는 홍콩이 거대한 판매 시장이라는 것은 알고 있거든요. 자, 그렇다면 지금도 북중 관광이 연고자 중심의 형태로 진행되고 있나요?
정박사: 아닙니다. 지금까지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북‧중 관광은 길림성(지린성) 연변 조선족자치주와 요녕성(랴오닝성) 단동시 등 국경지역에 국한된 변경관광의 형태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2009년 10월 중국 원자바오 전 총리가 북한을 방문하면서 북한 관광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북중 간 정책적 합의가 이루어지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는데요. 북한은 이때부터 중국을 주요 관광목적지 국가로 지정을 하고 북‧중 간 이용 가능한 교통편을 새롭게 신설하는 한편, 중국은 동북 3성 이외 다른 성에서도 직접 북한 관광을 조직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였습니다. 그중 일부 지역은 중국인 무비자 여행도 허용을 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2010년 이후 북한을 관광한 중국인 수가 급증하는 성과도 거두었습니다. 물론 2013년 2월 12일 한때 북한의 핵실험을 계기로 북‧중 관계가 경색되면서 중국 정부는 대북 관광을 통제하기 시작하여 2013년 이후 급감하였고, 2014년부터는 아예 중국 여유국 통계에 북한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수가 잡히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2018년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과 2019년 시진핑 주석의 방북을 통해 북‧중 관광은 다시 한번 주목을 받게 됩니다.
기자: 박사님 말씀 중에 중국의 여유국은 북한으로 말하면 관광국이겠지요?
정 박사 :네 관광총국 또는 관광객의 통계를 수집하는 기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 그렇다면 코로나 직전까지 북한과 중국간 관광은 어떤 양상으로 진행이 되었나요?
정박사: 무엇보다 일반 관광 차원을 넘어 비즈니스(사업) 차원의 관광이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즉, 북한을 관광하고자 하는 중국인의 주된 관심은 '신비한 국가'로 알려진 북한을 보고자 하며 일부는 이른바 '홍색 관광'이라고 해서 지금의 북한을 통해 과거 1960년~1970년의 중국 사회를 회고해 보려는데 있었습니다. 따라서 중국 관광객의 연령을 보면 40대 이상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2018년 6월 12일 북미 정상 회담의 성공은 북한을 투자가치의 대상으로 보게 하였습니다. 실제로 과거에 중국이나 베트남 등 미국과의 관계 개선만으로도 상당한 경제적 효과를 가져왔으며 이러한 컨벤션효과는 향후 북한의 가치를 높여주기에 충분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즈음 중국인의 북한 부동산 투자에 대한 문의가 쇄도하였으며 원산갈마지구 등 견학이 증대하였습니다. 또 다른 측면은 단순히 관광 차원을 넘어서 경제 및 지식공유 등 광범위한 차원에서의 인적 교류 측면에서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 북중 관광이 지식공유협력의 형태로 발전하였다는 사실은 구체적으로 어떤 사례를 말하는 것인가요?
정 박사 : 2012년을 전후로 북·중 무역은 양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내용적으로도 많이 달라졌는데요. 특히 북‧중 무역 통계를 보면 이 시기 기계설비와 같은 자본재에 대한 북한의 대중 수입이 증가하였는데요. 이는 개인이나 기업들의 외화 사용에 대한 통제가 완화되면서 공장기업소들은 자체로 필요한 자재와 설비를 수입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이는 결국 북‧중 간 기술 교류 협력의 증대를 초래했다고 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데요. 예를 들어 북한의 각 공장기업소에서 기계설비를 중국에서 들여올 때 기계 조작 등을 위해 중국 기술자들도 함께 북한에 오거나 혹은 북한 기술자들이 파트너들의 중국 공장기업소에서 몇주 몇달씩 연수하는 사례가 증가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중국인들은 평양이나 북‧중 국경 지역뿐만 아니라 남포, 청진 등 북한 내륙에까지 진출하게 되었으며, 이렇게 북한에 오게 된 중국인들은 비즈니스 업무와 함께 관광도 함께 하였습니다. 예를 들면 어떤 공장 기업소에 중국 손님이 왔다고 하면 온김에 같이 식사도 하고, 원산 갈마지구에도 가고 이런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 자 오늘도 어느덧 마감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이어서 재미나는 주제로 여러분들을 찾아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은이 박사: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도움 말씀에는 경제 전문가로 남한 통일연구원 정은이 박사, 진행에는 정영 입니다.
참여자 정은이 연구위원, 기사작성 정영 기자,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