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총동원 방식으로 중국을 따라 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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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9월 18~20일까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평양정상회담이 개최되었을 때 수행원의 한 사람으로 평양을 방문했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한 기자회견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평양이 이처럼 도시 건설을 잘 추진한 것을 보면 앞으로 20년이면 충분히 중국을 따라 잡을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더니 옆에 있던 북한정권의 고위간부가 ‘여명거리를 가보십시오. 10년 내에 중국을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습니다’라고 대답하더라“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평양 태생인 본 방송자로써는 이씨 조선이 개방되고 외국 문명이 조선에 들어온 19세기 말 20세기 초 평양이 조선근대화의 중심 지역이었던 점을 다시 회상하면서 북한 정권 고위간부가 “20년이 아니라 10년이면 충분히 중국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한 그 말이 헛소리가 아니라고 믿습니다.

지난 4월, 7기 3차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앞으로의 당의 기본 정책을 경제건설에 총력하겠다“고 결정하였으니 필요한 경제건설의 자금과 자재, 기술, 인력만 공급된다면 평양시 건설은 문제없이 중국의 건설 속도를 따라잡을 기세로 나갈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여명거리, 과학자거리, 대규모 유원지 건설 등등 평양을 방문했던 외국인들이 한결같이 변화하는 평양의 모습을 전하고 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지난 9월 29일에는 김정은 자신이 김책공대를 방문하여 공부하는 대학생들과 교직원들을 격려했다고 했습니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인 20세기에는 그 무엇보다 그 어떤 경제보다 과학기술발전을 우선해야 함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앞으로의 인간사회는 20세기까지 우리 인류가 창조했던 문명과는 전혀 다른 문명 시대가 될 것입니다. 인공 두뇌 AI가 모든 산업시설에 도입되고 인력이 아니라 인공지능에 의한 건물과 생산시설이 운영되는 시대가 옵니다. 지금 현재 각국에서 진행하는 과학기술전에 가보면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던 과학기술제품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로봇, 인공지능제품이 공장기업소의 생산을 감당할 뿐만 아니라 우리 집과 가정생활까지 담당하는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무인 자동차, 하늘을 나는 자동차, 가정의 침실, 거실, 부엌의 모든 시설을 자동적으로 움직이도록 인력이 거의 불필요할 정도로 전자·과학기술, 컴퓨터, 로봇이 담당하게 됩니다. 공상영화에서 보던 것이 현실로 되고 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런 시대에 노력총동원방식으로 경제건설을 계속한다면 이야말로 현대과학기술을 이해하지 못한 무지한 자의 정치 지도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7차 당대회때 김정은이 과학·기술 발전을 경제건설을 추진하는 원동력이라 지적하고 여기에 모든 노력을 경주할 것을 언급한 것은 온당한 결정이었다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과학기술건설을 우선하는데 나서는 가장 중요한 과업은 무엇인가? 그것은 말할 필요도 없이 선진과학기술을 도입하고 그것은 북한 경제건설에 적용하는 것입니다. 솔직히 지적해봅시다. 평양김책공대 교수와 학생들 아니 북한 과학원의 연구자들 수준으로 발전한 선진공업국의 과학기술 수준을 따라잡을 수 있는가? 아니 북한의 과학기술자들이 각국에서 개최되는 첨단 과학기술의 성과물들을 직접 참고하여 연구 학회에 참가하는가? 과연 자립적인 과학기술발전으로 오늘의 새로운 세계 과학기술을 따라갈 수 있을까?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로켓을 자력으로 생산할 수준에 왔으니 이것이면 북한의 과학기술도 세계 수준이 아닌가? 이 정도면 20년이 아니라 10년 내 중국의 과학기술도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지 않은가? 라고 장담할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오늘날의 경제는 1개국이 자립적 경제건설로써는 소기의 경제건설 목표를 성취할 수 없는 시대입니다. 흔히 말하는 글로벌 경제, 지구촌이 하나로 묶여진 경제구조가 형성된 시대입니다. 이런 시대에 문을 걸어 잠그고 개방을 거부하며 자립적 민족경제건설이 가능할 수 있는가? 불가능합니다. 중국이 사회주의 경제체제를 개혁하고 대외개방으로 전환한 이유는 바로 글로벌경제시대에 적응하는 경제체제를 갖지 않는 한 중국 공산당의 노력으로는 중국 인민이 희구하는 경제성장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 때문이었습니다. 개혁·개방으로 체제를 바꾼 결과 오늘의 경제성장을 기할 수가 있었습니다. 김일성도 김정일도 직접 가보지 않았습니까? 중국은 단순히 자본주의 경제를 도입한 것이 아닙니다. 김일성 김정일 두 수령이 중국을 비난한 것처럼 사회주의를 버리고 수정주의로 타락한 것이 아니라 낡고 고루한 사회주의 체제의 쌓인 모순을 제거하기 위해 자본주의에 투항했다는 비판과는 달리 여러분이 혁명을 얘기할 때 주로 쓰는 말, ‘변증법적 전환’을 기한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평양의 건설을 20년이 아니라 10년 내 중국을 따라잡는 속도를 발휘하려면 김정은은 할아버지 김일성이나 아버지 김정일의 유훈을 따르지 말고 과감하게 시대적 요청에 맞도록 수정하거나 폐기하여야 합니다. 개방된 시장경제체제로 나아가야 합니다. 하루가 다르게 아니 시간, 분, 초를 단위로 변화하는 오늘의 과학기술을 따라 가자면 무엇보다 먼저 대외개방을 택해야 합니다. 대외개방은 곧 몇 십 년 앞선 선진국가의 과학, 공업, 건설기술을 앞당겨 나의 기술로 만드는 첩경입니다. 이 관건적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여러분 당이 추진하는 경제건설목표는 결코 중국을 따라 잡을 수 없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30년 전만해도 경제 개발도상국이었던 중국이 오늘날 미국과 패권을 다투는 경제 강국, 군사 강국으로 발전한 동력이 무엇이었는가? 그것은 바로 대외개방과 경제체제개혁을 통해 미국·일본·유럽의 선진 과학 기술을 단시간에 도입하고 자기 것으로 만든 후 나아가 발전시켜서 어떤 부분은 추월할 정도로 발전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자랑하는 핵개발, 대륙간탄도로켓의 개발 기술은 우리 남한이 미음 먹고 시작하기만 하면 1년 내 가능합니다. 우리는 핵무기나 대량살상무기를 기술이 없어 생산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바로 국가이익을 해친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안하는 것입니다. 우리 남한은 여러분 당처럼 자립적 민족경제건설이 아니라 열린 개방경제, 시장경제체제로 오늘의 위대하고 풍요한 선진공업국 대열에 들어설 수 있었습니다. 중국을 보고 베트남을 보면서 왜 여러분 당은 그 빠른 경제성장의 길, 북한 청년학생들을 가혹한 노력 경쟁에 동원하지 않아도 되는 경제건설 방법을 외면하는가? 이런 방법으로는 10년이 가도 20년이 가도 중국의 경제식민지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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