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함께 잘살아 보는 방법을 고민해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 ‘경제와 우리생활’ 진행을 맡은 정영 입니다. 오늘은 북한에서 인기 높은 주상복합 아파트에 대해 북한 경제 전문가 남한의 통일연구원 정은이 연구위원님과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기자 : 정은이 연구위원님 안녕하셨습니까?
정은이 연구위원: 네 안녕하세요.
기자 : 2000년대 들어 북한에서 주상복합 아파트가 주민들 사이에서 왜 인기를 끌게 되었습니까?
정 연구위원 :네, 90년대만 해도 북한에는 장마당조차 많이 없었고 그것 조차도 합법적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장마당의 존재가 매우 소중했지요. 장마당 이외에 다른 대안이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지금은 마트와 유사한 상업 유통망도 많이 생기고 있다고 북한이탈주민들은 말합니다. 그러한 상업유통 거점이 바로 주상복합 건물인데요. 예를 들어 신의주 같은 경우, 건물 하나에 통째로 쇼핑센터가 들어섰는데요, 그래서 지금은 장마당의 인기가 상대적으로 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장마당에서는 싼 국내 생산 제품들을 팔고, 그래서 돈 없고 혹은 돈이 있어도 돈을 절약하는 사람이 또 시간이 많은 사람들이 간다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반면에 상점에는 비싸고 고급물건을 판다는 이미지가 있다고 합니다. 바꿔 말하면, 북한의 도시 사람들도 내가 돈이 있다면 상점에서 쇼핑하기를 원한다는 것이지요. 주상복합이 생기고 나면서 쇼핑에도 상당히 차별화가 생긴 것입니다.
기자 :그러면 주상복합도 장마당과 차별화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정연구위원 :네 맞습니다. 일단 상가는 장사할 수 있는 1인당 면적이 장마당과는 비교가 안되도록 넓지요, 장마당은 기껏해야 1인당 1미터가 안되지요. 그래서 개인이 2개, 3개의 매탁을 사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런데 상가는 아무리 적어도 방 한칸이니까요. 그래야 많은 상품들을 진열해 놓을 수 있구요. 옷도 벽에 몇 개 걸어 놓는 것이 아니라 마네킹에 입혀놓지요. 그러면 당연히 상가가 고급지게 보이겠지요. 그리고 인테리어도 상점 컨셉에 맞게 건물에 들어오기 전에 판매자가 많은 돈을 주고 별도로 사람을 고용해서 하지요. 그러니 당연히 소비자 입장에서 상점에서 물건을 사면 고급진 곳이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기자 :네 남한의 지하철 밑을 보면 상가들이 쭉 줄지어 들어선 곳이 있는데, 박사님 말씀을 들어보니까, 북한의 주상복합 상가들도 그런 형태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주상복합의 건물에는 어떤 업종들이 입주하고 있습니까?
정 연구위원: 우선 주상복합 건물에 가장 많은 것은 식당인데, 식당이 건물 한 동에 하나 이상 있다고 합니다. 음식을 파는 양상도 굉장히 다르다고 합니다. 주상복합의 상점에 가면 샌드위치도 하나 하나 다 포장이 되어서 나오는데 이것이 다 국영기업에서 만들어서 판매하는 것이구요. 사실 북한 사람들은 노란 단무지를 먹는 문화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노란 단무지도 팔고, 또 과거에는 소시지도 생산을 못했지만, 지금은 중국 것을 안먹는다고 합니다. 북한 내에서 만든 소시지가 예를 들어, 조사를 해보면 신의주 같은 곳에서는 인민폐 10원이어서 비싸서 그렇지만 그런 것을 판매하고, 먹는다고 합니다. 견과류도 소득 수준에 따라서 다양하게 나온다고 합니다. 소비 수준이 높다보니 음식문화가 상당히 발전했습니다. 예전에는 김밥, 만두 하는 곳도 없었는데 주상복합이 들어선 후 순대, 김밥, 만두 등 따로 하는 집이 생기고, 다양해졌다고 북한이탈주민들은 말씀합니다.
기자 :네 그렇군요. 저희들이 한국 쇼핑몰 같은 곳에 가서 쇼핑을 하고 그러다보면 배가 출출해서 지하나 지상의 음식코너라는 곳에 가서 식사를 하기도 하는데요. 북한의 주상복합 건물안에도 그런 곳이 있습니까?
정 연구위원: 주상복합이 들어선 이후 이곳 상점에서는 예를 들면 순대나 김밥 등을 파는 곳이 있는데, 물론 이런 것들은 장마당에서도 팔기도 했지만, 주상복합에서 만드는 음식은 직접 만드는 과정들이 다 눈에 보이도록 해놔서 안심하고 먹을 수 있게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전화하면 배달까지 해 준다고 합니다. 과거에는 장마당에서 이런 음식을 판매 했습니다. 장마당에서는 소랭이에 넣어서 판매를 했는데, 소득이 높은 주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위생상 좋지 않아서 김밥이나 순대는 주로 집에서 만들어 먹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주상복합 단지에서 만든 음식으로 해결한다고 합니다. 또한 주방용품 파는 곳도 있고, 과일도 냉장 설비를 갖추고 판매를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식당 같은 곳에는 노래방이 함께 갖추어져 있다고 합니다.
기자 :그렇군요. 식당도 있고 노래방도 있다고 하면 한국의 웬만한 주상복합 건물과 다를바가 없는데요. 노랫방이 갖추어진 식당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나보네요?
정 연구위원 :북한도 보면 여가라는 것이 생긴 것 같습니다. 그래서 북한에서도 놀러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고, 이것이 하나의 여가 문화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명절이나 가족 생일 등 친구분들과 모여서 요리를 해서 잘 먹고 북한에서는 증폭기라고 하는데요. (그렇지요. 마이크가 달린 노래 증폭기요) 그렇지요. 소리를 크게 틀어놓고 춤추고 노래 부르고 노는 것이 신기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인민반 별로 모여서 놀기도 하는데, 특히 명절 같은 경우에는 휴일이 길기 때문에 시외 좋은 유원지나 저수지 등 명소에 가서 노는 문화가 생겼습니다.
기자 :그만큼 북한 주민들도 삶에 여유가 생겼다는 이야기 인데요. 어떤 사람들이 놀러 다닙니까,
정 연구위원 :네, 조사를 해보니까 회사별로, 가족들끼리, 친구들끼리 놀러 다닌다고 합니다. 아마도 이런 문화가 물론 지역간 차이도 있겠지만, 대체로 보면 2015년 이후 생겨서 정착된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애들 생일도 크게 치르지 않았습니다. 그냥 엄마가 따로 밥을 해주는 정도에 불과했는데 지금은 생일이면 돈이 없어도 남의 집에 가서 잘 먹고 잘 놀아서 나도 응당 생일잔치를 해야 되는 걸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 전에는 생일에 케익 먹는 문화도 없었지만, 지금은 생일날 케익 하나는 있어야 한다는 그런 인식이 있습니다. 이러한 문화는 외국에서 받아들인 것인데 신의주 같은 경우, 케익 하나 당 인민폐 30~ 40위안인데, "아무리 못살아도 케익 하나쯤은 사는 분위기"라고 이탈주민들은 말합니다. 특히 지금 북한 대도시에 사는 아이들의 경우, 이러한 생일 문화가 유치원때부터 시작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합니다.
기자 :네 북한 주상복합에 식당 말고 또 어떤 시설이 있다고 합니까?
정 연구위원 :네, 북한 주상복합 건물에는 사설 어린이 놀이방도 생겼다고 합니다. 물론 이곳은 지역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신의주 같은 경우에는 어린이 놀이방이 생기고 있다고 하는데요. 여기서는 고급 교육을 받을 수 도 있고, 또는 돈 많은 사람들은 아이들을 유치원을 보낼 수 없을 때 이곳에 아이들을 하루 종일 맡길 수 있어서 굉장히 좋아한다고 합니다. 주상복합이 생기면서 한 두 개가 생기기 시작했는데요. 미끄럼틀도 있고 우리처럼 큰 풍선이 많아서 흠뻑 빠질 수 있는 시설, 또 동물 모양의 타는 기구도 갖추어져 있습니다. 북한에서 신의주 같은 경우 본부 유치원이 1급 시설에 속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유치원도 이러한 개인 사설 놀이방을 따라가지 못한다고 합니다. 개인 놀이방은 최신식 시설을 갖추어 놓고 중국돈으로 하루 20위안 정도 받는다고 합니다. 아주 최근에 생긴 문화고요 신의주와같이 돈 많은 지역에서 생기고 있다고 합니다.
기자 :그렇군요. 그외 어떤 종목의 상가들이 주상복합 안에 들어섰나요?
정 연구위원 :사우나나 한증막은 물론이구요. 지금은 각종 헬스 기구를 갖춘 헬스장이 들어선 곳도 있구요. 요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헬스장도 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옷을 파는 상점이 많고요. 그리고 식품점, 음식 파는 곳도 아주 많다고 합니다.
기자 :네, 북한 주상복합 건물에 헬스장이라고 하는 건강을 위한 운동기구도 갖추고 있다고 하니까. 과거에 비해 많이 변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여기서 줄이고, 다음 시간에 또 뵙겠습니다. 오늘 수고 하셨습니다.
정 연구위원 :감사합니다.
‘경제와 우리생활’ 지금까지 도움 말씀에는 남한의 통일연구원 정은이 연구위원이었습니다.
참여자 정은이 연구위원, 기사작성 정영기자,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