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우리 생활] 신의주 화장품 좋은 이유 물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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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함께 잘살아 보는 방법을 고민해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 ‘경제와 우리생활’ 진행을 맡은 정영 입니다. 오늘은 북한의 화장품 산업에 대해서 경제전문가인 남한 통일연구원 정은이 박사님과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기자 :정은이 박사님 안녕하셨습니까

정 연구위원 :네 안녕하세요.

기자: 북한은 계획경제 뿐만 아니라 지방산업 균형 발전 전략에 따라서 각 지방의 지역별로 골고루 산업들을 배치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요. 그런데 화장품만은 신의주와 평양 등 2개 도시에 집중적으로 배치하고 육성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그 원인은 무엇이라고 볼 수 있습니까?

정 연구위원 : 네 이른바 고급화 전략을 꾀한 것으로 보입니다. 전통적으로 화장품 산업이 평양과 신의주를 중심으로 독점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는데요. 그런데 1990년대 시장화가 중단되면서 오히려 그 유명세가 평양에서 신의주로 치우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기자 :신의주 화장품 공장에서 생산된 화장품이 2000년대 들어와서 유명하게 됐다는 그런 기사들을 북한 매체를 통해서도 접할 수 있었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정 연구위원: 아무래도 무엇보다 신의주가 무역의 거점이기 때문으로 보이는데요. 즉 화장품 산업은 일종의 화학공업 부분에 속하기 때문에 원료 조달이라든가, 다른 산업에 비해 상당히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원료도 일반 공장에서 쉽게 조달할 수 없는 희소품이라고 할 수 있고요. 또 용기도 일반 용기가 아닌 특수 용기입니다. 화장품 제조는 그만큼 특수 원료와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였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유행을 타는 제품이기 때문에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기술 개발이 동반되어야 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평양보다는 신의주가 더 유리하다고 할 수 있죠. 무역의 거점인 만큼 외국을 통해서 시시각각 원료를 조달할 수 있고 또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을 해서 기술 개발을 하고자 하는 그런 자극도 외부에서 받을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기자 :말씀 중에 진입 장벽에 대한 언급이 많으신데요. 그 진입 장벽이 어떤 의미인지 말씀을 해주시겠습니까?

정 연구위원 :네 복장과 같은 경우는 중국에서 원단을 들여와서 제봉기 정도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상대적으로 할 수 있는 산업 부분이잖아요. 그런데 화장품 같은 경우는 아무래도 화학공업이기 때문에 상당히 고도의 기술과 고도의 설비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복장 같은 경우는 집에서도 그 쉽게 할 수가 있는데, 그런데 화장품 같은 경우는 공장에서 대규모의 설비와 고도의 기술 인력들을 필요로 하는 산업이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진입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진입장벽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 :아,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그런 말씀이 되겠네요. 신의주는 중국과 가까워서 기술 교류 같은 것이 수월하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정 연구위원 :신의주 화장품 공장은 설비의 현대화가 상당히 이루어져 있고 새로운 기술개발이 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아무래도 외국의 기술들을 많이 받아들였기 때문이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특히 신의주는 중국과 지리적 인접성으로 해서 언제든지 필요하다면 해외 네트워크를 가지고 시시각각 원료 조달과 기술 개발에 필요한 설비 조달, 인적 교류, 관련 서적들의 유입 등이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최근에 자력갱생, 자력갱생을 강조하고 있지만 100% 순수하게 북한의 기술과 설비로만 현대화가 이루어졌다고 보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기자 :평양 또한 수도이기 때문에 외국기술이나 교류 같은 것이 더 수월하다고 볼 수 있는데 어떻습니까?

정 연구위원 :네 맞습니다. 과거에 평양도 현재도 마찬가지지만 인지도가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언제 순위가 바뀌었냐면 2000년경에 신의주에서 화장품 공장을 시내 중심부에서 남신의주로 옮겨가면서 결정적으로 신의주 화장품이 우위에 서게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 : 그런데 화장품 공장이 남신의주로 옮겨갔다고 해서 그렇게 인지도가 올라갈 수 있을까요? 무슨 비법이 있을 것 같은데요.

정 연구위원 :네, 화장품은 물이 기본적으로 상당히 좋아야 되는데요. 신의주 화장품 공장이 옮겨간 자리가 바로 좋은 물 생산지로 유명한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지역에서 생산된 술도 전국적으로 유명하고 또 실제로 화장품 공장이 자리를 옮긴 즉시 그 물로 '너와나'라는 화장품을 생산했는데요. 전국적으로 반응이 상당히 좋았고 "그 이유가 바로 물에 있다"는 그러한 인식을 많이 하더라고요 이런 인지도로 인해서 신의주 화장품은 오래전부터 평양 화장품과 맞장을 뜨면서 경쟁력을 가지게 되었고 또 실제로 개인이 생산한 모조 제품 또한 신의주 이외의 지역에 가져가서 팔면 상당히 높은 가격에 팔리는데 그 이유가 화장품의 물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 :물이 좋아야 제품이 좋다는 말씀에 저도 동감을 하는데요. 북한에도 "술도 물이 좋아야 술맛이 좋다"는 말이 있습니다.

정 연구위원 : (웃음)그건 남한과 마찬가지네요.

기자 :그런 자연지리적 이유라면 평양화장품이 신의주 화장품을 이기기가 참 버거울 것 같은데요. 평양과 같은 경우 자본도 또 기술도 인재도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오히려 신의주보다 더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는데 한때 북한에서 고급 화장품을 생산해서 해외에 수출한다 그런 전략도 세우지 않았습니까?

정 연구위원 :네 맞습니다. 평양도 신의주 못지않은 여러 가지 유리한 조건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양 같은 경우는 수도로서도 제약이 많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반대로 신의주는 상대적으로 자율성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평양은 수도인 관계로 제약이 많다라는 사실은 그만큼 사회주의 방식을 더 견지할 수밖에 없으며 또 국가 정책의 방향과 맞물려서 작동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개인들이 무엇인가를 창조적으로 혁신을 한다는 것은 참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반면에 신의주는 중국으로 가는 관문으로서 무역거점인 만큼 상대적으로 개방성이 높은 도시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평양 같은 경우는 내륙에 입지해 있다면 신의주는 중국과 바로 접하고 있기 때문에 유리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그리고 최근에는 유독 김정은 위원장이 신의주 화장품 공장을 평양보다 훨씬 더 자주 방문하고 또 현대화된 상황에 대해 칭찬하는 모습들이 여러 번 방송에도 나왔고요. 반면에 평양화장품에 가서는 오히려 질책하는 그런 상반된 모습들도 나왔습니다.

기자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국산화를 강조하면서 특별히 화장품 공장 현대화에 힘을 쏟는 것 같은데요. 외부 사회에서는 부인 이설주도 샤넬이나 랑콤 그리고 시세이도 같은 외국 브랜드 화장품에 대해서 관심이 높기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도 관심이 높지 않을까 그런 추측을 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그런데 혹시 개인 돈주들이나 개인들이 화장품 공장에 투자하는 그런 경우가 있습니까?

정 연구위원 :네, 신의주 화장품 같은 경우는 그런 경향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신의주 화장품은 국가적으로 상당히 집중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투자를 하는 그런 곳이고, 또 화장품 같은 경우는 다른 것에 비해서 대중화가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고급화 전략으로 가기 때문에 화장품을 구입해서 쓸 수 있는 그런 계층들이 돈이 많 계층들이기 때문에 돈 주가 투자하는 경향은 제가 보기에는 없었다고 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례가 있는가 하면 개인들이 신의주 화장품 지배인이나 종업원을 통해서 화장품 원료라든가, 반제품을 빼내는 경우는 있었습니다. 그것으로 모조 제품 만들어서 판매하는 데 개인 돈주가 투자하는 경우는 없는 것 같습니다. 화장품이 워낙 고가라서 개인이 한 공정을 맡아서 투자하기는 좀 어려운가 봐요.

기자 :그렇겠죠. 오늘 시간상 관계로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다음 시간에 좀 더 유익한 내용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정연구위원 :네 고맙습니다.

‘경제와 우리생활’ 지금까지 도움 말씀에는 남한 통일연구원 정은이 연구위원이었습니다.

참여자 정은이 연구위원, 기사작성 정영기자,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