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우의 블랙北스] 김여정 비화① 전일춘에 “실장동지”라며 깍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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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류현우의 블랙북스,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김여정 당 부부장이 지난 1월 북한의 신년 경축 공연에 자식들로 추정되는 아이들을 동반해 주목됐습니다. 김여정 부부장은 과거 한국을 직접 방문한 바도 있고 담화 등을 통해 한국과 미국 등을 맹비난한 바 있는 만큼 익숙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북한의 이른바 ‘로열 패밀리’인 만큼 공개된 정보도 제한적인데요. 류현우의 블랙북스, 오늘부터 세차례에 걸쳐 김여정 부부장의 숨겨진 이야기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오늘도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 나오셨습니다.

[진행자]김여정이 올해 신년 경축 공연에 남자, 여자아이를 동반해 등장했습니다. 이들이 김여정 부부장의 자녀일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류현우] 저는 김여정의 자녀가 맞다고 생각합니다. 조선중앙TV가 공개한 영상을 보니, 김여정의 자녀로 추정되는 아이들의 연령대가 제가 생각했던 나이대와 일치했습니다. 제가 평양에 있을 때인 2015년 4월, 저의 장인어른으로부터 김여정이 딸을 출산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김여정이 출산한 후 육아용품을 수입했는데 모두 여자아이의 것이었습니다. 다음으로 2025년 신년 경축 공연에 조용원, 최룡해 등 고위간부들이 가족을 동반해서 참석했습니다. 조선중앙TV는 고위간부들이 가족과 함께 공연에 참석하는 모습을 그대로 방영했습니다. 김여정이 남자와 여자 아이를 동반한 것을 보면 그녀의 아들, 딸이라는 것이 명백하다고 봅니다. 김여정이 아무 관계 없는 아이들과 동행할 수는 없죠. 그리고 아이들의 연령대를 보면 김여정이 출산한 연도인 2015년, 2018년과도 일치합니다. 2018년 2월 평창 올림픽 참가를 위해 한국을 방문했던 김여정이 한국 정부 관계자에게 자기가 둘째(아들)를 임신했다는 사실을 이야기해서 언론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죠. 최근 국가정보원도 "김여정 자녀의 연령대를 감안 시 사실일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밀 분석 중"이라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진행자]김주애 등장 이전, 한국의 정보당국은 김정은에게 아들이 있는 것으로 추정한 바 있습니다. 김여정 아들을 잘못 인지했을 가능성도 있을까요?

[류현우]네. 저도 언론을 통해 김주애 위로 2010년생 아들이 있다는 보도를 들은 바 있습니다. 여러가지 논란이 있기는 한데 제가 아는 바로는 김주애가 김정은의 자식들 중 맏이라는 점입니다. 저는 2022년 12월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 '정치펀치'에 출현해서 김주애가 김정은의 자녀들 중 맏이로 알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당시 한국 언론은 관계 당국이 김정은에게 2010년생 아들이 있는 것으로 오랫동안 추정해왔다고 보도했는데, 그 주된 근거는 '김정은에게 직접 전달될 가능성이 큰 물품 리스트'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10년에 남자 아이용 기저귀와 최고급 장난감이 김정은의 '관저'로 직접 간 사실이 확인됐고, 이러한 정황을 통해 김정은에게 2010년생 아들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2010년에는 아버지 김정일이 살아있을 때입니다. 그 당시 본부 서기실과 당 39호실 등 로열패밀리와 관련된 부서들은 김정일의 비준 하에 필요한 물품을 수입했습니다. 김정일이 2011년 12월 사망했기 때문에 그 전까지는 김정은에게 결정권이 없었습니다. 한마디로 김정일의 아들, 딸들 중 누군가가 아들을 출산했을 개연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진행자] 김정일이 살아있을 때, 그러니까 2010년 즈음에 리설주가 아들을 출산했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요?

[류현우] 최근 제가 어느 한 강연 준비를 위해 자료들을 찾아보았는데 리설주가 마지막으로 공연을 한 것이 2011년 2월 5일이었습니다. 당시 은하수 설 명절 음악회에서도 노래를 부르는 등 가수로서 활동을 했습니다. 리설주가 만약 2010년 장남을 출산했다면 육아를 중단하고 그렇게 왕성한 가수활동을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리설주는 2012년 7월부터 김정은과 함께 모란봉악단 공연을 관람하는 것으로 첫 공개활동을 시작했는데 같은 해 10월 29일 임신한 몸으로 김정은과 함께 김일성군사종합대학 창립 60돌기념 모란봉악단 공연에 참석했었습니다. 리설주는 2013년 1월 1일 모란봉악단의 신년경축공연에 참석한 후 한동안 모습을 감췄다가 2월 16일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등을 계기로 모습을 다시 드러냈습니다. 바로 2013년 1월이 김주애가 태어난 시기입니다. 제가 볼 때에는 김주애가 맏이라고 생각됩니다.

김여정 , 전일춘 당시 39호실장에게 고용희 참배 순서 양보

[진행자] 그런데, 지난달 김여정 부부장이 아이들을 동반하고 등장해 주목됐죠. 혹시 대사님께서는 김여정 당 부부장과 직접 만나보신 적이 있습니까?

[류현우]네 있습니다. 2014년 9월경입니다. 제가 가족과 함께 대성산혁명열사릉에 가서 참배를 했습니다. 해마다 9월 21일이 오면 전당적으로 김정일의 생모인 김정숙의 사망일을 맞으며 열사릉을 참배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거든요. 그때 당시 39호실장이었던 장인도 함께 갔었는데 열사릉 참배를 마친 뒤 '선군어머니' 묘소도 들렀다 가자고 하더군요. 북한에서는 고용희, 김정은의 친모를 '선군 어머니'로 부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족과 함께 고용희의 묘에 갔습니다. 한참 걷는데 뒤에서 "실장 동지! 안녕하십니까?"라는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돌아보니 김여정이었습니다. 김여정은 장인어른에게 우리 어머니 묘소를 찾아주셔서 고맙다고 인사를 하더군요. 장인어른이 함께 온 가족들을 소개해주어서 그 때 김여정을 보고 악수를 하면서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그런데 김여정의 옆에 키가 180cm에 가까운 미남자가 서있었습니다. 장인, 장모가 그 친구와 편하게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니 안면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제서야 김여정의 결혼식 사진에서 본 남편의 모습과 같았습니다. 김여정은 고용희 묘소 앞에 도착하자 갑자기 우리 가족에게 앞자리를 양보하면서 "실장 동지, 바쁘실 텐데 먼저 인사 드리십시오"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자기 어머니 묘소이고 또 백두혈통이니 당연히 먼저 참배를 해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자리를 양보하는 모습을 보면서 예의가 바르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악마의 입'은 아니었는데 최근에 나오는 담화를 들어 보면 입에 담지 못할 막말을 정말 많이 하더라구요. 김정은의 악역을 자처하는 듯한 감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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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방금 김여정 부부장의 남편을 직접 봤다고 말씀하셨는데, 국가정보원은 대학 동기라고 추정하고 있던데요. 일각에서는 북한 매체에 김여정 부부장의 남편이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류현우] 2022년 6월 조선중앙TV에 김여정이 잘 생긴 남성에게 의약품 상자를 전달하는 모습이 방영됐는데, 일부 한국 언론은 그 남성이 김여정 남편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본 사진에 있던 남성의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우선 김여정 남편의 키는 김여정보다 훨씬 큽니다. 그리고 인터넷 자료를 보면 김여정의 남편이 최룡해의 차남이라고 돼 있던데 사실과 완전히 다릅니다. 최룡해에게는 아들, 딸 오누이가 있습니다. 차남이라면 둘째아들이라는 의미일텐데, 사실 최룡해의 아들은 하나, 외아들입니다. 그리고 최룡해의 며느리는 모란봉악단 성악 가수입니다. 김여정이 최룡해의 차남과 결혼했다는 것은 사실과 전혀 다릅니다. 그리고 저의 아내가 최룡해의 딸과 언니, 동생하며 지내는 사이였습니다. 최룡해의 딸이 오른쪽 볼에 큰 기미가 있어 최룡해 부부가 계속 안타까워했다고 합니다. 김정일이 최룡해에게 딸을 엄마와 함께 일본에 보내서 수술을 받게 하라고 해서 배를 타고 일본에 가 수술을 받은 적도 있습니다. 아무튼, 당시 제가 본 김여정의 남편은 군복을 입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 크게 보였는지는 모르겠지만 180cm의 장신에 이목구비가 뚜렷한 얼굴이었습니다. 사실 외형상으로는 영화배우 못지 않았습니다. 제가 장인어른에게 김여정의 남편에 대해 물어보니 그가 김일성종합대학 6개월 과정, 특설반 동창생으로서 당시 인민군 총정치국 조직부 군단지도과 부부장으로 일한다고 하더군요. 그때 장모가 김여정의 결혼식에 참가했던 때를 기억하며 김여정의 남편이 결혼식 때보다 더 멋있어졌다고 말하더라구요.

[진행자]그동안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가족과 관련된 설은 상당히 많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김여정 부부장은 결혼한 바 없다는 주장도 제기된 적이 있는데요. 아무래도 북한의 특수성으로 이른바 '로열 패밀리'와 관련한 정보가 외부로 흘러나오기 어렵기 때문에 그랬던 것 아닌가 싶습니다. 류현우의 블랙북스, 다음 시간에도 김여정 당 부부장과 관련해 숨겨진 비화에 대해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대사님 감사합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