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세대의 문화적 욕구를 사상교육으로 막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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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8월 28일 개막된 2018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 폐막식 행사가 9월 2일 겔로라붕카르노 주경기장에서 열렸습니다. 황홀한 예술 무대가 펼쳐졌습니다. 북한 선수단도 이 아시아경기대회에 참가하였기 때문에 폐막식 후 개최된 공연 장면을 보았을 것이고 다른 선수들과 함께 흥에 겨워 소리치며 몸을 흔들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으리라 생각됩니다. 참으로 황홀한 장관이었습니다. 우리와 같은 늙은이들은 오늘날 젊은이들이 어떤 노래, 무슨 춤을 좋아하는지 잘 모르고 있지만 이날로 인해 한 번에 우리 후대와 젊은 세대, 한 나라의 젊은이가 아니라 온 세계 젊은이의 예술 문화가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수만 명이 모인 폐회 공연장에서 당연히 현장을 압도한 축하공연단은 바로 우리 대한민국의 젊은 현대 대중음악 가수들, 흔히 말하는 K-pop 가수들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아이돌 그룹인 수퍼주니어와 IKON 등 가수단이 참가하여 폐막식 공연을 K-pop으로 장식했습니다. 이를 보면서 본 방송자는 우리 대한민국의 어린 소년들 K-Pop의 노래가 지금 전 세계 청소년의 감성을 사로잡고 있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 나라의 가수들이 참가했지만 그 노래들은 모두 우리나라 가수들의 노래, 곡조와 춤을 그대로 모방한 K-pop의 아류들이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은 지난 9월 2일 우리나라 방탄소년단(BTS)의 노래가 미국의 빌보드차트의 정상, 1위에 올랐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3개월 전인 지난 5월에 1위로 오른 이후 2번째입니다. 참으로 놀라운 일입니다. 이번 발표한 이들 방탄소년단의 노래는 우리 전통 소리의 곡조, 예를 들면 “지화자좋다”, “얼쑤” 등 봉산탈춤에서 흔히 듣는 흥겨운 굿 장단을 맞추는 그런 곡이 삽입된 노래였습니다. 이렇게 보면 우리나라의 고전적 가락 곡들로 채워진 노래였다고 하겠습니다. 이들의 춤사위도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이제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K-pop, Korea 젊은이들의 노래 가락이 전 세계를 휩쓸게 되었습니다. 방탄소년단은 앞으로도 세계 16개 도시에서 33회 공연이 예약되었다고 합니다. 이들의 수입만도 몇십 억 달러가 될 것입니다.

이처럼 세계문화예술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이 보급되고 휴대전화만 있어도 전 세계가 이 노래를 들을 수 있고 유행과 접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세대는 새로운 문화 예술을 창조하고 급속히 보급시키고 있습니다. 이런 새로운 문화예술의 확산은 그 어느 나라, 어떤 정권도 막을 수 없습니다. 민족문화고수를 외친다고 이 새로운 세대가 창조한 문화예술의 팽창과 유행을 억제할 수 없습니다. 이들의 노래는 기존 체제, 기존 권력, 기존 문화예술에 대한 저항이고 항쟁이기도 합니다. 젊은이들의 가슴속에 겹겹이 쌓인 고뇌를 발산, 아니 폭발시키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당 간부 여러분! 북한의 젊은이들도 바로 이러한 문화 예술을 접하고 있고 즐기고 있습니다. 과연 여러분 당의 사상사업으로 교양사업으로 이런 새로운 젊은 세대의 창조적 문화·예술활동을 억압할 수 있을까요? 당장 여러분 당의 최고위층 자식들이 이에 젖어 있지 않습니까? 여러분은 김정은 위원장의 친형인 김정철이 에릭 클랩튼의 기타공연을 보기 위해 영국 런던에 갔던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2015년 5월 영국 런던 로열 앨버트 홀에서 개최된 세계적인 현대 기타연주자 에릭 클랩튼의 공연을 보기 위해 김정은 위원장의 친형인 김정철이 영국에 갔었습니다. 바로 이런 현상이 오늘날 젊은 세대의 문화예술인식입니다. 누가 이런 새로운 세대의 새로운 문화, 새로운 예술, 새로운 노래와 춤을 “안 된다, 부패했다, 썩어빠진 부르주아 문화예술”이라고 금기시하고 그 유행을 막을 수 있겠습니까? 모기장으로 막을 수 있겠습니까?

당 간부 여러분! 최근 여러분 당은 또다시 부르주아 사상 문화의 침습을 막기 위한, 사상 교양사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27일자 로동신문에는 리학남의 논문, “부르주아 사상문화를 허용하면 나라가 망한다”라는 논문이 실려 있었습니다. 도대체 무슨 합의로 고루한 사회주의 문화, 일당독재, 세습체제, 봉건문화를 지키겠다는 얘기입니까? 리학남은 부르주아 사상문화를 자본주의사회의 자유민주주의나 개인의 자유를 보위하기 위한 인권운동을 지칭하는데 그치지 않고 도서, 잡지, 사진, 그림, 영화, 음악, 휴대용기억기 등을 통해 북한으로 들어오는 모든 외부의 문화, 예술을 총칭하고 있었는데 과연 이런 문화예술이 “퇴폐적이다, 엽기적이다, 비도덕적, 비윤리적”이라고 규탄하고 있는데 그 기준이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친형 김정철이 5~6명의 경호원을 데리고 수십만 유로를 들여 최고급 호텔에 머물면서 에릭 클랩튼의 기타공연을 보러갔다? 이 사실보다 더 심한 부르주아 사상문화의 침습현상이 어디 있습니까? 부르주아 사상문화는 여러분 당의 수령과 그 가족에게 이미 침습한지 오래되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지금 북한 내 500개에 가까운 장마당에서 판매되고 있는 옷이나 장식품, 평양시내 식당에서 먹을 수 있는 서양 음식 또는 마실 수 있는 위스키나 포도주 이런 것들은 부르주아 문화의 산물이 아닙니까? 지금 북한의 젊은 세대가 즐겨 입는 옷이나 즐겨 보는 영화, 이런 것들이 모두 사회주의 문화의 산물입니까? 지금 여러분 당 간부들의 아내나 자식들이 좋아하는 물건들이 모두 사회주의 문화의 산물입니까? 지금 북한의 젊은 세대들의 말과 행동이 모두 주체사상으로 무장된 말이고 행동입니까?

당 간부 여러분! 지금 여러분 당이 “부르주아 사상문화를 허용하면 나라가 망한다“는 주장은 그 목적이 북한의 젊은 세대들의 변화하는 인식, 좀 더 명백히 말하면 3대 세습 체제에 대한 비판의식의 확산, 억눌림에서 해방되려는 젊은 세대들의 심정, 보다 자유롭게 말하고 행동하며 넓은 바깥세상 일을 알고자 하는 학문적, 문화적, 예술적 욕구를 억누르기 위한 주장이 아닙니까? 이런 사상·문화적 통제를 강화할 생각이라면 먼저 김정은 위원장의 처, 형제 나아가 로동당 간부들의 가족 그 자식들의 옷차림, 휴대품부터 통제하십시오. 아니 북한 내 시장을 먼저 폐쇄하십시오. 과연 새로운 세대의 요구를 당의 통제력, 사상교육으로 저지할 수 있는 시대인지를 먼저 생각하고 그 다음 조치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