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산, 현장이 답이다] 토마토로 공략하는 틈새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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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농축산, 현장이 답이다>, 진행에 이승재입니다. 농업과 축산업은 세상 모든 국가와 시민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산업이죠. 특히나 자력갱생을 강조하는 북한의 경우 자신의 먹거리는 자신이 책임져야 하기에 더욱 강조되는 현실입니다. 이 시간엔 남과 북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농축산 전문가와 함께, 북한 농축산업의 현실을 진단하고 적용 가능한 개선방법도 함께 찾아봅니다. <농축산, 현장이 답이다>는 농축산 전문가, 사단법인 굿파머스연구소의 조현 소장과 함께 합니다.

MC: 조현 소장님 안녕하십니까?

조현: 네. 안녕하세요.

MC: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세계 10대 슈퍼 푸드'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슈퍼 푸드란 20여 년 전, 미국 식품영양학 분야의 최고 권위자인 스티븐 프렛 박사에 의해 시작된 말인데요. 각종 영양소가 풍부하고 건강에 좋은 먹거리를 말하죠. 귀리, 녹차, 들쭉이(블루베리), 시금치, 연어, 마늘, 적포도주(레드와인), 견과류 등이 있는데 이들 중에 남북한에서 모두 친숙하게 대할 수 있는 토마토가 포함되어 있거든요.

조현: 네. 서양속담에 "토마토가 익을수록 의사 얼굴이 파래진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토마토 먹으면 사람이 건강해지니 병원 갈 일이 없다는 뜻인데요. 이처럼 토마토는 몸에 아주 이롭습니다. 토마토엔 각종 비타민을 비롯한 필수 아미노산과 칼슘, 철분 등 영양소가 골고루 함유되어 있어 면역력을 강화시키고요. 혈관의 노화를 억제하고 부드럽게 함으로써 혈액순환도 원활하게 하고, 혈전을 예방하기에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예방에도 좋습니다. 또 토마토는 신진대사를 촉진해서 몸에 노폐물이 쌓이지 않게 하고 체내 독소가 빨리 배출되도록 돕거든요. 암 성장을 억제하고 전이를 방지한다는 연구결과도 있고요. 전립선 건강이나 남성 성기능 강화에도 좋다고 합니다.

북한에서 토마토는 한철 채소

MC: 저도 토마토의 효능을 보면서 "이 정도였어?" 하며 놀랐는데요. 그래서인지 남한에선 사시사철 토마토가 잘 팔립니다. 일례로 한국에서 남녀 대부분이 건강과 미용을 위해 다이어트라는, 이른바 살까기를 하는 사람이 많다는 건 잘 알고 계실 텐데요. 다이어트 식품에서 토마토는 늘 빠지지 않는 것 같아요. 북한에선 어떤가요? 토마토가 한국처럼 인기인지요?

조현: 네. 장마당에서 아주 잘 팔립니다. 토마토는 북한의 식생활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남방과일처럼 없어서 못 먹는 건 아니지만 실컷 먹는다고 말할 수도 없어요. 하지만 우리가 조금만 노력하면 얼마든지, 충분히 먹을 수 있습니다. 북한에선 한국처럼 온실재배를 쉽게 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여름 한철만 토마토를 먹는데요. 북한 먹거리 중에 그나마 당도가 높고, 탄수화물도 좀 포함되어 있으니 점점 소비가 늘어납니다. 주민들의 수요를 원만하게 공급하려면 아직 멀었지만 그래도 재배면적이 상승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MC : 제가 알기론 지금이 아마도 토마토 수확철 아닐까 싶은데요. 장마당에 많이 나와 있겠군요.

조현: 맞습니다. 지금은 양강도와 함경북도를 제외한 북한 거의 전역의 협동농장 채소반과, 도시에 있는 채소전문농장에서 수확하는 시기입니다. 하지만 수확량이 많지는 않을 겁니다. 이게 정말 안타까운 문제인데요. 토마토를 심으려면 면적이 필요한데 벼, 밀, 보리, 옥수수, 감자… 게다가 김장철 배추를 심는 것 때문에 북한 농업정책에서 한참 뒤로 밀려났죠. 하지만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협동농장 채소반이나 채소전문농장, 혹은 개인들이 시장에 토마토를 내다 파는데, 이건 그대로 협동농장이나 농가 소득으로 이어지잖아요. 그래서 저는 청취자 분들이 토마토 심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고민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이게 개인들도 충분히 심을 수 있는 작물이거든요.

MC: 그런데 한국을 보면 물론 사람들이 일반 토마토도 잘 먹지만 제가 볼 땐 손가락만한 방울토마토가 더 인기인 것 같습니다. 이런 방울토마토는 큰 면적을 들이지 않고도 심을 수 있으니까 한국 분들은 집에서 키우기도 하거든요. 북한에도 방울토마토가 있나요?

북한에 방울토마토가 있을까?

조현: 물론 북한에도 방울토마토가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1990년대 남북 교류를 통해 좀 들여다 심었어요. 인기가 아주 좋았죠. 하지만 종자관리를 잘 못해 다 사라져서 못 심고 있습니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제가 꼭 말씀드리고 싶었던 것은 한국에는 토마토 종류가 너무 많아요.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주먹만한 일반 토마토 그리고 엄지손가락 정도로, 한입에 쏙 들어가는 방울토마토가 있고요. 감이랑 접목시켜서 감 맛이 나는 주황색 토마토도 있고, 짭짤한 소금 맛이 나는 대저토마토도 있습니다. 그 외에 포도토마토, 대추토마토, 송이토마토 등등 여러 유전자 기술을 적용해서 건강에도 좋고 상품성도 좋은 종자들을 만들어 냈죠. 아까 기자님이 남한에선 사시사철 토마토를 먹는다고 말씀하셨는데요. 맞습니다. 한국은 온실재배를 통해 온도와 습도를 언제든 다 조절할 수 있으니까 토마토가 끊일 날이 없습니다. 반면에 북한은 지금 일반 토마토 한 종류만 남았죠. 아쉽지만 그래도 훌륭한 작물이니 앞으로 더 잘 지켜내야겠죠.

MC: 네. 북한에 다양한 종류의 토마토는 없지만 수요가 있다고 말씀하신 만큼, 잘하면 농민들에게 괜찮은 소득원이 될 것 같은데요. 북한에서 토마토로 개인이 소득을 올리려면 어떻게 하는 게 가장 손쉽고 빠를까요?

북한에서 토마토로 소득 올리는 법

조현: 북한 농민들에겐 대부분 집 주변에 텃밭, 공터, 울타리 안 등 개인들이 심을 수 있는 면적이 평균 30~40평 정도 있습니다. 이걸 사용하는 거죠. 집 주변에 10평 정도만 심어도 효과가 아주 좋습니다. 토마토는 영양단지를 가져가 심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영양단지의 원리를 말씀드리면, 좋은 흙 1평 정도에 토마토 씨를 뿌려서 잎이 5~6개 쯤 나오면, 뿌리를 잘 들고 이동해서 본 밭에 옮겨 심는 건데요. 농민들이 다들 바쁜데 이것까지 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 전문 채소반에 가서 모종을 가져다가 심는 것이 더 낫습니다. 제 말씀 대로 10평 정도만 심으면 가정에 굉장한 소득을 올릴 수 있습니다. 이거, 협동농장에 나가 공동노동에 참여하는 것보다 소득이 더 클 겁니다.

MC: 괜찮은 부업이 될 것 같네요. 개인이 토마토를 키울 때 주의사항은 뭐가 있을까요?

조현: 일단 10도라는 온도만 잘 생각하십시오. 밤 온도가 10도 이하로 내려가지만 않으면 토마토는 문제가 안 됩니다. 지금 같은 때에 딱이긴 합니다. 첫 한 달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때 토마토 모종을 심어 뿌리만 잘 내리면 됩니다. 토마토는 한 번에 거름을 많이 주지 말고 살짝살짝, 자주자주 나눠주는 것이 좋습니다. 서해안에 있는 잡어들의 뼛가루에는 질소도 있고 인산도 있습니다. 이 물고기 뼛가루를 구해다가 흙 좀 덮고 깻묵이나 달걀 껍질 이런 것들 섞어 자주 뿌려주면 잘 자랍니다. 이렇게 처음에 뿌리만 잘 내려주면요. 그 이후엔 환기만 잘 해줘도 쭉쭉 큽니다.

MC: 그럼 겨울만 아니면 토마토는 아무 때나 심어도 되는 건가요?

조현: 그럼요. 지금 심으면 10월 말 정도에 열매가 열릴 겁니다. 두 달 뒤에 열매가 열리기 시작하니까요. 물론, 지금이 수확 시기라 채소반에 모종이 없을 가능성이 높긴 해요. 8월엔 토마토 모종이 있는 곳도 없는 곳도 있습니다. 구할 수 있으면 당장 심으시고요. 구할 수 없다면 이 방송을 잘 기억해 두셨다가 내년에라도 꼭 토마토 모종을 챙기도록 하세요. 8월 초인데 지금 열리는 다른 과일을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살구, 복숭아 등은 높은 나무에서 자라는 열매라 면적을 늘리기도 힘들고 기껏 나무를 심어도 열매를 볼 때까지는 3년 이상 걸리잖아요. 지난번에 제가 들깨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토마토도 비슷한 이유로 추천합니다. 협동농장에선 주로 옥수수, 감자, 밀, 보리 심는데 틈새를 한번 노려보세요. 온도, 수분관리만 하면 계속 열리고 수확도 잘 되는 작물이라서 기르기도 쉽고 농가와 협동농장의 수익도 반드시 올라갈 겁니다. 협동농장에서도 토마토 재배 면적을 2배로 늘리시면 좋겠습니다.

MC: 너무 흔해서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죠. 한국에선 토마토도 그런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북한에선 토마토가 농가소득에도,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될 효자 작물이 아닐까 싶네요. 지금까지 <농축산, 현장이 답이다> 였습니다.

기자 이승재, 에디터 이예진,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