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경제 3대요소- 정부, 기업, 가계
-기업은 이윤을 창출하고,
-가정은 기업에 노동을 제공하고 보수를 받아 소비를 하고,
-정부는 기업과 인민들로부터 세금 받아 국가 경영
-북한 계획경제 하에서 가정은 수동적, 1990년 대 이후 주동적으로 변해
-가정과 기업의 경제적 역할이 커져야 국가경제 활성화 될 것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함께 잘살아 보는 방법을 고민해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 '경제와 우리생활' 시간 입니다.
이 시간에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세계 경제 지식을 알아보고 그것을 북한 현실에 효과적으로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아 봅니다. 도움 말씀에는 경제 전문가로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객원 연구원 김중호 박사, 진행에는 정영 입니다.
기자: 김 박사님 한주간 잘 지냈습니까?
김중호 박사: 네 잘 지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정영: 지난주에는 시장과 국가의 관계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국가가 시장 통제를 줄이고 기업과 인민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면 인민들의 살림살이가 더 좋아질 거라는 말씀을 하셨죠. 오늘은 또 어떤 재미 있는 주제를 준비했습니까?
김중호: 오늘은 시장에서 경제적 활동을 하는 주체에 대해 알아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시장경제 체제에서는 기업과 가계 그리고 정부, 이렇게 3가지를 경제활동의 동등한 주체로 규정하고 있는데요. 가계는 가정 또는 세대를 의미하고요, 정부는 국가, 노동당과 같은 권력조직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기업은 생산에 필요한 재료들을 구매하고 인력을 고용하여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하고 공급하는 주체라는 것은 쉽게 이해가 되겠죠. 생산된 제품을 판매하면 그 수익금으로 재료 값을 물고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고, 정부에 세금을 납부하게 되는 거거든요.
반면 가정은 기업에 노동을 제공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상품과 서비스를 소비하는 주체가 되는 것입니다. 가정은 직장에서 받은 월급을 생활비로 사용하게 되는데, 그 돈이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다시 돌아가서 기업의 생산활동을 지속하게 하는 동력이 됩니다.
그리고 정부는 기업과 인민들로부터 세금을 받아서 국가 경영에 필요한 돈을 지출하게 되는데, 그 돈 역시 다시 기업이나 세대의 수입이 되기도 합니다.
정: 그러면 가계, 즉 세대가 국가나 기업에 비하면 별로 하는 게 없거나 영향력이 없는 것 같은데요. 가계의 역할도 중요합니까?
김: 시장경제체제에서는 가계, 즉 세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각 세대원들이 직장에 가서 일하게 되지 않습니까? 기업에 고용돼서 일하기도 하고, 북한에서는 안 그렇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자기가 중소 규모의 기업을 직접 설립하여 운영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노동력을 제공하는 게 바로 세대이므로 그 자체로 중요한 존재입니다.
그리고 노동력 뿐 아니라 개인들이 가지고 있는 땅이나 자본 같은 것을 기업에 제공해서 생산활동을 하게 하기 때문에 가정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겁니다.
그리고 또 세대가 벌어들인 수입 중에서 일부를 모아 저축을 하기도 하는데, 그 은행이 저축된 돈을 모아 기업에 대출을 해줍니다. 그리고 가정이 직접 기업에 투자를 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가정이 저축하거나 직접 투자를 해서 기업의 생산활동에 참여하게 되면, 기업이 더 많은 자본을 모아서 활용하여 사업을 확장하고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면 기업의 수익이 커지고 그것이 은행 이자나 주식 배당금 등의 형식으로 가정에 나눠주는 거지요.
정: 시장경제에서의 가정의 역할은 주동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데, 북한의 계획경제 하에서는 가정은 수동적인 역할을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 네, 그런데 북한에서 고난의 행군 이후에는 가정이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많이 커지지 않았습니까?
정: 네 그렇습니다. 계획경제 하에서는 북한 가정이 상당히 수동적인 입장이었는데, 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 북한에서도 가족단위 장사가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쌀 장사라고 하면, 며느리는 농촌에서 들여오는 쌀을 인수하는 일을 하고, 시어머니는 장마당에서 그것을 팔고, 아들은 그 장사를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그러니까 누군가는 직장에 적을 두어야 하기 때문에 (아들은 직장에) 적을 둠으로써, 국가로부터 통제나 탄압으로부터 가족을 보호하고요. 그리고 나쁜 세력이 가족의 장사를 허물려고 할 때는 그것을 막는 등 역할분담이 확실해졌습니다. 그래서 1990년대 이후 북한에서 가정은 수동적인 소비의 주체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생산활동에 참가하고 수익을 증대시키는 주동적인 단위로 변했다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해서 공동으로 벌어들인 수입 중 일부는 생활비로 쓰고, 일부는 깔고(저축하고), 일부는 장세를 내고, 일부는 국가에 8.3생산 대금(직장에 내는 일종의 세금)으로 내고, 또 지원물자(세외부담)로 냅니다. 북한에서 이렇게 한 가족이 버는 수입은 직장 유지에도 도움이 되고, 국가적인 큰 대상건설이나 국책 프로젝트에도 이바지하는 것입니다.
김: 네 그렇네요. 세대의 소득 증가는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국제사회에서도 개발도상국들의 소득증가가 사회적으로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를 많이 했거든요. 2020년에 발간된 남한 통일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UNDP, 즉 유엔개발계획에서 만든 인간개발지수라는 게 있는데, 그 지수와 글로벌 데이터에서 만든 국제 재산 지수라는 것을 연결해서 조사해보니까, 서로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소득이 증가할수록 교육 수준이 올라가고 건강상태가 좋아진다는 뜻입니다. 함께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주는 연구였는데, 이것은 북한에서도 동일한 상관 관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북한에서 가정의 소득이 증가하면 북한 사회도 변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겠지요.
정: 그러면 경제주체로서 기업과 가계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습니까?
김: 기업은 노동을 고용하고 상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하기 때문에 역시 중요한 경제활동 주체입니다. 시장경제체제에서는 기업의 목적은 이윤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계획경제 하에서)평양의 옥류관은 그 맛있는 냉면을 하루 계획에 따라 공급하면 되잖아요?
그런데 만약 그 옥류관이 서울이나 워싱턴에 생긴다면 어떨까요? 옥류관이 더 많은 손님들에게 봉사하기 위해서 더 열심히 판매도 하고, 더 많은 이윤을 남겨서 돈을 많이 벌게 되면 사업을 확장할 수 있게 되겠지요.
그러면 한곳에만 옥류관이 있는 것이 아니라, 워싱턴, 로스앤젤레스, 보스턴 등 여러 도시에 옥류관을 차릴 수 있고, 이렇게 기업이 성장하게 되면 더 많은 사람들을 고용할 수 있지요. 그리고 더 많은 임금을 지불하게 되고, 그러면 가정은 그 많은 소득을 받아서 다른 기업의 제품들도 소비할 수 있게 되는 거지요.
현재 북한 장마당에서 지금은 많은 분들이 소규모로 활동하고 있을 텐데, 분명히 소비와 공급의 상관관계, 상업의 파급효과 등을 깊이 경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분들에게 좀 더 다양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게 기회가 주어지면 좋겠습니다.
정: 현재 미국에 정착한 북한 난민 출신 탈북민들이 약 200명 가량 되거든요. 그런데 이 분들 중에 여기 미국의 버지니아 한인들이 모여 사는 곳에 애난데일에 옥류관 국수집과 같은 것을 하나 내오면 좋겠다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는데요. 돼지고기 수육에 소주도 팔고, 그리고 평양 옥류관 냉면을 팔면 장사가 꽤 되겠다는 그런 바램도 피력해보았는데요. 그걸 한다고 하면 누가 하겠습니까? 가족이 해야 하거든요.
장사가 잘 되면 평양에서처럼 옥류관을 평양 한곳에만 내지 말고 청진에도 하나 내고, 함흥에도 하나 내고 이런 식으로 워싱턴에도 하나 내고, 로스앤젤레스에도 하나 내고, 시카고에도 하나 내고 이런 식으로 하면 옥류관 국수가 많이 알려지고, 또 시장도 미국에서 확대될 것이라는 그런 바램이 있는데, 가족이 진행한다는 데 방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정: 그러면 정부는 기업과 가정 세대와 어떤 상호작용을 하나요?
김: 정부는 시장에 개입할 수 여러가지 경제정책 수단들을 갖고 있기 때문에 사실은 시장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많지요. 그런데 그것을 잘 사용해서 시장의 자율성과 효율성이 보장되도록 도와주고 인도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지요.
한 기업이 특정 분야를 독점하면 다른 분들이 하고 싶어도 못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독점을 막는 법을 통해서 여러 기업들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도 하고, 개인들이 과도한 은행대출을 받아서 세대별 부채를 늘리면 나중에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되거든요. 그래서 그것들을 조절하고 막아주는 금융규제를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사업을 할 때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여러가지 행정 서비스가 있는 데 그것을 국가가 나서서 법과 제도를 통해 도와줘야 하는 거지요.
정: 네, 청취자분들이 이해하기 쉽게 풀어드리면 국수집이 잘된다고 해서 옥류관 국수집만 너무 번창하면 다른 강냉이 국수집이 안되는 것을 조절해서 다 같이 사람들이 살게끔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것 같은데요.
정: 김 박사님, 오늘 내용을 간단히 정리해 주시겠습니까?
김: 네, 가정의 소비가 활성화 되어야 기업이 더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겠고요, 경제활동의 규모가 커져야 국가가 세금을 거둬들여 국가재정도 안정되게 할 수 있습니다. 국가가 계획을 통해 일방적으로 생산하고 소비하게 하는 방식은 인민의 삶의 질을 높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인민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주고 기업들로 하여금 소비자의 욕구, 즉 수요에 맞춰 공급하게 한다면 북한 사회가 금방 활력을 찾게 되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기자: 다음 시간에 좋은 내용으로 여러분들을 찾아 뵙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중호 박사: 네 감사합니다.
RFA 주간 프로그램 '경제와 우리생활' 다음주 이 시간에 새로운 내용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지금까지 도움말씀에는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객원 연구원 김중호 박사, 진행에는 정영 이었습니다.
기자 정영,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