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산, 현장이 답이다] 봄철에 농민들은 논밭에 있어야

0:00 / 0:00

여러분 안녕하세요. <농축산, 현장이 답이다>, 진행에 이승재입니다. 농업과 축산업은 세상 모든 국가와 시민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산업이죠. 특히나 자력갱생을 강조하는 북한의 경우 자신의 먹거리는 자신이 책임져야 하기에 더욱 강조되는 현실입니다. 이 시간엔 남과 북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농축산 전문가와 함께, 북한 농축산업의 현실을 진단하고 적용 가능한 개선방법도 함께 찾아봅니다. <농축산, 현장이 답이다>는 농축산 전문가, 사단법인 굿파머스연구소의 조현 소장과 함께 합니다.

MC: 조현 소장님 안녕하십니까?

조현: 네. 안녕하세요.

MC: 기상 예보에 의하면 찬 대륙 고기압의 영향으로 한반도의 2월 기온은 평년보다 조금 낮을 거라고 합니다. 북한은 많이 추울 텐데요. 그래도 이맘 때면 봄철 농사 준비를 잘 해야 하겠죠?

국가사업에 농민 동원은 그만

지금은 봄철 농사를 준비해야 할 때

조현: 그렇습니다. 날씨가 많이 춥더라도 지금 농사 준비를 잘 해야 합니다. 3월부터는 바쁜 농사철이 시작되는데 지금 부지런하게 준비해야 올해 농사에 차질을 빚지 않게 됩니다. 그런데 제가 북한에 있을 때를 생각하면 국토 관리다, 수로 관리다 해서 농민들 동원을 많이 하더라고요. 꼭 부탁드립니다. 우리 농민들은 이런 데 절대로 나가시면 안 됩니다. 농사는 지금부터 여름 되기 전까지 이 기간이 정말 중요해요. 지금의 하루가 여름의 열흘과도 비슷합니다. 농민은 지금 논밭에 있어야 합니다. 동원에 안 나가면 또 농장원들 불러다가 시말서 쓰고 뭐 그런 복잡한 일들은 있겠지만 꼭 각자의 텃밭과 농장의 농사를 위해 사전 준비하는데 이 시간을 쓰시길 바랍니다. 생명체를 다루는 농업의 특성상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MC: 2025년엔 농민들도 자신의 실리를 챙기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일단 농사를 시작하려면 종자를 준비해야 하잖아요. 건강한 종자를 선택하는 방법이 있습니까?

조현: 네. 농민들께서는 꼭 종자활력검사를 받아보세요. 각 농장의 작업반에서 합니다. 종자가 얼마나 싹을 틔울 수 있는가 하는 검사인데요. 종자를 염색해서 살아있는지 죽었는지 알아보는 방법과 종자를 무작위로 선택한 후 배아를 추출해서 검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북한 농민 대부분은 워낙 바쁘니까 이런 검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그냥 파종하곤 합니다. 그런데 한국은 달라요. 한국은 농촌진흥청에서 종자 검사를 해주는데 이거 꼭 필수로 생각합니다. 잘못 심었다가 손해 보면 큰일 나니까요. 북한은 농장에서 자체로 하는 만큼 개인 텃밭 작물이라고 하더라도 농민 스스로가 관심을 가지고 직접 검사를 받아 보시길 바랍니다. 정상 종자는 발아율이 97~98%가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북한은 70% 이하 품종들이 많고요. 검사하지 않으면 싹이 트지 않는 작물을 심게 되거든요. 잘못 심으면 후에 다시 파종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MC: 그래서 종자 검사가 꼭 필요한 거군요. 아까 옥수수의 발아는 토양 습도에 따라 결정된다고 하셨어요. 그러고 보니 작년 이맘 때는 3월 파종 전에 토양 개선을 굉장히 강조하셨네요. 올해도 마찬가지겠지요?

조현: 그렇습니다. 논 같은 경우 물이 빨리 빠지는 모래흙 토양은 점성토를 보충하고요. 물이 잘 안 빠지는 토양은 사질토를 보충해서 정상으로 만들어야 하는데요. 이때 찰흙은 15% 정도 되도록 보장하는 것이 적당합니다. 제가 지난주에 충분히 썩지 않은 거름, 즉 인분 때문에 북한 대부분 지역의 수질이 오염됐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이처럼 부숙되지 않은 도시 거름은 그대로 논에 내지 말고요. 잘 썩은 퇴비를 논에 뿌려 주세요. 그런 거름이 없다면 토양의 유기물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각 군의 미생물관리소에서 만든 미생물 비료를 꼭 뿌려줘야 합니다. 특히 북한에서 자주 쓰는 규산질 비료는 논갈이 하기 전에 뿌려 주어서, 논갈이 하면서 충분히 분해될 수 있도록 하는 것 잊지 마시고요.

MC: 지금 논갈이 말씀하셨는데 농민들 사이에서도 논갈이를 해야 한다, 하지 말아야 한다, 의견이 분분하더라고요. 북한엔 트랙터도 많이 없는데 이거 너무 힘든 일이 아닐까요?

조현: 네. 논밭갈이 힘들죠. 그래도 반드시 해야 합니다. 최근 북한 당국이 봄 농사철 전에 논갈이 하지 않아도 된다고 우기더라고요. 그건 자기들이 논밭갈이용 기름과 농기계 보장을 못 하니까 농민들에게 거짓말 하는 거고요. 안 해도 되는 경우는 논의 유기물 상태가 최상일 때 해당하는 말입니다. 북한엔 그런 논이 없거든요. 북한 당국의 말을 믿고 논갈이 안 하면 올해 농사 끝입니다. 보통은 지역 토양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지면으로부터 18cm 정도 깊이로 갈아 주는 게 좋습니다. 트랙터와 기름이 부족해서 논갈이를 못할 경우가 많을 겁니다. 사실 대부분이 그렇겠죠. 그러나 땅에 유기 비료를 주지 않았거나 도시에서 운반해 온 거름을 그대로 뿌린 논이라면 지금 꼭 논갈이를 해야 하겠습니다. 그래서 제가 지금 시기는 딴 일할 때가 아니라고 말씀드린 겁니다.

관련기사

[농축산, 현장이 답이다] 인분의 유기농 처리 방안Opens in new window ]

북 지방 양곡판매소 연이어 문 닫아Opens in new window ]

MC: 아직 농사가 시작도 안 되었는데 이렇게 해야 할 게 많군요. 올해도 농장은 물론이고 농민들 개인적으로도 꼭 많은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소장님께서 방송을 통해 종종 소득을 높일 수 있는 여러 작물들을 추천하셨는데요. 한동안 뜸했네요. 오랜만에 한번 여쭤봅니다. 지금 잘 준비해서 3월엔 어떤 작물 심으면 좋을까요?

조현: 네. 농민 여러분, 지금은 고구마 농사 싹 틔울 준비를 해야 하는데요. 씨고구마는 당연히 병이 없고 냉해를 입지 않은 종자를 골라야 합니다. 고구마가 사실 검은무늬병, 검은점박이병, 덩굴쪼김병 등 병이 많아요. 그래서 주의할 점은 꼭 종자 소독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종자를 포르말린 용액에 약 20분간 넣어서 소독해도 좋고요. 용액이 없다면 햇볕에 2시간 정도 노출시키거나 상토에 토양소독제를 뿌려줘도 좋습니다. 이걸 싹 틔울 때는 온도 보장이 아주 중요한데요.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태양열에만 의지하지 말고 비닐박막을 씌워서라도 온도를 꼭 보장하시길 바랍니다. 고구마는 약 12~15 ℃면 됩니다. 씨고구마 싹 틔울 준비를 할 때 하나의 뿌리에서 여러 개의 싹이 나오니까 사이사이의 간격을 30cm씩 두면 관리하기가 좋습니다. 이렇게 하면 싹도 잘 나오고요.

노동당이 시키는 품종 심으면 농사 망칠 확률 높아

MC: 고구마는 포만감도 있고 영양도 너무 좋은 작물이잖아요. 씨고구마를 잘 심으면 앞으로 농민들에게도 유용할 텐데요. 모든 작물의 종자는 꼭 지역 특성을 고려해서 심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고구마는 대체로 괜찮을까요?

조현: 고구마는 함흥 이남지역이라면 어디서나 괜찮습니다. 각자 환경에 따라 온도 보장만 잘 해주면 됩니다. 말씀하신 대로 지역별로 각각 맞는 걸 심어야 하는데요. 그걸 판별하는 방법은 바로 농민의 경험입니다. 농사는 농민이 제일 잘 압니다. 자신감을 가지세요. 따라서 여러분 각 지역에서 많이 열리는 작물, 잘 팔리는 작물 등 파악이 잘 된 종자를 선택하는 게 좋습니다. 노동당이 내려 먹이는 품종을 그대로 따라 심으면 올해 농사 또 망할 수도 있습니다. 감자가 그런 예에 해당하죠. 각 지역에 맞는 품종을 농민들께서 잘 아실 겁니다. 감자는 온도를 고구마보다 좀 낮게 3~4 ℃로 보장해주시고요. 감자나 고구마나 습도는 85~90%가 좋겠습니다. 감자는 병 발생에 주의해야 하니까 바람이 잘 통하게 보관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종자 소독이나 발아에 필요한 약제, 비료가 필요할 텐데요. 당연히 도나 시군 농업경영위원회가 보장해 줘야 하겠지만 그게 안 된다면 좀 힘들더라도 지금 빚을 내서라도 꼭 구매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그게 1년을 놓고 보면 이득입니다. 하여간 감자든 고구마든 많이 많이 나서 우리 농민들 배가 든든한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MC: 정말 그러면 좋겠네요. 소장님, 오늘도 유익한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농축산, 현장이 답이다>였습니다.

에디터 이예진,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