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9월 18일부터 9월 20일까지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기간 중 펼쳐진 여러 행사 특히 김정은 위원장과의 수뇌회담, 5·1 경기장에서 펼쳐진 집체 공연 행사 그리고 백두산 등정 등등, 조선중앙TV가 전하는 보도를 자세히 보았습니다. 감격스러운 장면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같은 민족으로 5,000년의 유구한 역사를 지닌 우리 민족이 70여 년간 분단되어 서로 총포를 겨누고 적대적인 대치를 계속한 지난 세월을 이제는 청산할 때가 왔다. 더 이상 이런 고통의 시대를 지속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솟아오른 격정의 3일간이었습니다. 평양 현장에 있던 여러분이나 서울에서 TV화면을 보던 우리들이나 꼭 같은 심정이었을 것입니다. 15만 평양시민 앞에서 특히 5·1경기장에서 한 문재인 대통령 인사 겸 연설은 평양시민뿐만 아니라 서울 시민에게도 깊은 감명을 주었습니다.
문 대통령은 “우리 두 정상은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렸음을 8,000만 겨레와 전 세계에 엄숙히 선언합니다. 나는 오늘 이 자리에서 지난 70년 적대를 완전히 청산하고 다시 하나가 되기 위한 평화의 큰 걸음을 내딛자고 제안합니다.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남과 북 8,000만 겨레의 손을 잡고 새로운 조국을 만들어갈 것입니다. 한편, 김정은 위원장은 “나와 문 대통령은 북·남 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의 여정에서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될 소중한 결실을 만들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남북의 수뇌가 한 자리에서 8,000만 겨레의 손을 잡고 전쟁 없는 평화의 새 조국을 만들기 위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으니 이제야 말로 남북한 민족과 세계 앞에 전쟁 없는 평화를 이룩할 구체적인 이정표를 보여 주어야 합니다. 바로 이 전쟁 없는 평화의 이정표가 무엇인가? 여러분도 인정하시겠지만 ‘비핵화’입니다. 이 땅에 핵무기가 있고 대량살상무기가 산적해있는 한 결코 전쟁 없는 평화를 건설할 수 없습니다. 군사적 적대관계 청산의 제1보는 말할 필요도 없이 비핵화입니다.
“이미 우리는 핵무기를 완성했다. 대륙간탄도로켓도 보유하고 있다. 앞으로 더욱 더 많은 핵무기를 생산하여 나라의 안전을 보장하고 군사강국의 위력을 떨쳐 나가자”라는 김정은 위원장의 제7기 3차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의 연설을 그대로 지켜 나간다면 이것은 삼천리강산 위에 8,000만 겨레에게 전쟁 없는 평화의 조국을 안겨주는 것이 아닙니다. 전쟁의 먹구름을 불러들이는 것입니다. 때문에 우리는 여러분에게 이 문제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명백한 언급을 요청하고 약속의 말을 듣길 원하는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유감스러운 일이나 지난 2박 3일간의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명백한 비핵화 언급이 없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한반도 비핵화를 언급했고 공동성명에서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 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을 만들어가자”고 언급했지만 그렇다면 현재 보유하고 있는 병기화된 핵을 폐기한다, 핵 물질 생산시설을 폐기한다고 명백히 선언했으면 했던 우리의 기대에는 못 미치는 것이었습니다. 왜 또 이전 얘기를 하는가? 여러분은 의문을 가질지 모르나 우리는 과거 여러 차례 북한 수뇌부의 언동이 무위로 끝난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1994년 10월 제네바 기본합의에 서명한 이후 2005년 9·19합의, 2007년 10·3 합의에서 여러분 당 수뇌부는 명백히 핵개발 포기를 약속한 바 있었습니다. 상호주의 원칙이니 행동대 행동 원칙이니 하면서 보상만 뒤따르면 당장 핵 폐기에 나설 듯 떠들었지만 그 회담장소를 나가자마자 합의서에 서명한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여러분 당 수뇌부는 그 약속, 그 문서를 헌 쓰레기처럼 버렸습니다. 지금까지 30여 년 동안 이런 현상이 되풀이 되어 왔습니다. 계속 속였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그래서 하는 말입니다. 이번 9·19 성명은 제대로 지킬 것입니까? 이미 남한에서뿐만 아니라 미국의 전문가들도 이번 9·19 평양선언의 진위, 북한 수뇌부가 비핵화에 대해 어느 정도 성실하게 의미 있는 진전을 실시할 것인가?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6·12 미·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보인 그런 태도가 계속 된다면 이야말로 또 한 번 의 속임수였다고 판단할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심도 사라질 것입니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때처럼 전문가를 초청하지도 않고, 아무런 전문지식이 없는 신문이나 방송국 5~6명 기자를 불러다가 가까이 접근도 못하게 막고 폭파장면이나 사진을 찍게 하는 방식을 이번에도 재연한다면 어찌 여러분 당 수뇌부의 언동을 믿을 수 있겠습니까?
당 간부 여러분! 이번 9·19 평양 성명을 보면 5조 1항에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의 참관 하에 영구적으로 폐쇄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만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때처럼 속임수를 써서는 안 될 것입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시단과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전문가들을 초청하고 이들의 검증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편의를 도모하는 조치부터 취해야 합니다.
또 한 가지, 5조 2항의 “상응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용의를 표명하겠다”고 한 문제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우리나 미국이나 일본의 전문가들은 여러분의 핵 생산시설이 영변에만 있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평양과 함흥을 비롯한 수십 곳에 분산돼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왜 영변의 핵시설에만 폐기하겠다는 것입니까? 그곳 한 곳 폐쇄한다고 여러분 당이 추진하는 핵무기의 대량생산계획이 중단된다고 믿을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특히 왜 생산시설의 폐쇄만 언급합니까? 이미 병기화한 핵무기에 대해서는 왜 한 마디도 없습니까? 여러분은 미국이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 잘 알 것입니다. 우선 생산한 핵무기와 그 생산시설을 신고하라는 것입니다. 그래야 여러분 당 수뇌부의 말을 믿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신고해야 그 다음 검증하고 폐기 절차를 밟을 것 아닙니까? 더 이상 속이려 하지 마십시오. 이리 저리 피해가려하지 마십시오. 이런 태도로는 여러분에 대한 제재조치해제는 불가능합니다. 회담한다고 약속한다고 문제 해결이 되는 것이 아님을 강조합니다. 성실한, 의미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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