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농축산, 현장이 답이다>, 진행에 이승재입니다. 농업과 축산업은 세상 모든 국가와 시민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산업이죠. 특히나 자력갱생을 강조하는 북한의 경우 자신의 먹거리는 자신이 책임져야 하기에 더욱 강조되는 현실입니다. 이 시간엔 남과 북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농축산 전문가와 함께, 북한 농축산업의 현실을 진단하고 적용 가능한 개선방법도 함께 찾아봅니다. <농축산, 현장이 답이다>는 농축산 전문가, 사단법인 굿파머스연구소의 조현 소장과 함께 합니다.
MC: 조현 소장님 안녕하십니까?
조현: 네. 안녕하세요.
MC: 우리가 그간 계란 관련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는데요. 필수 영양소인 단백질을 보충하기 위해선 계란만큼 간편하고 효율적인 음식이 없는 것 같아요. 작년에 이어서 올해도 계란을 풍족하게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평안남도 내 병아리 부화율 10% 감소
대부분 이란 (離卵)과정에서 손실이 원인
조현: 네. 맞아요. 북한에서도 올해는 계란을 많이 생산해야지요. 하지만 안타까운 소식부터 먼저 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 2월 15일, 평안남도의 소식통이 평안남도 농촌경리위원회 축산처에서 집계한 자료를 전해왔는데요. 도내 농장과 농가의 부화 손실로 계란에서 병아리로의 부화율이 10%나 감소했다고 전해왔습니다. 이건 엄청난 손실입니다.
MC: 애초에 북한 주민 전체가 1년에 30개도 먹을까 말까 하는 적은 양이었는데, 심지어 병아리 부화도 잘 안 되고 있다니 안타까운 일이네요. 추운 날씨가 문제가 된 건지요?
조현: 꼭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당연히 날씨도 문제였지만 제게 소식을 보낸 주민은 이 손실이 대부분 이란(離卵) 과정에서 발생했다고 합니다. 이란(離卵)을 모르시는 분들도 있어서 설명하겠습니다. 각 닭공장의 부화장에서는 종란을 '발육기'에 넣고 18일 동안 발육 시킨 후에 '발생기'로 옮기는 작업을 합니다. 이게 이란(離卵)입니다. 그리고 발생기에 3일 정도 더 놓아두면서 병아리가 나오는 거죠. 이란 작업을 하는 이유는 병아리의 발육 과정과 발생 과정을 구분할 수 있게 하고, 갓 부화한 병아리가 좀 더 편안한 환경의 발생기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입니다. 북한도 전문 닭공장에선 한국과 같은 이 체계를 갖추고는 있습니다. 물론 시설이 노후하고 관리가 되지 않아 문제죠. 어쨌든 이 이란 과정에서 너무 부주의하게 옮기느라 손실이 많았고 그로 인해 종란이 오염되거나 썩는 문제도 심각했다고 합니다. 정말 아쉬운 것은, 지금 북한에서 병아리 1마리가 1달러, 즉 쌀 2kg과 맞먹는 가격입니다. 그러니까 종란 100개를 잃었으면 쌀 200kg을 버린 셈이 됩니다.
MC: 이란 과정 중에 관리와 운반을 잘 했으면 문제없었을 일이었네요. 안 그래도 생산량이 너무 적은 상황에서 정말 큰일입니다. 이란을 할 때 어떤 것들을 주의하면 좋을까요?
조현: 네. 이란, 중요합니다. 이 작업을 잘못하면 난각이나 병아리의 혈관에 손상을 주어서 부화율을 3%나 감소시키게 됩니다. 난각은 동물의 알 가장 바깥 쪽에 있는 견고한 난막을 말합니다. 또 이란 작업을 잘못하면 종란 내에서 자라고 있는 개체가 냉각되거나 혹은 과열되어 기형 병아리가 태어날 수 있습니다. 일단 온도와 습도부터 말씀드릴게요. 이란실은 종란이 급격한 온도 변화를 겪지 않도록 24~28℃, 습도는 50~55%를 유지해야 합니다. 이란 작업 중에 알이 터져서 그 주변이 오염되는 것도 방지해야 하는데요. 그러기 위해서는 실내 공기 압력을 주변보다 상대적으로 덜한 음압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효과적입니다.
MC: 네. 약한 음압과 온도 관리, 주의하셔야겠습니다. 발육기에서 발생기로의 이란 작업은 언제쯤 실시하는 게 좋을까요? 그것도 마땅한 때가 있지 않습니까?
조현: 맞습니다. 이란의 적당한 시기는 발생기에서 부화를 시작하고 18일~19일 사이입니다. 17일 정도에 이란을 해도 부적절하고, 특히 병아리가 파각을 시작하는 19일 이후에 이란을 한다면 일찍 하는 것보다 더 위험하다고 해요. 이란 작업을 하면서 종란이 발육기 밖에서 장시간 머문다면 종란의 온도가 낮아져서 큰일 나거든요. 그래서 밖에 있는 시간이 20~30분을 넘기면 안 됩니다. 이건 북한에서 흔히 발생하는 실수인데요. 발생기에서 꺼내고 발육기에 넣는 과정에서 그 양이 많으면 시간 조절하기가 힘드니까, 운반하는 양을 잘 조절해야 하겠습니다. 또한 전기 부족으로 북한에서는 종란 일부가 발육기에 남아있는 상태에서 가동을 중단하기도 하는데요. 그럼 종란이 폐사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발육기는 꼭 가동 상태여야 합니다. 당연히 이란을 실시하기 전에 발육기 안의 모든 부품들은 세척, 소독해야 하고요. 물이 묻지 않은, 잘 건조된 상황에서 이란을 시작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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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꼼꼼한 관리가 필요한 이란 작업에 대해서 알려주셨습니다. 소장님, 그런가 하면 제가 들은 바로는 북한의 개천, 안주, 북창 지역의 양계장에서 전염병이 발생했다고 들었어요.
개천닭공장에 창궐한 뉴캐슬병
대략 9,500달러 재산피해
조현: 네. 맞습니다. 뉴캐슬병이라는 조류 전염이 창궐했는데요. 일단 북한에서 공식 발표한 자료만 봐도 개천닭공장에서 5000마리나 감염됐답니다. 이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엄청날 겁니다. 일단 병아리 가격이 1달러니까 총 5000달러가 없어졌을 거고요. 보통 8주령 되는 병아리로 적용해서 사료값을 계산해보면 얘네들이 옥수수 1.7kg정도 먹거든요. 그건 0.7달러 정도 합니다. 5000마리로 계산하면 3500달러 정도 나올 겁니다. 약품도 0.2달러 들었을 텐데 5000마리니까 1000달러, 이렇게 총 9500 달러의 손실을 입은 겁니다. 지금 피해는 더 확산되고 있어 더 큰 손실로 이어질 겁니다.
MC: 그렇군요. 그런데 조류 전염병이라는 뉴캐슬병은 얼마나 위험한 겁니까?
조현: 네. 뉴캐슬병은 바이러스 전염으로 발생하며 많은 종류의 조류에서 발병합니다. 한국도 이 병을 제1종 즉 가장 위험한 가축전염병으로 지정하고 있어요. 한국의 닭, 오리, 메추리 농가에서도 주의하는 병인데요. 그래도 한국은 소독을 철저히 해서 잘 이겨냅니다. 전형적인 증상으론 위장염, 폐렴, 뇌염을 겪다가 죽고요. 참새와 같은 작은 조류나 야생 조류는 감염되고도 특별한 병증이 없다 죽어버릴 때도 많습니다. 시체를 통해서도 전염되고요. 가장 감수성이 높은 숙주는 닭이라, 한번 걸리면 닭공장과 농장에 괴멸적인 유행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MC: 조용하고 무서운 병이군요. 특히 닭, 오리 공장에서 조심해야 할 텐데요. 어떻게 주의해야 할까요?
조현: 당연히 소독을 해야 하고요. 소독약이 없는 농가에선 청소를 잘해야 합니다. 북한 전역이 지금 위험하니까, 방송을 듣는 분들은 즉시 양계장이나 닭, 메추리, 오리 축사에 가셔서요. 무조건 축사 내에 말라붙은 분변이나 먼지, 기름기 등을 제거하고 깔짚이나 오염된 사료 등을 모두 소각하셔야 하겠습니다. 국영공장이나 도·시·군 농장에서는 반드시 지금 소독을 실시해야 합니다. 소독은 건물 천장, 바닥 순서로 해주시고요. 소독이 모두 끝난 건물이나 지역은 끈을 이용해서 출입을 통제하고 경고판을 부착해야 합니다. 사람이나 가축의 출입을 통제해야 하거든요. 보통 한국은 이렇게 소독 후, 14일 이후에 한 번 더 2차 소독을 합니다. 그러면서 1, 2차 소독을 할 때마다 소독이 잘 됐는지를 점검하는 감독관을 각각 다른 사람으로 지정합니다. 만약 소독이 잘못 되었다면 다시 실시해야 하니까요. 북한도 소독할 때 이런 방법을 적용하는 것이 안전하고 확실합니다.
MC: 네. 전염병으로 인해 또 고생하는 북한 주민들을 생각하니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철저한 소독과 관리로 양계 관리를 잘 해서 올해는 많은 계란을 생산하게 되면 좋겠네요. 지금까지 <농축산, 현장이 답이다>였습니다.
에디터 이예진,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