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의 현실과 앞으로 잘살아 보는 방법을 함께 고민해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 ‘경제와 우리생활’ 진행을 맡은 정영 입니다. 오늘 시간에는 해외에 파견된 북한 IT 전문 인력의 수준에 대해 남한의 통일연구원 정은이 연구위원과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기자 :안녕하셨습니까?
정 연구위원 :네 안녕하세요.
정은이 연구위원:네 안녕하세요.
기자:북한에 해커도 있지만 해외에 나가서 다른 나라 회사에 취업해 돈을 버는 IT 전문 인력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북한의 정보화 수준이 높아졌다 이렇게 해석해 볼 수 있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네, 물론 이제 2000년대나 1990년대 말에 비해서는 북한의 정보화 수준도 많이 발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도 정보화라는 세계화 추세를 거스를 수 없으니까요. 대표적으로 는 컴퓨터를 소지한 학생들이 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과거에는 컴퓨터가 없어서 종이에 좌판을 그려서 좌판 연습을 했다면 지금은 도시 같은 경우는 한 학급에 컴퓨터를 소지하고 있지 않은 학생의 수가 훨씬 더 적고 대학생 같은 경우는 대부분 가지고 있다고 할 정도로 보급률이 높습니다. 또 요즘에는 북한도 영화도 보고 게임도 하기 때문에 컴퓨터 보급률은 갈수록 높아진다고 할 수 있죠.
기자 :제가 북한에 있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그런 환경에서 학생들도 공부하는 것 같은데요. 그 종이에 자판을 그려 놓고 타자 연습을 했다. 그 얘기를 들으니까 참 기억이 새롭습니다. 제가 북한에서 대학을 다닐 때는 1990년대 초였죠. 그때는 우리 대학에도 컴퓨터가 없어서 컴퓨터 교원이 들어와서 칠판에다 컴퓨터 기본 프로그램에는 베이직(BASIC)과 포트란(FORTRAN)이라는 두 가지의 프로그램에 대해 칠판에다 짜는 방법을 가르쳐주던 생각이 나거든요. 그만큼 북한의 수준이 낮았는데 지금은 이제 미국의 정보기관도 놀랄 만큼 엄청난 해커들을 양성하고 있다는 그런 보도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변화됐다고 볼 수 있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 물론 이제 북한의 IT인력들의 수준이 높다고 알려져 있는데 사실은 그 수준들이 좀 천차만별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수준이 굉장히 높은 그룹이 있는가 하는 반면에 또 그렇지 못한 그룹도 있는데요. 그 이유는 일단은 첫째로 북한이 컴퓨터를 못 만든 것은 둘째 치고 중국에서 10년, 20년 전에 쓰던 컴퓨터를 고쳐 가지고 씁니다. 그러면 컴퓨터 한 대에 중국 돈으로 300에서 400위안짜리도 적지 않습니다. 남한돈으로 약 5만 원에서 8만 원 정도니까 굉장히 싸죠.
혹은 중고 부품을 조립해서 가는 것인데 이것도 아마 사양이 10년, 20년 차이가 나는 것도 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새 컴퓨터를 사가는 북한 사람도 있는데 그것조차도 한 100달러, 200달러 미만입니다. 더욱이 북한은 와이파이가 연결되는 것도 아닙니다. 물론 그 시설은 다 돼 있다고 하지만 즉 인프라는 구축되어 있다고 하지만 워낙 정보에 대한 통제가 강하니까 와이파이가 연결될 수 있는 그런 기관들이 또 한정되어 있고요. 그냥 USB로 복사하는 수준입니다. 따라서 중국으로 나오는 북한 IT 전문가는 북한에서는 최상의 사람들 밖에 못 나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수준으로 볼 때 많이 떨어져 있는 사람들이 나오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기자 :예, 그렇군요. 그렇게 컴퓨터를 다루는 기술이 약한데, 북한의 아이티 인력들이 실제로 중국이나 러시아에 파견되어 현장에 투입이 되면 현지에서 일을 잘할 수 있는지 좀 의심이 되네요. 아무래도 이제 중국과 북한의 기술 격차가 클 것 같은데요.
정은이 연구위원 :물론 고도의 기술을 가진 사람들은 또 괜찮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수준의 IT 인력들은 처음에 외국에 나오면 세상 물정을 잘 모르니까 현장에 쉽게 적응하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북한의 IT 수준이 아무래도 러시아나 중국에 비해서 한 10년 정도 뒤처져 있으니까 변화하는 중국의 시장에 못 따라가는 경우도 있고 그렇다면 한국을 따라가기는 더 힘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렇게 굉장히 고도의 기술을 가지지 않는 북한의 IT 전문가들 같은 경우는 처음 진출했을 때 중국이 요구하는 수준을 천천히 따라갈 수 있도록 또 별도로 중국의 IT 전문가들을 고용해서 2~3년 정도 배우고 현장에 또 투입이 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기자 :예, 미국 재무부가 지난 4월 한 보고서에서 북한과 연계된 해킹조직 '라자루스'가 약 6억 달러에 암호화폐를 탈취했다는 발표를 했거든요. 이렇게 고도로 숙련된 정보 기술자들 수천 명 정도가 전 세계에 파견됐다고 덧붙였는데요. 그러면 박사님이 말씀한 북한의 IT 인력들은 이런 해킹을 하는 사람들과 좀 다른 사람으로 볼 수 있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네 맞습니다. 그러니까 물론 북한에 해외에 파견된 IT 인력들 가운데는 굉장히 특수한 교육을 받고 양성된 그런 집단들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반면에 그렇지 못한 또 집단들 같은 경우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암호화폐 탈취나 이런 것보다는 홈페이지를 작성한다든지 그러니까 보편적이고 평범한 그러한 외화벌이에 투입이 된다고 합니다.
기자 :예, 그렇군요. 중국 등에 나와서 게임을 개발한다든가 아니면 웹사이트를 구축을 해주고 돈을 번다 그런 말씀이 될 텐데요. 그래서 한 2~3년 정도 배우다 보면 중국인들보다 더 잘하게 되는 경우도 있지 않을까요?
정은이 연구위원 :그렇습니다. 이들은 대체로 김일성 종합대학 컴퓨터 대학이라든가, 김책공대 정보대학 컴퓨터 기술대학을 나온 수재들이고요. 또 금성학원과 같은 곳에서 어렸을 때부터 컴퓨터 교육을 받은 수재들입니다. 하지만, 원래부터 중국과 기술 격차가 나서 고도의 기술을 가르쳐도 따라오기 어려운 그런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기자 :그렇다면 왜 중국인들은 북한의 IT인력들을 필요로 하는 것입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대체로 보면 일단은 중국인을 채용할 경우 인건비가 매우 높다는 것이죠. 바꿔 말하면 북한 사람은 싸게 고용할 수 있어서 채용을 하는데요. 또 그렇다고 해서 북한 사람들이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는 작업을 수행하는 것보다는 시간과 품이 많이 드는 좀 허드렛 일을 하는 경우도 또 많다고 합니다. 그리고 중국이 북한의 IT 인력을 선호하는 이유가 싸지만 굉장히 성실한 면도 있어서 고용을 한다고 합니다.
기자 :예, 중국에 파견된 IT 기술자들은 북한으로 다시 돌아갈 때는 수준이 많이 올라갈 것 같은데요. 그러면 북한의 IT인력들은 중국에서 배운 그런 기술을 가지고 들어가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요?
정은이 연구위원 :우선 중국은 북한 인력들에게 오픈소스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는데요. 북한 인력들은 중국에 가서 데이터를 카피해서 씁니다. 중국과 같은 경우는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접근할 수 있으니까요. 즉 중국 자체가 소프트웨어를 돈 주고 쓰지 않는 그런 경향이 있으니까 북한도 중국의 영향을 받습니다. 그래서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정품도 까는데 10분 넘게 걸려도 북한에서는 '고스트' (영혼)이라는 버전이 있는데 윈도우 시스템을 압축해두고 더블 클릭하면 바로 풀리고 드라이브도 몇 개 푸는데 3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기자 :북한 IT 전문가들이 중국에서 무료로 마이크로소프트의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방법을 배워가지고 북한에 들어가서 활용하고 있다 그런 말씀이 되는데요. 그러면 이들이 북한의 기술을 발전시키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네, 사실 북한과 같이 가난한 나라에서 소프트웨어를 일일이 돈까지 주면서 구입을 한다면 IT 기술의 진보가 될 텐데 어떻게 보면 중국의 영향을 받아서 중국의 IT 발전 속도를 따라갈 수 있는 것입니다. 또 여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북한에 돌아가면 인터넷 연결이 안 되니까 귀국하기 전에 무제한 이 자료를 다운받는 그런 습성이 있는데 이것을 가지고 들어가서 특정 국가 서버에 등록을 합니다. 그 자료를 IT 전문가들이 같이 공유를 하는 것이죠.
기자 :다른 나라의 과학자들이 애써 만든 소프트웨어 프로그램도 공짜로 이용하고 또 다른 나라 과학자 연구사들이 고심하여 만든 과학기술정보도 몰래 다운로드하여 가져가서 북한 정부가 지정한 국가 서버에 저장시켜놓고 그걸 북한 내부에서 인트라넷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있다는 그런 말씀 같은데요. 어떻게 보면 북한 정부가 정보기술 전문가들에게 이런 자료들을 가지고 오도록 요구한다고 볼 수 있지 않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네 맞습니다. 사실 국가 차원에서는 이것을 통제하기보다는 장려하는 거라고 할 수 있는데 왜냐하면 비용보다 효용이 더 크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따라서 북한에서는 이것을 '융성 자료'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등록 서버가 북한에서는 오픈소스 역할을 하는데 오히려 인터넷에 들어갈 필요 없이 필요한 자료들이 다 구비되어 있다고 합니다. 서버에 너무나 정리 정돈이 잘 되어 있어서 굳이 고생하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기자 :예 '융성자료'다 이렇게 말씀하는 걸 보니까 '국가의 융성 번영'을 위한 자료다 그런 말로 이해가 됩니다. 외국에서는 이렇게 남의 자료를 무단으로 사용하면 지적 재산권 문제가 종종 발생해서 법적 소송까지 가거든요. 그런데 북한 IT 인력들이 외국에 나가서 자료를 다운로드 받아다 북한에 보존 해놓고 정리를 잘 해놓고 그걸 북한 내부에서 인트라넷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있다 그런 말씀 같은데요. 미국의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이 했던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정연구위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경제와 우리 생활 지금까지 도움 말씀에는 남한의 통일연구원 정은이 연구위원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