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함께 잘살아 보는 방법을 고민해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 '경제와 우리생활' 시간 입니다.
이 시간에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세계 경제 지식을 알아보고 그것을 북한 현실에 효과적으로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아 봅니다. 도움 말씀에는 경제 전문가로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객원 연구원 김중호 박사, 진행에는 정영 입니다.
기자: 김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김중호 박사: 네 안녕하십니까?
기자: 오늘은 경제와 우리생활 24번째 순서로 북한의 도로에 관한 이야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지난 시간에 지난 시간에는 북한의 경제특구 실태에 관해 얘기했죠. 경제특구를 성공시키려면 반드시 외국인투자를 유치해야 하고,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하부구조가 잘 준비되어야 한다고 북한도 인지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오늘은 북한경제 발전과 관련된 도로 건설의 중요성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도로가 어떤 점에서 중요한 건지 설명 좀 해주시죠.
김중호 박사: 도로는 사람과 자동차의 이동을 위해 잘 정리된 길을 말하죠. 사람, 그리고 상품과 서비스를 자유롭고 안전하고 신속하게 이동하게 하려면 잘 정비된 그리고 잘 연결된 도로가 필요합니다. 흔히 도로를 도시의 혈관이라고 표현하기도 하죠. 도로와 도로의 연결망을 얼마나 잘 계획하고 만드느냐에 따라 도시화, 산업화의 효과가 달라지게 됩니다.
기자: 네, 저도 북한과 중국 한국을 거쳐 미국에 오면서 이 과정에 느낀 것이 바로 이 나라들의 도로가 정말 발달되었다는 점입니다. 수도권을 한바퀴 에워싸는 외곽순환 고속도로는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도 있지만, 서울에도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개혁개방에 성공해 경제발전을 급속하게 이룬 중국도 마찬가지로 도로가 어마어마하게 건설되었습니다.
시장경제가 가장 발달된 나라들의 경우 항만과 주요 대중이 있는 거주지까지 고속도로가 뻗어있고, 농촌지역까지 모두 아스팔트 포장되어 있어 화물이 빠르게 운송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여행객을 빠르게 이동시켜야 관광산업도 발전시킬 수 있지 않겠습니까, 경제가 발전하려면 도로가 발달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도로가 도시화나 산업화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라고 하셨는데 좀 더 자세히 말씀해 주시죠.
김중호 박사: 네, 도로 건설은 산업단지 건설과 상품 판매 및 물류, 시장 형성 등과 긴밀히 연계된 핵심 이슈입니다. 도로 건설은 생각보다 복잡하고 다양한 변수들을 고려해서 계획하고 추진하게 됩니다. 단순히 자연환경 뿐만 아니라 경제적 환경을 고려하여 도로와 도로의 연결망을 설계하게 되죠. 도로를 만들면 그 주변에 작은 도시가 형성됩니다. 도로가 생기면 그걸 중심으로 살림집도 생기고 학교, 빵집, 은행, 주유소 그리고 시장 등이 세워지는 거죠. 그리고, 그 도로가 다른 도로들과 연결되면 사람이나 상품의 이동 범위가 넓어지게 되면서 작은 마을이 다른 마을과 연결되고, 그로 인해 더 큰 도시가 탄생하게 됩니다. 공장이나 기업도 마찬가지 입니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공장과 기업들도 도로의 연결망을 통해서 서로 연결되고 촘촘하고 확대될수록 서로 협력하거나 보완할 가능성이 높아져가죠.
그래서 선진국들에서는 도로의 견고성, 기능성, 확장성 등을 위해 여러가지 기술과 경영방식을 끊임없이 고민해 왔습니다. 흔히 하는 말로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는 옛말이 있는 것처럼, 도시를 만들고 나라를 발전시키려면 도로를 잘 정비해야 합니다. 그러면 북한의 도로 실태가 어떤지 정 기자님이 한 말씀 해주시죠.
기자: 네 북한의 도로교통법에는 "도로는 나라의 얼굴이며, 경제발전 수준과 문명 정도를 보여주는 중요 척도"라고 명시돼 있습니다. 그만큼 북한도 도로 건설에 관심이 높은데요. 하지만, 수도와 도를 잇는 국도는 비록 깨어지긴 했지만 시멘트 포장이 되어 있지만, 도와 군을 잇는 국도조차 포장이 안되어 있는 곳도 많고요. 농촌과 농촌 사이 도로는 거의 토사 도로로 되어 있습니다.
북한에서 발행된 '조선지리전서'에는 북한의 도로 총연장 길이가 약 60,966km로 되어 있는데, 하지만, 실제로 이용 가능한 도로는 이보다 훨씬 적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김중호 박사: 네, 북한의 도로에 대한 평가 기준이 한국이나 미국, 일본 등과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아까 말씀하신 토사 길까지 모두 도로라고 보는 것이 북한의 기준이라면, 남한 같은 경우에는 어느 정도 속도를 놓을 수 있는 조건을 갖춘 길을 도로라고 보는 것 같은데, 그런 기준으로 보면 아마 북한 도로의 총연장 길이가 좀 다를 것 같습니다.
왜냐면 북한은 도로를 고속도로와 1~6등급 도로로 구분하고 있는데, 이중에서 5급과 6급 이하의 도로 연장 길이는 4만km 라고 하는데, 그런 것들은 남한의 기준으로는 도로로 보기 힘든 수준이라는 거죠.
한국 통계청 자료를 보니까, 2014년 기준으로 볼 때 북한의 도로들을 쭉 이어놓은 총연장 길이는 2만6천km가 되지 않을까 전문가들은 평가를 했고요. 남한의 도로를 쭉 이어보면 약 10만km 된다, 그래서 북한은 남한에 비해 1/4 수준으로 비교하고 있고요.
도로와 항상 같이 나오는 말은 그러면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가 몇 대가 되는가 하는 것인데요. 북한의 경우에는 자동차 보유량은 2014년 기준으로 27만대가 등록되어 있었고요. 같은 해에 남한에는 2천만대가 등록되어 있었지요. 그래서 북한의 자동차 보유량은 남한에 비해 70분에 1 수준이라고 보는 전문가 통계가 나와 있습니다.
기자: 네, 남북한의 도로 길이와 자동차 보유량을 잘 비교해 주셨는데요. 북한이 도로 총연장길이가 약 6만 킬로미터 정도라고 발표했는데요. 사실 도로로 보기가 어려운 것들이 많습니다. 왜냐면 북한에는 대부분 토사 도로인데, 아스팔트로 포장하고 싶지만, 그 넓은 도로를 시멘트 콘크리트로 친다고 생각해보십시오. 현재 북한에서는 살림집도 시멘트로 짓지 못해서 지방에서는 석비례라고 하는 흙으로 집을 짓는데, 그런데 도로에 시멘트를 깐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고요. 피치를 녹여 아스팔트를 깔자고 해도 북한에 원유도 없고 피치를 사올 돈도 없기 때문에 어려운 것입니다.
또 북한 사람들은 여객열차가 잘 다니지 않아 대부분 '차잡이'라고 하는 즉 화물자동차를 타고 여행하는 데 도로가 고르 롭지 못해 자동차가 몹시 들추어 상당히 피곤하게 다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북한이 발표한 게 자동차 보유대수가 27만대 인데, 제가 있을 때만해도 평양-향산 고속도로의 경우에는 하루 통과 량이 100대가 안될 때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평양-향산 고속도로의 경우에는 일반 화물자동차가 다니지 못하게 진입로마다 안전원(경찰)들이 통제하고 있었습니다. 1호 고속도로라고 김씨 일가와 고위급 간부들만 다닐 수 있도록 해놓았기 때문입니다.
북한도 경제를 발전시키려면 도로가 현대화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지만 경제적으로 여력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김중호 박사: 네 옳은 말씀입니다.
기자: 오늘은 시간상 관계로 여기서 줄이고요. 다음 시간에는 북한의 도로 문제점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박사: 네 감사합니다.
기사작성 정영기자,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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