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함께 잘살아 보는 방법을 고민해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 ‘경제와 우리생활’ 진행을 맡은 정영 입니다. 북한에서 1990년대 이후 시장화가 진행이 되면서 도시화도 함께 진행이 되었습니다. 도시 주민들의 여가 생활을 하는 모습들이 텔레비전에 자주 비치고 있는데요. 맥주를 파는 곳도 증가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오늘은 북한의 맥주집에 대해 경제 전문가인 남한 통일연구원 정은이 박사와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기자:정은이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정은이 연구위원:네 안녕하십니까?
기자:북한에 맥주집은 언제부터 생겨나게 되었나요?
정 박사: 평양이야 훨씬 전부터 있었지만, 지방에까지 확산되기 시작한 것은 아마도 2000~2005년 전후인 것 같습니다. 이때 한창 북한 도시에 국가에서 인정한 공설시장들이 많이 생겨나기 시작한 시기라고 맞물린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어떻게 보면 시장화가 활성화되기 시작한 시기와 맞물려 생겨났다고 볼 수 있는데요. 북한에서 맥주파는 가게들은 어떤 형태로 나타나고 있습니까?
정 박사:일단은 TV에 종종 평양의 맥주집들이 등장을 하는데요. 지방의 경우, 이렇게 국가에서 운영하는 공식적인 맥주 집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대신 개인들이 상점에 맥주 가게를 차릴 수 있지만, 대부분은 아직 개인 집 마당을 개조해서 손님이 오면 맥주도 팔고 안주도 팝니다.
기자:제가 맥주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할말이 많은 데요. 원래 맥주는 북한에서 공장에서만 만들었거든요. 그런데 개인들도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을 거치면서 공장에서 배운 맥주 제조기술을 이용해서 개인들도 맥주를 만들기 시작했는데요. 그런데 개인 집을 개조해서 맥주를 판다고 하셨는데, 최근 분위기는 어떤가요?
정박사:물론 맥주 집도 다 다양합니다. 어떤 맥주 집은 고급 안주, 이른바 요리를 팔고 어떤 맥주 집은 좀 더 서민(일반 주민)을 겨냥해서 서민적인 안주를 팝니다. 그런데 일반 상가에 맥주집을 차리는 경우를 제외하면, 개인 집을 개조하는데 이 경우, 특별히 실내 장식은 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탈북민 설문조사시)이야기를 들어보면, 탁도 없고 방 바닥에 쟁반을 놓고, 둘러 앉아 먹는데, 맥주와 안주가 올라온다고 합니다. 안주도 다 돈을 주고 사먹어야 합니다. 다만, 주민들의 생활 수준도 높아져서 비교적 깔끔하게 운영이 되고 있구요. 또 사람들은 집에서 마시는 것과는 아무래도 또 다른 느낌이어서 밖에 나와서 맥주를 마시는 것을 즐기는 것 같습니다.
기자:평양 대동강맥주집에서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을 보면 앉아서 마시는 것보다 서서 마시는 그런 모습이 보입니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퇴근하면서 한조끼 두조끼 마시고 집으로 가는데, 그렇다면 맥주집의 입지도 중요할 것 같아요. 왜냐면 너무 외진 곳에 있으면 사람들이 잘 가지 않을 것 같은데요?
정박사:네 맞습니다. 맥주집 같은 경우는 도시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고요. 맥주말고도 술을 많이 사람들이 제조해서 파는데요. 신기하게도 개인이 술을 빚을 때는 항상 돼지를 키웁니다. 북한에서 곡물은 상당히 귀하기 때문에 술 찌꺼기로 돼지를 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술과 같은 곳은 이른바 술을 제조하는 곳이 밀집해 있는 마을을 '술촌'이라고 하는데, 이곳은 시내 중심부에서 멀리 떨어진 그리고 돈이 없는 계층들이 밀집해 있는 곳에 집중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가 맥주와 술은 좀 입지가 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술을 파는 곳은 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사람들이 전화로 주문을 하면 걸어서 혹은 자전거로 1시간 거리도 마다하지 않고 배달을 한다고 합니다. 반면에 맥주 집은 도심에 집적되어 있습니다. 즉,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은 대부분 도시 사람이라는 것이지요.
기자:그러면 맥주 종류나 가격은 어떻습니까? 남한이나 미국처럼 수입산 맥주 예를 들어 독일맥주, 일본맥주도 있습니까?
정박사:생각보다 종류는 많은 것 같습니다. 대동강 맥주도 마셔보았지만, 한 10가지가 넘었습니다. 그리고 맥주도 병맥주에서 캔(깡통)맥주도 있구요. 우리처럼 생맥주, 심지어 가스 맥주도 있다고 합니다. 수입산은 간혹 아사히 등 일본 맥주도 있는데요. 대체로 청도와 같은 중국산입니다. 일단 중국산을 선호하는 이유는 일단 맛이 보장이 되면서 가격이 그렇게 비싸지 않기 때문입니다. 맥주 한 병이 0.7~1리터 사이인데요. 북한 돈 1,300원 정도, 쌀로 환산하면, 0.3kg 정도입니다. 반면에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맥주는 아시다시피 평양에서 사동구역에 있는 대동강맥주공장에서 생산하는 대동강맥주나 평성의 봉학맥주가 최고인데요. 이는 중국산 맥주의 약 4배 비싸지만, 워낙 인지도가 높아서 대동강과 봉학만 고집하는 소비자가 있습니다. 한편, 개인 집에서 제조하는 맥주가 있는데요. 중국 국내산 가격과 비슷합니다. 왜냐하면 수입산의 경우, 북한까지 도착하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중국산보다는 개인 수제 맥주를 더 선호한다고 합니다. 왜냐면 수입산은 아무래도 북한까지 오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국내산은 바로 만들어 마실 수 있기 때문에 더 신선하다고 생각하면서 선호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또 각 지방의 맥주 공장에서 생산하는 있는데, 이런 곳에서 생산되는 맥주는 봉학이나 대동강맥주공장과 달리 설비도 노후화되고, 국가적 지원도 좋지 못한 상태에서 생산된 것이어서 맛도 별로고 가격도 개인 집에서 생산하는 맥주보다 4배 정도 저렴하다고 합니다.
기자:네 북한당국이 자본주의를 한다고 개인들이 맥주만드는 것을 반대했거든요. 그래서 공장에만 의존했기 때문에 마실 사람들이 항상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렸는데요. 지금 말씀하신대로 개인들이 만드는 수제 맥주가 인기 있다고 하는데, 지역별로 가격의 차이는 어떻습니까?
정박사:조사를 해 보니까 놀라울 정도로 지역 간 맥주 가격에 차이가 없더라구요. 이것은 비단 맥주 뿐만아니라 다른 상품가격도 마찬가지인데요. 그만큼 북한이 이제는 유통이 잘 되어있고, 운송수단이 많아졌다고 볼수 있습니다. 또 유통이 잘 되어 있는 만큼 운송비도 많이 하락했습니다.
기자:네 그러면 맥주를 제조해서 파는 집이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정박사:물론 맥주를 마실 수 있을 만큼 구매력을 가진 소비층이 존재한다는 것이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구요. 즉 북한도 이제는 도시화가 많이 되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사실 1990년대 식량난이 발생했고, 그 당시에는 오히려 도시의 노동자들이 식량을 찾아서 농촌으로 가는 상황이었다면, 지금은 시장이 이미 시장이 형성된지 30년이 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북한도 도시화가 진행되었고 또 도시 사람들 중에는 구매력을 갖춘 계층들이많이 생겨났다고 말할 수 있고요. 또 둘째는 맥주는 술과 달리 원가가 거의 들어가는 것이 없습니다. 술은 옥수수라는 곡물이 필요한데 맥주는 말 그대로 효모와 물 정도만 있으면 된다고 합니다. 아주 간단하지요. 그런데 맥주집도 많이 생기다 보니 좋은 점도 있습니다. 즉, 경쟁이 생기니까 맥주의 질도 상당히 올라갔다고 합니다.
기자:그러면 남한의 맥주이야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남한에 맥주집이 참 많지요?
정박사:네 너무 많아서 어디를 들려야 할 지 모르는 상황인데요. 아무래도 젊은층들이 가는 곳과 연령이 있는 분들이 가는 맥주집도 다르고 또 국산 맥주뿐 아니라 세계 각곳의 맥주를 마실 수 있지요. 내가 스위스에 있지 않아도 스위스 맥주를, 독일에 있지 않아도 독일 맥주를 마실 수 있지요.
기자:그러면 남한에서는 맥주치킨 집을 하려면 어떻게 합니까?
정박사:사실 남한에 자영업자가 많은 데요. 자영업이라는 것은 개인이 건물을 빌리거나 또는 자기 건물에 들어가서 영업을 자유롭게 하는 것인데 북한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최근에 식당이 굉장히 많이 늘어나고 있지 않습니까? 남한도 개인이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장사가 식당이나 치킨집 맥주집인 것 같습니다.
기자:남한에서는 맥주라고 하면 보통 치킨 즉 닭튀김과 함께 팔아서 치맥이라고 부르는데요. 북한에서도 팔면 북한 사람들이 무척 좋아할 것 같습니다.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시간상 관계로 여기서 마무리 하고 다음 시간에 또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정은이 박사:네 감사합니다.
기자:지금까지 도움 말씀에는 경제 전문가로 남한 통일연구원 정은이 박사, 진행에는 정영 입니다.
참여자 정은이 연구위원, 기사작성 정영기자,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