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경제특구의 발전 방향]
- 북한 경제특구 아무리 지정해도 외국인투자 없으면 무용지물
-북한 당국도 경제특구내 토지 및 하부구조 개발과 특구 관리의 중요성 인식
-각종 혜택 제공해도 정치외교 리스크때문에 외국인투자 유치는 한계
-경제특구에 참여했던 주민들은 새로운 기술과 지식 습득할 수 있어서 매우 만족
-북한 경제특구를 국내기업과 내수시장에 연계해야만 경제효과 증대 가능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함께 잘살아 보는 방법을 고민해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 ‘경제와 우리생활’ 시간 입니다.
이 시간에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세계 경제 지식을 알아보고 그것을 북한 현실에 효과적으로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아 봅니다. 도움 말씀에는 경제 전문가로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객원 연구원 김중호 박사, 진행에는 정영 입니다.
기자:김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김중호 박사:네 안녕하십니까?
기자:오늘은 경제와 우리생활 20번째 순서로 어떻게 하면 북한 경제특구를 성공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현재 북한의 경제특구 실태는 어떻습니까?
김박사:북한도 경제특구에 상당히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북한의 경제특구 목적도 다른 나라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외자유치를 통해서 경제발전을 이루겠다는 것인데요. 외국으로부터 선진 과학기술도 받아들이고 경제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 중국의 경제 특구 모델을 모방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북한이 1991년 나진선봉 자유경제무역지대를 창설했는데요. 그것을 기점으로 경제특구를 지정하기 시작했고, 지금 현재 국가급 특구가 5개, 지방급 개발구가 19개로 지정된 상태입니다.
기자:경제특구와 관련하여 북한 당국이 특별히 강조하는 점은 어떤 게 있습니까?
김중호 박사:북한 당국의 목적은 결국 투자유치를 더 많이 하겠다는 것인데, 그런 경제특구를 조성할 때 아무래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환경을 먼저 만드는 것이겠지요.
북한당국의 입장을 잘 정리한 학술논문을 살펴보면 그 부분을 이해하실 것 같습니다. 2019년 김일성종합대학 학보 제65권 제2호에 게재된 리명숙 교수 박사의 글인데 제목은 “경제개발구의 중요 특징과 개발내용”입니다. 내용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되는데요. 하나는 경제개발구의 토지와 하부구조 대상의 개발이고 다른 하나는 경제개발구의 관리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외부의 표현으로 하면 인프라 라고 하는데요. 경제개발을 위한 기반 시설들을 잘 갖춰줘야 외국인 투자자들이 와서 그 안에서 경제 생산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고 그런 조건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투자가 들어오기 어렵겠지요. 그래서 북한도 상당히 신경을 쓰고 개발 기업, 개발업자가 어떻게 그 부분을 잘 처리해야 되는지 고민하는 것 같습니다.
또 하나는 경제개발구를 어떻게 관리해야 그것이 경제적 효과를 더 증대할 수 있고 그리고 정치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까? 그런 부분들을 고민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기자:북한 당국도 투자유치를 위해 경제개발구에 참여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폭넓은 대우를 약속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생각처럼 외국인투자가 잘 들어오지 않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왜냐면 중국기업 밖에 없거든요. 왜 그런 겁니까?
김중호 박사:네 북한도 경제특구를 만들 때 실패하려고 만들지 않겠지요. 당연히 성공시키고 싶어서 여러가지 혜택을 제공하는데 토지세나 세금을 감면시키거나 면제해주고 또 대부도 해주고,자유로운 생산과 판매 활동도 보장해주고, 외화의 자유로운 송금도 보장해주는 등 다양한 혜택을 보장해준다고 합니다.
그런데 역시 북한이 외국인 기업들을 초청할 때 외국인 기업들이 생각하는 만큼 경제특구의 하부 구조가 잘 정리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북한이 뭐 자본과 물자가 없는데요. 그것들을 먼저 나서서 처리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게 아마 가장 큰 골칫거리이자 딜레마인 것 같습니다. 사실 제도적, 경제적 혜택을 제공한다는 것 뿐 아니라 정치적 환경을 또 안정되게 잘 조성해주어야 외국인 투자자들이 그걸 믿고 들어올 수 있는데요. 북한의 경우에는 정치나 경제 정책이 따로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북한의 경제정책을 보면 마치 북한이 경제 개발에 관심이 있고 또 진지하게 그것을 추진하려고 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북한의 정치적 발언이나 정치적 행보를 보면 북한이 경제특구를 정말 잘 운영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나? 하는 의심을 갖게 만드는 거겠죠.
그런 면에서 북한이 나선이나 개성공단을 지정해놓고 많은 외국인 기업들을 초청했는데도 외국기업들이 선뜻 들어가지 못하는 이유를 보면 누가 봐도 북한의 어떤 정치적인 입장 때문에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기자:북한의 경우에는 경제보다 국가의 안전이나 당의 정책, 최고지도자의 지시가 최고의 법이기 때문에 어느 때든지 상황이 바뀔 수 있다. 그래서 다른 나라에서는 정치적인 리스크 때문에 북한 경제특구에 참여하는 것을 꺼린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중호 박사: 북한 인민들은 경제특구에 들어가서 노동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습니까?
기자:북한주민들은 경제특구에 들어가서 일하는 것을 상당히 긍지로 생각하고 기회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왜냐면 외국상품들을 생산하면서 품질이나 기술도 배울 수 있고 그리고 외국인들과 일하면 배급이나 생활비도 받을 수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북한주민들은 경제특구에서 일하는 것을 기회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중호 박사:네 아무래도 나선 특구나 개성공단에서 일했던 분들은 예를 들어 중국 위안화도 좀 만져 볼 수 있을 것 같고 여러가지 외국 물건도 좀 경험해볼 수 있고 또 국제경제에 관한 뉴스나 소식도 좀 들을 수 있겠네요.
기자:나진 선봉의 경우에는 그 안에 들어가서 일하는 사람들은 중국인들과 접촉하기 때문에 위안화나 달러는 쓰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개성공단의 경우에는 북한이 한국 기업들로부터 직접 달러를 가져갔기 때문에 노동자들에게는 전달되지 않고 나진 선봉과는 좀 다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북한의 경제특구의 특징은 무엇인가하면 평양과 멀리 떨어진 곳에 설치하는 것입니다. 중국도 처음 경제특구를 만들 때 베이징에서 멀리 떨어진 광동성 심천에서 먼저 시작했는데요. 북한도 비슷하게 평양과 멀리 떨어진 나진 선봉에 시작한 것을 기점으로 하여 현재 십 수개를 지정했는데 그것은 북한 주민들이 남한이나 중국의 사업가들을 만나면 체제가 위험해질 까봐 지리적으로 격리시켜 놓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김:북한이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체제 안정이고 황색바람을 막는 것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겠네요.
기자:네. 그렇지요. 앞서 언급했지만 나진 선봉자유무역지대에 철조망을 설치한 점 그리고 개성공단에도 철조망을 설치하고 관광특구로 볼 수 있는 금강산 관광지구에 철조망을 두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래서 2000년 중반이지요. 금강산 관광에 나섰던 남한 여성이 금강산 특구 지역을 벗어났다고 해서 북한군이 쏜 총에 숨지는 그런 사건이 발생했지요. 이런 모기장식 경제특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김중호 박사:네,
기자:기자: 오늘은 시간관계상 여기서 마무리 하겠습니다. 김 박사님 그러면 앞으로 북한 경제 특구가 발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김박사:경제특구와 관련한 법이나 제도, 행정 같은 것을 좀 더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는 일반적인 이야기가 있습니다만 사실은 북한이 경제 특구운영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꿔야 하겠지요. 기존에는 저임금 노동력을 제공하고 저렴한 토지를 제공해서 임금과 수수료를 챙기는 데 초점을 맞췄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경제특구가 다시 열리게 되고 외국인 투자 기업들이 들어와 투자를 하게 된다면 특구 내에 생산 수출 활동들이 북한 국내 기업이나 산업과 연계가 될 수 있게끔 연결망을 구축하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왜냐면 특구 내에서 활동하는 모든 기업들이 수출하는데만 초점을 맞추면 북한 국내 산업 발전에 도움이 안되거든요. 북한 기업이나 내수 시장과 연계가 되어 원부자재를 생산하고 특구 안에서 소비한다든지, 특구안에서 용역을 줘서 국내 기업들이 생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연결망을 구축하는 것이 북한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기자: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박사:네 감사합니다.
기자 정영,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