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우리 생활] 북 ‘선군사상탑’ 대신 들어선 문수물놀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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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함께 잘살아 보는 방법을 고민해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 ‘경제와 우리생활’ 진행을 맡은 정영 입니다. 김정은 시대 들어 살림집에 건설이 집중되는 현상이 부각되고 있는데요. 오늘은 김정은 시대 건설의 특징과 그 배경을 북한 경제 전문가 남한의 통일연구원 정은이 연구위원님과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기자 :정은이 연구위원님 안녕하셨습니까?

정 연구위원 :네 안녕하세요.

기자 :북한이 2021년 1월 8차 당대회에도 5만세대 평양집 살림집 건설을 발표했지요. 그래서 현재 살림집 건설이 대대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정 연구위원: 첫째는 대외적으로는 과시용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서방세계에 성과를 과시하기 위한 것이지요. 두 번째는 건설이 치적 쌓기에 가장 좋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인민들을 위한 활동으로 미화시키기에 최적이라는 것입니다. 사실 공장을 설립한다든지 이런 것은 시간도, 비용이 많이 들지요. 더욱이 제재 속에서는 더욱 어려운 일이지요. 그런데 살림집 건설은 원산갈마지구와 달리 자국민을 상대로 하기 떄문에 국산 자재, 원료로도 충분히 단시일 내에 성과를 올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김정일 때도 보면 북한 지도자들은 건설에 많이 집중했습니다.

기자 :네 북한에서 시멘트는 순천시멘트나, 상원시멘트 공장에서 나오고 그리고 강재는 황해제철소나 강선제강소 같은 곳에서 나오니까, 국내 자재와 원료로도 할 수 있는 사업이 바로 건설인데요. 그렇다면 김정일 시대와 김정은 시대의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정 연구위원 :김정일 시대에는 특권층 중심으로 경제가 작동되었습니다. 따라서 건설도 특각이나 기념비적 건물에 많은 재원이 투입되었습니다. 그런데 김정은 시대에는 이러한 차이를 없앴습니다. 과거에는 지방에 고층 건물을 짓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 시대에는 오히려 주민들의 살림집 단지, 상업망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건설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에 지방에도 높은 아파트도 건설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기자 :중국 단둥에서 보면 신의주에도 15층짜리 아파트가 건설되는 모습들이 보였습니다.

정 연구위원: 지방에도 보면 높은 건물들이 김정은 시대 이후에는 상당히 많이 지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구글 위성 자료라든지 북한이탈주민 증언을 통해서 살펴보면 상당히 많이 지어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기자 :김정은 시대 이러한 변화를 상징적으로 볼 수 있는 건물이나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가 있는 것 같은데요. 몇가지 소개해주시겠습니까?

정 연구위원 :네 대표적으로 평양의 여명거리 건설, 평양종합병원건설, 그리고 문수놀이장을 들 수 있습니다. 김정은 시대 들어 이러한 건축물들의 위치를 보고 우선 깜짝 놀랐습니다.

기자 :어떤 면에서 그렇게 깜짝 놀랐습니까?

정 연구위원 :일단 여명거리 아파트가 들어선 곳이 4.15 문화회관 근처 영생탑이 있는 위치입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북에 갔을 때 바로 이곳을 통과를 했는데요. 바로 여기에 75층이 넘는 아파트가 들어섰습니다. 즉, 영생탑은 김일성 김정일의 영생을 기원하는 탑인데 이보다 더 높은 아파트를 짓는다는 것은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기자 :그러면 앞서 말씀하신 평양종합병원은 또 어떤 특징이 있습니까?

정 연구위원 :사실 현재 평양종합병원이 들어선 위치를 보면, 무엇보다 당 창건 기념탑이 있는 위치입니다. 따라서 과거 김정일 시대에는 평양시 건설을 하면서도 다치지 않고 그대로 둔 땅입니다. 어떤 건물도 주변에 들어설 수 없는 위치였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종합병원이 들어서고 또한 종합병원이 당창건 기념탑보다 높은데, 이것은 과거에 상상할 수 없었던 조치입니다. 어느 누구도 건의할 수 없는 이야기인데요. 그런데 신기하게 평양종합병원 근처로 병원들이 상당히 집적되어 있습니다. 평양 산원을 비롯해서 여러 병원들이 집적되어 있습니다. 이걸 보면 아마 김정은위원장은 아버지와는 달리 쓸데없는 기념비적인 건설을 하는 것보다는 실리적이면서 실제 인민들에게 이로운 경제를 하고자 하는 것 같습니다.

기자 :자, 평양종합병원이 들어선 곳에 헬기장도 있던데요? 이것은 과거와 어떻게 다릅니까?

정 연구위원 : '신성한 신'이 보이는 곳에 헬리가 오르내리는 것은 과거에는 상상도 못했고, 실제 평양에는 비행기가 함부로 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헬기장까지 생긴 것은 구급환자의 수송을 우선으로 내세운 정책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자 :여기 미국이나 한국의 경우에는 도심에 큰 병원이 있으면 옥상에 헬기장이 있는 곳도 있습니다. 시간을 다투는 구급환자를 수송할 때는 도로도 막히고 그러니까, 헬기를 띄우는 데, 아마 김정은 위원장도 외국에서 보고 들어와서 그런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는가 생각이 됩니다. 그렇다면 문수 물놀이장의 위치는 또 어떤 특징이 있습니까,

정 연구위원 :네, 이렇게 대동강을 사이에 두고 당창건 기념탑이 있고, 그 맞은 편에 동상이 있고, 동상 오른쪽에는 주체사상탑이 있습니다. 따라서 구도상 동상 왼쪽에는 김정일의 선군사상을 칭송하는 탑이 들어설 법도 한 빈 공간입니다. 따라서 한때 평양건재건설대학 학생들이 여기에 선군사상을 칭송하는 탑이 주체사상탑과 같이 나란히 들어서야 한다고 건의서를 올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당시 김정일이 살아있어서 이 의견은 기각이 되었습니다. 물론 김정은이라는 아들이 이 제안을 했다면 김정일은 흐뭇하게 받아들였을 지도 모릅니다. 바로 문수 물놀이장이 들어선 위치가 선군사상탑을 건설하자고 했던 그 공간인 것입니다.

기자 :네, 선군사상탑이 들어설 자리였다는 내용은 사실 북한 주민들도 잘 모르고요. 여기 남쪽이나 외부 세계도 잘 모르던 사실인데요. 그러면 문수물놀이장이 정책적으로 시사하는 점은 무엇입니까?

정 연구위원 :네, 저는 관광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름대로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자로 들어선 이후 북한 경제 형편을 보니 아무래도 관광이 그나마 나을 것 같다는 전략적 판단이 들어서 이러한 조치를 정책적으로 실천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북한도 제가 있을 때와 비교해보면 많이 변한 것 같은데요. 북한 주민들이 단체 관광이 아니라, 개별 관광을 다닌다는 이야기를 지난 시간에 나눈 것 같은데 우리가 나중에 북한 주민들의 국내 관광에 대해서도 좀 다뤄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북한 주민들이 외국인들처럼 호텔에 묵지 못하니까, 대체로 역전앞이나 전국 각지의 대기집이라는 곳에 묵기도 하거든요. 남한에서는 이걸 민박이라고 하는데 북한의 대기집의 장사, 그 사업에 대해서 다음에 기회가 될 때 다뤄보면 좋겠습니다.

정 연구위원 :네, 특히 문수 물놀이장 옆에 5.1 경기장이 있습니다. 여기는 아리랑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곳이고 또 조금 더 가면 능라도가 나오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다녀갔던 수산물 식당이 있습니다. 바로 관광과 관련된 전략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코로나가 완화 되면, 북중간에 가장 우선적으로 재개하는 부문이 관광일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네, 북한이 먹고 살 수 있는 길은 관광이라는 생각이 좀 더 깊어지는 그런 시간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오늘은 김정은 시대 건설의 특징과 그 배경에 대해 남한의 통일연구원 정은이 연구위원님과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오늘은 시간상 관계로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다음 시간에 또 뵙겠습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정 연구위원 :네 감사합니다.

‘경제와 우리생활’ 지금까지 도움 말씀에는 남한의 통일연구원 정은이 연구위원이었습니다.

참여자 정은이 연구위원, 기사작성 정영기자,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