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우리 생활] “북 주민 엘리베이터 비용 따로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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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함께 잘살아 보는 방법을 고민해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 ‘경제와 우리생활’ 진행을 맡은 정영 입니다. 최근 들어 북한에 지어지는 아파트들의 특징에 관련해 북한 경제 전문가 남한의 통일연구원 정은이 연구위원님과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기자 : 정은이 연구위원님 안녕하셨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 네 안녕하세요.

기자 : 최근 북한에서 어려운 경제 여건임에도 불구하고 아파트가 하루가 다르게 일떠선다는 소식을 북한 매체에서 보도되고 있습니다. 어떤 특징이 있습니까?

정 연구위원 : 노동신문에서 대대적으로 보도를 하고 있어서 아시겠지만, 북한에서는 평양 뿐만 아니라 요즈음 지방에도 고층 아파트가 건설되고 있는데요.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예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이 아파트가 국가가 아닌 '돈주'에 의해 건설되는 아파트가 많아졌다는 것이지요. 엄밀히 말하면, 지방은 대부분 돈주에 의해 건설되는 아파트가 많다고 할 정도로 2010년과는 또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돈주에 의해 건설되는 북한 아파트 동향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기자 : 재미있는 주제입니다. 그러면 지방의 아파트가 돈주에 의해서 건설되고 있다는 근거는 어디서 찾아볼 수 있습니까?

정 연구위원 : 최근 건설되는 아파트의 동향을 보면, 무엇보다 수요를 반영한, 즉 구매자의 수요를 반영한 아파트들이 건설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먼저, 일단 외부 뿐만 아니라 내부 구조가 다양해졌습니다. 사실 사회주의 계획경제의 관점에서 보면, 북한 아파트는 획일적인 설계에 의해 건설되어서 모양이 똑같아야 하지만, 지금은 상대적으로 매우 다양해졌다는 겁니다.

기자 : 그러면 아파트 내부는 과거에 비해 어떻게 달라졌나요?

정 연구위원 : 무엇보다 평수가 상당히 커졌구요. 종전에는 커봐야 20평 미만이었다면 지금은 30평, 40평, 60평짜리 아파트도 있습니다. 신의주의 경우, 가장 비싼 아파트가 30만달러인데요. 이 아파트는 80평이 넘습니다. 남한 평수로 하면요. 그리고 예전에는 안방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거실 중심으로 바뀌었습니다. 우리도 생활이 서구 중심으로 되다 보니까, 집이 예전에는 안방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거실 중심으로 변했는데, 북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과거 화장실이 1개도 없는 아파트가 많았다면 최근에 건설되는 아파트에는 2개 이상 가진 곳이 많이 생겨났구요. 부엌이 아닌 주방 형태로 지어진다는 것입니다.

기자 : 방금 신의주의 경우 30만 달러짜리 아파트도 있다고 하셨는데, 이는 언제 기준으로 한 것입니까?

정 연구위원 : 제가 최근에 조사를 했을 때 30만 달러라고 했습니다.

기자 : 제가 북한에 있을 때는 아파트 내부 공사도 하지 못하고 입주자들에게 넘겨 주었는데요. 30만 달러면 내부 장식도 잘 되어있을 것 같습니다. 돈주에 의해 아파트가 건설되고 있다고 한다면 또 어떤 근거가 있나요?

정 연구위원 : 최근 지방에 지어지는 아파트 중에 엘리베이터가 있는 아파트가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그 값을 또 별도로 냅니다. 집값이 예를 들어 2만불이라면 세대 당 3천불씩 냅니다. 그래도 다 돈을 내고 들어오는 이유는 예를 들어, 평양사람들은 엘리베이터가 작동되지 않고도 사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그러나 지방과 같은 경우, 예전에는 다 저층밖에 없었습니다. 따라서 지방 사람들은 고층 아파트에 살아본 경험이 없어서 엘리베이터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저층에서만 살았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돈 있는 사람들이 엘리베이터가 갖추어진 아파트를 선호합니다. 또한 엘리베이터를 쓰는 비용도 매달 지불하는데요. 제가 조사를 해본데 의하면 신의주에서는 매달 100달러 정도 지불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돈주에 의해 아파트가 건설되고 있다는 근거는 바로 최근 건설되는 아파트들이 주상복합형태로 대부분 지어진다는 것이지요.

기자 : 주상복합 형태로 아파트들이 건설 된다면, 돈주에게 어떤 이점이 있습니까?

정 연구위원 : 네 조사를 해보니까, 우리와 별반 차이가 없더라구요. 물론 위치도 중요하지만, 일단 지금은 북한의 돈 많은 사람들은 아파트에 편의시설이 없으면 잘 들어오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러니까 건물 내부 편의시설이 중요한 것이지요. 예를 들어 남포시라고 하면 시장이 많다고 하지만 구역에 한개 밖에 없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시장에 가려면 멀기도 하고 또한 밤에는 열지도 않고, 이윤도 적어서 배달 서비스를 한다고 해도 불편합니다. 배달료로 쌀 1킬로 정도를 별도로 상인들이 부담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시장에 가자면 여름에는 치마를 입어야 하는 등 복장 단속이 심합니다. 그래서 시장에 한번 가려면 상당히 준비를 해야 해서 시간도 많이 걸리고 즉 마음먹고 가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주상복합의 경우는 바로 아파트 아래서 음식과 물건을 살 수 있을 뿐 아니라, 배달도 해주고 또 식당 같은 경우는 노래방도 딸려 있고, 24시간 영업하는 곳도 있습니다. 따라서 평양 뿐만 아니라 신의주, 청진 등 대도시들의 경우는 새로 지은 아파트는 90% 이상이 주상복합이라고 합니다. 주상복합이 아니면 인기가 떨어져 아파트 가격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지요. .

기자 : 남한의 주상복합 같은 경우, 상가가 비싸게 거래가 되고 또 매달 월세를 받을 수 있는데요. 그러면 북한은 어떻습니까?

정 연구위원 : 북한도 맞습니다. 사실 북한 사람들도 아파트 1층은 도난사고도 많고 시끄럽고 위생상 좋지 않다고 선호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하나 1층에 상가를 지으면, 집으로 짓는 것보다 훨씬 비싸게 팔 수 있고, 또 상가 주인이 매달 세를 받을 수 있으니까요.

기자 : 제가 알기에는 개인이 상가를 소유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북한에서 어떻게 개인이 상가를 소유할 수 있습니까?

정 연구위원 : 네. 물론, 북한은 법적으로 상가를 개인 소유로 할 수 없으니까 내가 돈을 주고 상가를 산다고 해도 기관의 명의를 (빌려)걸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개인도 좋고, 기관 차원에서도 좋습니다. 왜냐하면, 개인은 매달 기관에 세금 형태로 돈을 내니까 합법적으로 장사할 수 있고, 또 기관은 매달 일정한 수익금이 확보되기 때문이지요. 상가가 늘어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 : 그렇다면 개인들이 세를 놓으면 얼마나 벌 수 있나요?

정 연구위원 : 그건 당연히 지방마다, 상가마다 다르겠지요. 그런데 제가 조사한 신의주의 어느 한 구역을 예로 든다면 한달에 한 칸에 300달러를 상가 주인이 벌 수 있습니다. 여러 채를 소유한다면 한 달 소득이 엄청나겠지요. 예를 들어 집과 같은 경우 세를 주면 한달에 많아야 쌀 10~15킬로 벌 수 있는데, 상가를 세로 주면 한달에 적어도 300달러 정도는 쉽게 버는데 이는 엄청난 차이지요. 그래서 누구나 상가를 소유하려고 하겠지요. 이제는 자산으로써 북한도 상가를 소유하려고 하는 시대가 된 것이지요.

기자 : 그렇다면 주상복합이 대체로 어떤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까?

정 연구위원 : 네 이 또한 최근 지어지는 아파트가 돈주에 의해 지어진다는 근거가 되는데요. 대체로 주상복합 아파트는 인구 밀집도가 높은 곳에 들어섭니다. 즉, 비싼 지역이지요. 예를 들어 신의주라면 역전, 세관, 시장 및 학교 등이 근접한 지역이지요.

기자 : 오늘 북한 아파트 특징에 대해 여러가지 새로운 내용들이 많았는데요. 시간상 관계로 다 들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다음 시간에 좀 더 깊이 있게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시간에 또 뵙겠습니다.

정 연구위원 : 감사합니다.

‘경제와 우리생활’ 지금까지 도움 말씀에는 남한의 통일연구원 정은이 연구위원이었습니다.

참여자 정은이 연구위원, 기사작성 정영기자,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