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초청을 계기로 종교의 자유를 보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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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한국의 종교지도자들, 기독교·불교·가톨릭교회의 지도자들뿐만 아니라 일반 종교 신앙을 가진 국민들은 한결 같이 북한에서도 종교, 신앙의 자유가 보장되길 기원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헌법 제 68조는 “공민은 신앙적 자유를 가진다. 이 권리는 종교 건물을 짓거나 종교의식 같은 것을 허용하는 것으로 보장된다. 종교를 외세를 끌어들이거나 국가 사회질서를 해치는데 이용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1989년 세계청년학생축전을 개최할 때 여러분 당의 최고지휘부는 봉수교회, 불교사원, 가톨릭교회를 세우는 기적 같은 행사를 거행했고, 그 후 북한에서 종교와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자기의 신앙생활을 자유롭게 하고 있다는 선전을 강화해 왔습니다. 북한의 종교지도자라는 사람들을 국제회의에 참가 시켰습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아직 세계는 북한에 종교, 신앙의 자유가 완전은 고사하고 부분적이나마 허용되고 있다고 보는 사람도 거의 없습니다. 지난 5월에 미국 국무부가 발간한 ‘2017년 국제종교자유보고서’를 보면 “북한은 헌법상 종교 자유나 의식을 허용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종교의 자유를 탄압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하기야 여러분 당의 이념이 유물사관에 기초하고 있으니 종교자유와는 빙탄불상용의 모순, 어느 하나가 반드시 무너져야 하는 관계이기 때문에 북한 로동당이 북한인민에게 종교의 자유를 허용하리라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보는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처럼 여러분 당이 종교, 신앙의 자유를 말살하는 이념을 가지면서도 겉으로는 봉수교회, 칠곡교회를 세우고 사찰과 천주교교회를 인정하는 듯 행동하는 이유가 어디 있는가? 조선기독교도연맹, 조선불교도연맹, 조선종교인협의회, 조선카톨릭교협회 등등 종교 대표들을 외국에 보내는 이유가 어디 있는가? 그것은 1989년 세계청년학생축전 때 보여준 것처럼 북한에도 종교, 신앙의 자유를 허용하고 있는 듯이 위장하는데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외국관광객이 북한을 방문할 때 그들의 신앙생활의 편의를 제공함으로써 보다 많은 관광객유치를 시도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북한에서의 종교, 신앙의 자유의 허용여부를 둘러싼 갖가지 보도를 접하면서도 더 이상 이제까지 유지해온 종교에 대한 여러분 당의 태도가 바뀌어야 할 시기에 왔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여러분 당이 보는 종교에 대한 관점을 그대로 갖는다면 여러분 당은 국제사회로부터 외면당할 수밖에 없고 결국은 각종 제재, 압력을 자초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인권문제를 논할 때 가장 우선적으로 제기되는 조건중의 하나가 바로 종교, 신앙인에 대한 탄압여부라는 것은 여러분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오늘날 핵·미사일 문제로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나 압력 또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자유세계 각국의 개별적인 제재와 압력을 조금이라도 완화시킬 생각이 있다면 이 종교, 신앙의 자유 문제에 관한 여러분의 관심을 돌려야 할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러한 국제사회의 북한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완화시키는 좋은 기회가 여러분에게 왔습니다. 그것은 바로 지난 9월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 로마 교황을 초청한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제의에 대해 김정은은 10월 19일과 20일 문재인 대통령이 로마 바티칸 교황청을 방문할 때 꼭 프란치스코 교황의 북한 방문을 전해줄 것과 만약 교황이 북한을 방문할 경우 열렬히 환영해 줄 것을 전해달라고 부탁했다는 것은 참으로 좋은 생각이라 사료됩니다.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이 알고 있는지 모르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남북대화에 대해 특히 남북정상회담과 미북정상회담에 대해 남달리 깊은 관심을 보이며 긍정적인 평가를 해온 분입니다. 예를 들어 지난 4월 부활절 미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예수의 씨앗이 한반도를 위한 대화의 결실을 맺어 이 대화가 지역의 조화와 평화를 증진시키기를 기도한다”고 했습니다. 그는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국제사회에서 신뢰관계를 증진하는 판단을 내리고 행동하기를 기도한다“고 했습니다. 4월 27일 판문점 선언이 나오자 교황은 “긍정적인 결과와 핵 없는 한반도를 위한 진정한 대화를 추진한 양쪽 지도자들의 용감한 헌신에 내 기도를 덧붙인다”고 아주 환영의 말씀을 했습니다. 6월 12일 북미, 싱가포르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역시 긍정적인 환영의 뜻을 표했습니다. 교황은 “한반도와 전 세계의 평화적 미래를 보장하는 긍정적인 길을 개척하는데 기여하기를 기도한다”고 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여러분 당과 가장 긴밀한 우호관계를 맺고 있는 쿠바에 대해 더 없이 좋은 일을 했습니다. 54년간 끊어졌던 미국과 쿠바간의 국교정상화를 기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취임한 2013년 3월 이후 꾸준히 양국 간의 외교관계 회복을 기원했고 직접 바티칸을 미국과 쿠바의 비밀외교접촉의 장소로 제공했습니다. 18개월간 바티칸 등지에서 개최된 미·쿠바간의 비밀접촉과 협상의 결과 2015년 미·쿠바 국교정상화가 이루어졌고 이어 2015년 9월 교황 자신이 미국과 쿠바를 순방하면서 “세계의 화해의 모범이 되었다”고 찬양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본 방송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만남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교황 초청을 전했으니 반드시 실현되길 바랍니다.

문제는 그 후 여러분 당이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위에서 지적한 것처럼 헌법 68조에 종교, 신앙의 자유를 인정했다면 그것을 확실히 보장해야 합니다. 일시적 외교목적이나 지원 획득의 수단으로 이용해서는 안 됩니다. 북한이라는 땅에는 많은 종교 신앙인들의 순교의 피가 흘려진 곳입니다. 6·25전쟁 기간과 그 후 2,800여 개의 북한 내 교회가 말살되면서 수백 명의 기독교 목사와 가톨릭 신부, 수녀가 목숨을 잃은 곳입니다. 여러분은 이들을 총살, 교수형에 처해가면서 한결같이 미 제국주의 앞잡이, 반국가범죄자로 규정했습니다. 지금도 5~6명의 한국 목사를 체포, 구속하고 있습니다. 이런 짓을 계속해서는 안 됩니다. 종교, 신앙의 자유는 인간의 기본권입니다. 아무리 여러분 당이 탄압해도 없앨 수 없는 것이 종교, 신앙입니다. 이 사실은 중국과 러시아에서 입증되고 있습니다. 로마 교황의 초청이 이뤄짐과 동시에 북한인민의 종교, 신앙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함을 강조합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