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북한에 대한 불신을 거두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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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9월 29일 제73차 유엔총회에서 한 리용호 외무상의 기조연설을 주의 깊게 들었습니다. 이 연설을 들으면서 본 방송자는 여러분 당 최고지휘부의 생각이 ‘불안과 초초함 그리고 불만을 나타내고 있구나’하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리용호 외무상이 이 기조연설에서 강조한 요지는 “왜 우리를 안 믿는가?”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신뢰’라는 단어를 12번이나 썼습니다. 또 ‘불신’이라는 말을 5차례나 썼습니다. 그리고 ‘평화’라는 말은 7차례, ‘경제’라는 단어도 7차례나 썼습니다.

이 신뢰, 평화, 불신, 경제라는 네 단어를 이처럼 반복 사용한 이유가 어디 있을까? 그만큼 여러분 당이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의 미·북 정상회담 이후 기대했던 미국의 대북제재조치 완화 또는 해제가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초조, 불안, 불만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미국은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여러분 당에 대한 불신을 거두지 않고 신뢰의 표시를 보여주지 않고 있습니다. 여러분 당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으니 미국의 대북경제제재를 완화해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여러분 당이 7기 3차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결정한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할 수 있는 기회도 붙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과연 미국이 그처럼 호락호락 여러분 당의 속임수에 넘어갈까요? 1994년 제네바 기본합의 이후 2005년 9.19합의, 2007년 10.3합의 등 5~6회 간의 협상을 경험하면서 무엇을 미국이 느꼈는지 여러분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한마디로 ‘비핵화’라는 말에 속아 넘어간 것입니다. 미국은 “지금 너희들 즉 북한이 비핵화를 떠들고 약속하지만 과연 실천할 것인가? 우리 미국으로서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여러분 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6.12정상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김정은에 대한 좋은 인상, 높은 평가도 전혀 바뀌지 않았으니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고 동창리 미사일 엔진실험장도 철거하고 뿐만 아니라 영변핵시설도 철거하겠다고 했으니 이쯤 되면 믿어야 하는게 아닌가”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우리 측 조치와 제의에 미국이 회답하리라 생각했는데 왜 미국은 아무런 대응조치도 취하지 않는가?” 특히 이번 리용호 외무상의 연설 중에 “만일 비핵화 문제의 당사자가 미국이 아니라 남조선이었다면 조선반도 비핵화 문제도 지금처럼 교착상태에 빠지는 일이 없었을 것”이라는 언급을 보면서 ‘미국을 마치 남한의 문재인 정권처럼 생각하고 있었구나’하는 생각마저 들었는데, 그처럼 미국이 호락호락 속아 넘어 가리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는 잘못된 판단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은 휴전선이라는 선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는 남북 정권처럼 미·북 관계를 생각합니까? 같은 피를 가진 하나의 민족 간의 관계처럼 미·북 관계를 생각합니까? 핵무기 없는 남한처럼 미국을 대해도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미국과 협상하고 있습니까? 여러분 당이 이런 안이한 생각으로 미국을 대하고 있다면 이야말로 철부지의 협상 태도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미국은 세계 최강 국가이며 수 없는 전쟁과정에서 적과의 협상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는 나라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미국은 여러분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한 것이나 동창리 미사일 엔진실험장을 철거하는 것이 과연 북한의 비핵화와 무슨 관계가 있는가? 그것으로 북한의 비핵화의 의미 있는 진전이 이루어졌다고 판단하는가? 여러분 측이 말하는 대응 조치가 있으면 영변핵시설을 폐기할 수 있다는 제의를 긍정적인 것으로, 비핵화의 진정성을 표시하는 제의로 받아들이고 있는가? 미국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여러분 당이 과거 20여 년간 비핵화 협상에서 보여왔던 그 속임수를 회상하면 지금 여러분의 조치나 제의는 전혀 믿을 것이 못 된다고, 미국은 보고 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미국은 지금부터 80년 전에 핵을 개발한 나라입니다. 핵개발 단계마다 어떤 과학·기술적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그 어떤 나라에 핵 과학, 핵기술자보다 더 잘 알고 있는 나라입니다. 오늘날의 첨단 과학·기술을 이용할 때 과거의 핵개발과정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플루토늄을 이용한 핵폭탄과 우라늄을 사용하는 핵폭탄의 차이, 고정발사대가 아닌 이동발사대를 사용할 수 있는 핵 발사대의 역할쯤은 중학생 수준의 군사과학지식만 갖고 있어도 판단할 수 있는데 누구를 속이려 합니까?

더구나 조건부로 영변 핵시설폐기를 제의했는데 그곳 말고 어디에 어떤 규모의 별도의 핵시설이 있는지 다 알고 있는 미국이 여러분 당의 얕은 속임수에 넘어가겠습니까? 이번 리용호 외무상의 연설에 과거 여러분 측 대표들이 흔히 속임수로 써왔던 ‘행동대 행동’이니 ‘단계적 실현’이니 하는 단어가 다시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리용호 외무상은 “조선반도 비핵화도 신뢰조성을 앞세우는데 기본을 두고 평화체제구축과 동시행동원칙에서 단계적으로 실현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 말은 2005년 9월, 6자회담에서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수없이 떠들었던 말입니다. 이 말을 믿고 미국은 “조선반도에 핵병기를 갖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북조선에 대한 핵병기 또는 통상병기에 의한 공격이나 침략을 할 의도가 있다는 것을 확인 한다”고 했고 또 “남한지역 내에 그 어떤 핵병기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함과 동시에 1992년 조선반도의 비핵화 공동선언에 따라 핵병기를 수령하지도 배비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한 약속을 재확인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약속을 모두 여러분이 무위로 돌렸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번에도 리용호 외무상은 “북조선이 보인 비핵화조치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제재, 압박의 도수를 더욱 높이고 있으며 종전선언 발표까지 반대하고 있다”고 하면서 “이런 형편에서 우리는 결코 일방적으로 비핵화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러니 앞으로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조치가 풀리겠습니까? 더 이상 여러분 당의 ‘벼랑끝외교’는 통하지 않는 시대입니다. 비핵화를 위한 진정성 있는 조치 없이 말로만 또는 속임수로 상대의 대응조치를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이런 태도로는 앞으로도 여러분 지휘부의 초조와 불안을 계속될 것이며 제재와 압박의 도수는 완화되지 않는 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