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함께 잘살아 보는 방법을 고민해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 ‘경제와 우리생활’ 진행을 맡은 정영 입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막기 위해 유엔대북제재가 강화되면서 북한의 대외교역 가운데서 수입규모도 감소했습니다. 때문에 북한에서는 고부가 가치가 있는 제품에 대한 임가공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 하는 길을 택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담배 임가공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경제 전문가인 남한 통일연구원 정은이 박사와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기자: 정은이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네 안녕하십니까?
기자: 먼저 2016년 유엔대북제재가 강화된 이후 북중 간 임가공 무역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났습니까?
정 연구위원: 제재가 강화되기 직전까지는 복장이 주를 이루었는데요. 최근에는 품목이 다변화되고 있고, 가발이나 시계 등 고부가가치 품목 중심으로 변화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담배인데요. 담배는 2018년 이후 많아졌고, 2021년에는 아예 담배가 북한의 10대 대중 수입품목 2위에 들었습니다. 이것은 북한 내 소비를 목적으로, 즉 내수용으로 원료 자재를 수입한 측면도 있으나 그중 많은 부분들이 원료를 들여와서 북한에서 가공하여 다시 중국으로 수출되는 형태가 많은 것으로 보여집니다.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제재안에는 북한에 담뱃잎과 담배 제품을 수출하지 못하도록 막는 내용도 들어갔습니다. 로이터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담배를 손에 든 모습이 관영매체에 자주 포착되는 등 애연가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자 : 북중간 임가공 무역이 이제는 담배 중심으로 바뀌었다는 말씀인가요?
정 연구위원: 일단 옷은 진입 장벽이 낮습니다. 옷은 단순히 말하면, 미싱만 있으면 생산이 가능하다고 할 정도로 많은 설비와 에너지도 필요 없습니다. 디자인만 제공하면 대량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집에서도 가능합니다. 이는 그만큼 누구나 뛰어들 수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반면에 담배는 리스크가 큽니다. 누구나 할 수 없고 힘 있는 기관만이 접근할 수 있습니다. 담배 같은 경우는 배합에 있어서도 기술도, 설비도 복장보다 훨씬 복잡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에 담배만큼 원가가 적게 들어가는 것도 없습니다. 바꿔 말하면 담배생산만큼 큰돈 버는 것도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웬만한 사람은 진입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일단 생산만 되면 고가에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모조품 생산이라면, 중국 내에서도 생산이 어렵기 때문에 임가공 단가는 더욱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담배는 90년 이후 현재까지 임가공 무역이 꾸준히 이루어졌지만, 최근 제재로 인해 더욱 부각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 미국에서도 담배 가격이 비쌉니다. 예를 들어 말보로라고 하는 미국 담배는 수도 워싱턴 디씨에서는 한갑에 10달러가 넘는 곳도 있거든요. 물론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원가에 비해 비싼편입니다. 그 이유를 물어보니 세금이 높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원가가 1~2 달러 정도 밖에 안되는데, 10달러 넘는 것은 세금때문이라고 들었습니다. 북한에서 담배 생산이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정 연구위원 : 일단 와꾸를 받은 무역회사들이 새롭게 공장을 설립하여 생산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평양의 외곽지역에는 2012년 이후 신규로 설립된 담배공장들이 상당히 많다고 할 수 있는데요. 북한에서 생산한 담배의 종류만 해도 수십 가지가 넘는다는 사실을 통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와꾸가 있고 중국에서 주문은 받았으나 생산을 위한 공장설립 자금이 부족할 경우 평양의 국영 담배공장의 설비를 임대해서 생산을 하기도 합니다. 이런 체계가 굉장히 잘 되어 있습니다. 이때 원부자재도 오더받은 주체가 직접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즉, 중국 측에서 원료 자재를 받을 수도 있으나 이렇게 되면 여기서 이윤이 줄어들기 때문에 자금만 된다면 아예 원부자재도 직접 구입하여 생산을 하기도 합니다. 이는 의류 임가공 부문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기서만 해도 많은 돈이 절약되기 때문입니다.
기자 : 그렇다면 북한 내부에서도 생산이 증가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어떤가요?
정 연구위원: 네 맞습니다. 김정은 위원장도 지난 2014년10월 경 "국산담배를 질 좋게 만들라"고 지시한 후 북한에서는 국산화 장려바람이 불고 있습니다.북한에서 식품과 담배만큼은 국산화가 이루어졌다고 할 정도로 담배는 국산화가 이루어졌으며, 판매되는 종류나 가격만 해도 상당히 많습니다. 말보루, 세븐 등 수입산 담배도 개인이 만들어서 시장에 판매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국내용 담배 생산은 나선에서도 하고 평양에서도 하지만, 평양과 연계하에 강서쪽에서 많이 나온다고 합니다. 다만 개인이 담배 생산하는 것은 단속이 심합니다.
기자: 북한에 위력 기관들이 담배 와크를 받아서 생산하여 팔기도 하는데, 생산된 담배가 북한 내부에서도 팔리지만, 중국으로도 (밀수로)넘어가는데요. 북중 무역업자의 말에 의하면 중국 국경 지방 사람들이 북한에서 담배를 날라다 피운다고 합니다. 중국 사람들이 그만큼 북한의 담배 질도 좋고 중국산보다도 가격이 눅다고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북한에서 상당히 담배를 질적으로 만드는구나 하고 생각했는데요. 1년에 밀수량이 몇천만 달러 정도 된다는 이야기를 접한 적이 있습니다.
북한에도 도급에 담배공장이 하나씩 설립되어 있는데요. 하필이면 왜 강서에 중하는가요?
정 연구위원 : 네, 국가 담배공장은 평양, 회령, 순천 등 여러 지역에 있습니다. 그 중에도 특히 평양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 외에도 나선쪽에서 중국의 투자를 받아서 생산하고 있는데, 평양은 주로 고급담배를 생산하고 나선 지방은 대중적인 담배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집중되는 쪽은 평양과 가까운 강서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런데 강서에 퍼진 이유는 일단 강서에는 각종 임가공이 발달되어 있습니다. 이는 바꿔 말하면 강서가 제조업과 기계공업이 발달되어 있다는 말입니다. 즉, 강서 강선 지역은 생산을 위한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평양과 가깝기 때문에 평양 사람들이 강서에 와서 투자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평양의 담배 기술이 강서쪽으로 보급되면서 담배 생산이 강서와 강선으로 집중될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즉 강서와 강선은 원래부터 산업기반 시설이 있지만, 그 외에도 평양과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이점에 의해서 평양의 자본과 기술이 유입되었기 때문에 담배생산이 집중될 수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 평양이 본사라면 강서와 강선은 산업공단(공업단지)과 같은 입지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겠군요. 오늘은 시간상 관계로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다음 시간에 또 여러분들을 찾아뵙겠습니다.
정 연구위원: 감사합니다.
‘경제와 우리생활’ 지금까지 도움 말씀에는 남한 통일연구원 정은이 연구위원이었습니다.
참여자 정은이 연구위원, 기사작성 정영기자, 에디터 김진국,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