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미북정상회담이란 절호의 기회를 놓친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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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달 27일부터 28일까지 2일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의 하노이 제2차 미북수뇌회담이 아무런 합의도 없이 결렬된 것을 두고 미국, 일본, EU 등 자유세계의 정부와 언론기관들은 한결같이 잘됐다는 평가입니다. 남한의 대부분의 언론 역시 염려했는데 다행이라는 평가입니다.

왜 이런 긍정적 평가가 나왔는가?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상 또는 현재 그의 입장에서 볼 때 작년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처럼 잘못된 합의를 하지 않았을까 해서 염려했는데 다행히 “이번에는 옳은 협상을 했다, 북한 측 속셈을 꿰뚫어보고 결렬시켰다, 잘못된 협상보다 협상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이 낫다, 결렬되는 것이 옳은 협상이다”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작년 싱가포르 회담은 ‘조선반도 비핵화’라는 북한측 말을 ‘북한의 비핵화’라는 뜻으로 오인했는데 8개월의 시간을 거치면서 그 속임수 용어를 명백히 깨달았고 특히 이번 회담에서 내놓은 북측 제안 역시 얕은 속임수임을 간파하고 실무자들간에 합의했다는 성명서에 서명을 거부하고 회담장을 나왔으니 옳은 행동을 취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하여 앞으로 북한과의 회담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고 진정으로 비핵화의 복안을 가지고 미국이 요구하는 완전하고 투명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 폐기안을 갖고 나온다면 가까운 시일 내에도 만날 수 있다는 것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러한 회담 결렬 후의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평가와는 달리 북한의 태도는 회담직후부터 회담 결렬 책임을 미국에 전가할 뿐 아니라 위협적인 언동을 취하고 있습니다. 회담이 끝난 2월 28일 그날 밤 새벽 1시에 리용호 외교부장과 최선희 부부장이 느닷없이 기자회견장에 나타나서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리용호는 “우리가 비핵화조치를 취해 나가는 데서 보다 중요한 문제는 안전담보문제이지만 미국이 아직은 군사분야 조치를 취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것이라 보고 부분적 제재 해제를 상응조치로 제안했다”라고 말하면서 “이번 북측의 제재해제 요구는 미국을 배려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말의 의미는 이번 회담에서 북측은 한미연합훈련 폐지, 전략자산 배치, 종전 선언, 유엔사 해체, 미군철수 등 군사적 문제를 제안하면 미국 측이 부담을 느낄 것 같아서 그 대신 제재완화문제를 제기했다는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 당이 안전보장문제, 군사분야 조치들을 제기한다고 미국 측이 부담을 느낄까요?

참으로 한심한 주장입니다. 미국은 이미 수차례 밝힌 바 있습니다. 종전선언이니 평화선언이니 하는 것이 합의되더라도 주한미군이나 유엔군의 위상에 그 어떤 변화도 있을 수 없다. 미국은 이미 여러 차례, 예를 들면 2005년 9월 19일 6자회담에서 “핵공격은 물론 통상병기에 의해 북한에 대한 공격할 이유는 전혀 없다. 핵 폐기만 한다면 북한의 안전은 그 누구도 해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무엇이 부담스럽다는 것입니까? 한반도의 평화를 담보하기 위해 온 유엔군입니다. 한반도의 안전보장을 위해 체결한 한미 군사동맹입니다. 1950년 6월 25일 김일성집단의 남침 때문에 유엔군이 파견되었고 한미군사동맹이 체결된 것입니다. 지금 어떤 나라가 북한을 침략하며 한반도의 평화를 깬다는 말입니까? 북측이 이번 회담에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 폐기의 제한 없이 군사부분 조치를 제안했다고 해서, 그 문제가 논의될 수 있겠습니까? 미국이 부담을 느낄 이유 없이 걷어찼을 것입니다. 리용호 외무부장은 더 이상 외교적 수사를 너절하게 늘어놓지 말고 영변 핵시설 폐기문제에 만족하지 않은 미국 측이 5개 제재 해제를 거부했다고, 사실을 사실대로 밝히면 되는데 무슨 군사분야 조치를 제시하면 부담을 느낄까봐 그 상응조치로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채택한 제재해제를 요구했다고 운운합니까? 협상이란 주고받는 것입니다. 적당한 것을 요구하고 해당되는 것을 줄 생각을 해야지 속임수로 우격다짐으로 쟁취하려 해서는 안 되며 또 이런 수법은 이미 여러 차례 써 먹은 방법이기 때문에 더 이상 협상 상대방이 속지 않습니다. 이번 회담에서 미국은 문서로 미국의 요구를 제시하지 않았습니까?

당 간부 여러분! 이에 더하여 최선희 외교부 부부장이라는 여성은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우리의 제안을 미국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친 것이며 이런 기회가 다시 미국 측에 차례지겠는지는 장담하기 힘들다 미국 측의 반응을 보면서 우리 국무위원장 동지(김정은)는 앞으로 조미 거래에 대해서 좀 의욕을 잃지 않으셨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새로운 길을 가게 될지도 모르겠다.”

당 간부 여러분! 참으로 당돌한 말입니다. 어느 측이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쳤는가 여러분 측 김정은이지요. 왜냐면 2월 28일자 하노이 현지 회담사진이 17장이나 게재되어 있었습니다. 미북수뇌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꼼짝 못하게 설득하고 북한에게 유리한 회담성과 즉 유엔안전보장제재조치를 완전히 해제시키고 핵과 경제건설 병진전략을 추진할 수 있는 담보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희망에 찬, 위대한 협상가 김정은으로 추켜세웠는데 이런 기대가 일거에 깨졌으니 좌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겠지요.

당 간부 여러분! 미국은 강력한 힘을 가진 국가입니다. 무슨 수단, 외교적, 경제적, 군사적,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갖고 있는 나라입니다. 그래서 여유 있게 행동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의 책상 위에는 항상 군사적 선택지가 있습니다. 김정은은 책상 위에 핵단추보다 몇십 배 몇백 배나 큰 핵단추가 있습니다. 이번 수뇌회담 결렬로 누가 심대한 타격을 받게 될 것인지 두고 보면 알 것입니다.

우리는 가능한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제재결의가 해제되어 북한주민의 의식주 문제, 민생 문제, 인민경제 부분에 있어 다시는 고난의 행군 같은 고통의 시절이 닥치지 않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지금 남한 문재인 대통령이 어떤 입장에 있는지 여러분도 느낄 것입니다. 그처럼 북한에 대한 제재조치 해제를 청원하여 ASEM회의, G20, 알제틴회의, 아시안정상회의 등에서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지난 3월 1일 3.1절 기념사에서도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등 남북경제협력 재개를 위한 노력을 강조했는데 과연 이런 문재인 대통령의 노력이 결실을 얻어낼 수 있을까? 우리나라 속담에서 “말로써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는데 좀 더 신중하게 언동해야 합니다.

무엇 때문에 이번 수뇌회담이 결렬 되었는가를 신중히 검토하고, 하노이에서 귀국한 볼튼 미 백악관 국무보좌관이 여러 언론매체에서 밝힌 말들을 꼭 생각해보면서, 새로운 생산적이고 진정성 있는 안을 갖고 나와 빠른 시간 내에 다시 협상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그동안 김영철, 리용호, 김형철, 최선희 등 북한 실무대표자들이 몇십 년 외교 협상경험을 쌓았다면 상대방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도록 실무 담당자로써의 지혜를 발휘하길 기대합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