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우의 블랙北스] 최선희가 들고 다닌 명품은 가품?

0:00 / 0:00

안녕하세요. 류현우의 블랙북스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지난 주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로부터 최선희 외무상이 어떻게 단기간에 초고속으로 승진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지난 주에 이어 최선희 외무상의 숨겨진 이야기를 류 전 대사대리로부터 들어보겠습니다.

진행자: 최선희는 아버지가 최영림 전 내각 총리라서 더 좀 주목을 받았던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최선희 출세 배경에는 최영림이 영향력을 미친 거 아니냐는 얘기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친딸이 아니라는 얘기가 있더군요.

류현우: 맞습니다. 그러니까 그 최영림이 신체적으로 아이를 낳을 수 없는 그런 결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첫째는 아들, 둘째는 딸, 이렇게 오누이를 입양해서 키웠습니다. 첫째가 최승호라고 아들입니다. 그리고 젖먹이를 갓 벗어난 한 살짜리 아이였던 최선희를 1965년에 입양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승호 씨는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하고 아버지 뒤를 이어서 국가계획위원회에서 조금 일을 하다가 중앙통계국 부국장 그리고 국장, 한국 식으로 말하면 통계청장과 비슷한 직무에서 사업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진행자: 대사님께서는 최선희와 개인적인 친분 같은 것이 있으실까요?

류현우: 저희 아버지가 한국전쟁 당시, 그러니까 1950년에 입대를 합니다. 입대를 해서 처음으로 배치 받은 부대가 경위중대예요. 옛날 내무성 정부호위처 경위중대인데 첫 소대장이 최영림이었습니다. 저희 아버지 첫 소대장이. 그런데 저희 아버지가 1970년대에 김일성 경호원으로 있었습니다. 주석궁도 그때 완공됐고요. 현재 금수산태양기념궁전이라고 얘기하는 것이 1970년대에 완공이 된 주석궁입니다. 당시 김일성의 책임 서기였던 최영림이 여기에서 저희 아버지랑 또 같이 근무를 했습니다. 주석궁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따로 (모여) 살던 아파트 단지가 있었습니다. 이 단지 내에서 같이 살았습니다.

진행자: 최선희에 대한 외부 평가가 좀 부정적인 면이 좀 있습니다. 그런데 대사님은 좀 긍정적으로 평가를 하셨잖아요. 그렇게 긍정적으로 평가하실 만한 일화나 사례 같은 것이 있을까요?

류현우: 제가 2017년 6월 평양에 출장 차 들어간 적이 있습니다. 제가 (북한으로) 들어가기 위해 베이징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묵고 있었습니다. 베이징 주재 북한 대사관 안에는 여관과 함께 식당이 같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많은 북한 사람들이 중간 체류(경유)지 비슷하게 이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신의주를 건너서 나오게 되면 중국 베이징에서 항공 티켓을 구해서 제3국으로 출발합니다. 그래서 제가 들어가서 보니까 그 여관에 최선희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만났어요. 최선희를 보고 "아니 국장 동지 어떻게 여기 왔습니까"라고 물어보니까 "대표단하고 같이 스웨덴 출장 갔다가 지금 돌아가는 길이야"라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저한테 자기가 대표단장인데 자기 얼굴을 봐서라도 대표단을 위해서 식사를 한 번 마련해 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그래서 식당에 가서 같이 식사를 했습니다. 그때 최선희가 북미국에 있는 사람들을 같이 데리고 나갔다 왔는데, 대표단 성원들 보고 누구는 영어 실력이 늘었다고 하고, 또 누구에게는 보고서 작성한 것을 보니 솜씨가 많이 늘었다는 식으로 칭찬했습니다. 대체로 출장 나오는 사람들의 경우 국가에서 주는 출장 비용을 받아서 나옵니다. 그런데 국가 예산에서 주는 비용이 보잘 것 없습니다. 호텔에서 묵을 수 있는 돈이 안 되기 때문에 베이징 주재 북한 대사관 내 여인숙에서 자고 숙식을 거기서 해야 합니다. 그런데 저와 같은 경우에는 해외에 상주하면서 외화로 월급을 타지 않습니까? 돈이 (상대적으로) 조금 여유가 있죠. 그래서 부탁을 받으면 인사 삼아서 들어줍니다. 또 다 같은 외무성 사람들 아닙니까. 같이 식사하고, 인사 삼아서 대접을 하는 거죠. 그렇게 하고 자리를 뜰 때 최선희가 제게 와서 샤넬 '샹스'라는 향수가 있는데 (북한에) 들어올 때 가져올 수 없겠냐고 하더라고요. 자기는 서우두 공항을 통해서 들어갈 때 기자들이 달라붙을 수 있어서 면세점에서 구입하는 것은 조금 어려울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피곤하겠지만 좀 부탁 좀 하자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면세점에 들러 보니까 100 달러 정도 하더라고요. 그래서 향수를 사서 가져다 줬습니다.

진행자: 최선희에 대해서 안 좋은 평가가 있는 이유는 북한 주민들은 어려운 삶을 살고 있는데 최선희와 같은 사람들은 명품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런 안 좋은 시각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생각했을 때는 북한 외교관들 월급이 뻔한데, 명품을 어떻게 들고 다니는 겁니까?

류현우: 최선희는 해외에서 외교관 생활을 한 번도 못 했습니다. (북한은) 남존여비 사상이 강하기 때문에 여성 외교관이 해외에 나가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아예 없어요. 그래서 북한 내부에서만 월급을 타는데 이 월급이라는 것도 정말 보잘 것 없습니다. 예를 들어서 제가 북한에 있을 때 북한 돈으로 3500원을 탔는데 국장급이라고 해도 많아야 4천 원 밖에 안 됩니다. 0.5 달러도 안 됩니다. 이거 가지고 몇 천 달러짜리 명품 백을 산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실 (해외 주재) 외교관들도 뻔한 월급 400~500유로를 가지고 명품가방 몇 천 달러짜리를 산다고요? 이는 가당치도 않은 말씀입니다. 베이징 주재 대사관 옆에 보면 상가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야바울로'라는 종합 상가도 있고 이런 곳이 많습니다. 대체로 중국이 '짝퉁 공화국' 아닙니까. '야바울로'라는 종합 상가에 가보면 가품의 부류가 있습니다. 고급으로 올라갈수록 값이 비쌉니다. 몇 백 달러 정도하거든요. 그래도 몇 천 달러(짜리 정품)보다는 낫지 않습니까? 10분의 1 가격이니까요. 그래서 (가품을)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대체로 100~200 달러 정도에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것을 최선희가 쓰는 것일 겁니다. 최선희가 돈이 어디서 나왔겠습니까. 도둑질을 해야 하잖아요. 명품을 사려면. 아니면 뇌물을 받아야 합니다. 북한 외교관들 월급이 정말 뻔하디 뻔합니다.

진행자: 그럼 최선희, 현송월 같은 북한 고위급 여성들이 들고 다니는 명품은 가품일 가능성이 높은 건가요?

류현우: 제가 볼 때는 아마 가품일 것입니다. 북한에서는 '가대기'라고 합니다. 가대기일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물론 김정은, 김 씨 일가와 관련된 물건을 가대기 했다면 이를 사온 사람이 거기서 단번에 목이 날아가겠죠. 김 씨 일가가 사용하는 것은 자금이 지출돼서 정확한 것을 사들여옵니다.

진행자: 그래도 최선희, 현송월급의 인사라면 최고지도자가 선물로 명품을 주지 않을까요?

류현우: 제 장인께서도 선물을 받아보지 않았습니까? 선물을 받는다면 명품백 받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대체로 시계 선물을 많이 줍니다. 시계 다음이 식료품, 그 다음이 내의류, 겨울에는 캐시미어 내의 등을 선물로 줍니다. 만약 실제 명품 가방을 줬다고 해도 북한 사람들이 그게 명품인지 알 사람이 몇 명이나 있겠습니까?

진행자: 그럼 해외에서 들어오는 외교관이나 무역 일꾼들은 가품을 사와달라는 부탁을 받습니까?

류현우: 그러니까 명품 가방이라는 얘기는 안 해도, 들고 다닐 온전한 가방 있으면 하나 구매해 달라는 식으로 부탁을 합니다. 저는 그런 부탁 수없이 받았습니다. 제 누이라든가 이런 사람들도 부탁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러면 야바울로에 가서 급이 좀 높은 가품을 구매하는 거죠. 그렇게 해서 줘도 (가품인지)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습니다. 명품 브랜드인지 아는 사람도 거의 없습니다. 다만 최근에는 좀 아는 것 같습니다. 해외에 왔다 갔다 하면서 물먹은 사람들의 경우 샤넬이나 구찌, 명품이라는 것에 대해 알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의 모릅니다.

진행자:그러면 그런 부탁을 받으시면 어느 수준까지 구매해서 주시나요?

류현우: 화장품이라든가 이런 부류는 (베이징) 대사관 후문 지나서 나오면 조선족 사람들이 파는 상점이 있습니다. 그곳에는 '설화수'와 같은 한국 화장품들이 굉장히 많이 팔립니다. 저도 그곳에서 수없이 설화수를 많이 가져다 썼습니다. (사람들이) 화장품을 대체로 잘 부탁합니다. 그리고 제가 어느 정도 (금액대)까지 선물을 할 수 있냐면, 100~200 달러 정도에서는 해줄 능력이 있었습니다.

진행자: 네 오늘은 최선희의 가족사, 출생의 비밀, 그의 인물 됨됨이 등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류 전 대사대리의 말씀을 들어보니 최선희 외무상의 인상이 매체를 통해 알려진 것과는 상당히 다른 부분이 있다는 점을 알게 됐습니다. 류현우의 블랙北스, 다음 시간에도 북한 외무성의 숨겨진 이야기를 들고 청취자 여러분들을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