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021년 새해가 시작된 지 10여일이 지났습니다. 지금쯤 당 간부 여러분은 각기 소속된 당 조직 단위와 근무부서에서 지난 5년간의 과업총화를 끝내고, 향후 5년간 수행해야 할 당적과제와 이에 따른 각 개인이 수행해야 할 과제들을 부여받았으리라 생각됩니다. 여러분도 1월 1일자로 보도된 조선중앙통신의 기사 ‘조선로동당 제8차대회를 빛내일 전 인민적 지향과 충천한 투쟁기새의 힘있는 과시, 충성의 80일전투가 승리적으로 결속된데 대하여’를 읽었으리라고 보며 이 보도내용을 기준으로 할 때, 과연 여러분 당이 ‘김정은이 언급한 북한 인민들의 이상과 염원을 꽃피울 새로운 시대란 어떤 것인가?’라는 생각을 아니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조선중앙통신사의 보도나 8차 당대회 개회사에서 한 김정은의 언급을 보면 우선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감염을 막기 위한 철저하게 방역사업을 수행했다. 중앙과 지방의 각급 비상방역부문에서 사소한 현상도 나타나지 않게 봉쇄와 방역의 도수를 높였다. 집단 생활단위들과 공공장소, 대중교통수단들에서 마스크 착용과 소독, 체온 재기 등 방역학적 요구대로 엄격히 수행함으로써 인민의 안녕을 지켰다”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작년 12월 24일 세계보건기구가 “북한당국이 보낸 보고에는 총 12,489명에 대한 코로나 감염검사를 했더니 확진자는 한 명도 없었다”고 밝힌 바 있으니 작년 1월 하순부터 실시한 국경선 봉쇄가 일정한 성과를 올렸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작년 말부터 미국을 비롯한 유럽각국과 아시아 30여개 국가에서 시작한 코로나19백신 예방약을 시급히 요청할 필요가 없을지 모르겠습니다. 미국, 독일, 영국 등 선진국 제약회사들 예를 들면 화이자, 모더나, 얀센, 아스트라제네카사 등에서 개발한 백신 예방약이 작년 말부터 세계 각국에 공급되어 현재 각국에서 접종되고 있습니다. 유엔 산하 세계보건기구는 가능한 세계 각국이 공평하고 신속하게 이 예방약 접종이 실시되도록 연구 중이고, GAVI(세계백신면역연합)은 세계 각국으로부터 코로나19백신을 공급받기 위한 신청서를 접수하여 세계 각국이 공평하게 분배되도록 개별국가의 백신요청을 평가 중에 있다고 했습니다. 이웃나라인 중국, 러시아는 자체개발한 백신을 접종 중에 있고 일본, 남한 등은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의 예방백신을 전 인구의 2배 이상 구입하여 두 번씩 접종하도록 준비 중에 있습니다. 현재 북한에서는 단 한 명의 확진자도 없다고 하지만 어차피 봉쇄한 국경을 열어야 필요한 물자를 수입하고, 한편 수출상품을 내보낼 수 있으니 어떤 나라의 예방백신약이든 수입하여 북한인민들에게 접종하는 것이 타당한 조치라고 할 것인즉 여러분 당도 시급히 결정해야할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방역문제는 더 이상 염려할 문제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렇다면 북한인민의 경제생활과 일상생활에 필요한 주거문제나 생활필수품 공급 문제는 어떤 수준인가? 중앙통신사 보도를 보면 이른바 ‘최정예 수도당원사단’을 비롯한 인민군 부대, 사회안전성여단, 216사단, 각 지방 청년돌격대가 불철주야 80일전투를 벌여 태풍과 수재로 입은 엄청난 피해를 복구하며 수천 동의 살림집과 유실·파괴된 시설, 도로, 철도 등을 복구했을 뿐만 아니라 전력공업이나 석탄생산은 투쟁목표의 106.4%, 102%로 초과수행했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수량을 밝히지 않아서 7차 당대회 때 제시했던 5개년 경제전략목표에 어느 정도 달성되었는지 알 수 없으나, 앞으로 다시 한번 80일전투와 같은 총동원 돌격전을 전개하면 미진한 경제생산목표도 능히 달성할 수 있음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되는데, 과연 이런 식의 돌격전투를 얼마나 오랫동안 계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지금 여러분에게 가장 시급한 문제는 식량문제가 아닙니까? 외부세계의 관측자들은 작년도 북한의 식량생산은 440~450만 톤 정도로 전년에 비해 10%이상 감소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알고 있는 대로 오늘의 첨단과학기술은 각국의 농업생산을 충분히 판별할 수 있습니다. 북한의 식량문제는 더 이상 허세를 부리지 말고 부족한 식량지원을 국제사회에 요청해야 할 수준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핵무장이 인민의 이상을 실현할 수는 없습니다. 핵 건설과 경제건설을 병진시킬 수는 없습니다. 자력갱생으로 북한인민의 이상과 염원이 꽃필 수 있는 새로운 시대는 국제사회와의 연결을 통해서만 실현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코로나19바이러스의 침습을 막기 위해 국경을 봉쇄한 결과 여러분의 처지는 어떤 형편입니까? 북한인민의 일상생활을 담보하던 장마당이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필요한 생활필수품의 수급관계가 완전히 붕괴되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외화벌이를 위해 압록강, 두만강을 건너가던 북한근로자들의 왕래가 중단되었고 일터를 잃고 북으로 돌아와야 할 북한 근로자들이 중국 땅에 갇혀 꼼짝 못하는 처지에 있습니다. 이런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 과단성 있는 대책이 8차 당대회에서 제시될 것인가? 유감스러운 일이나 지금 여러분 당의 대내외정세에 대한 인식으로는 새로운 난관타개책이 제시될 가능성, 그런 희망은 보이지 않습니다. 지금 여러분 당 지휘부의 인식은 실제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 나날이 확대되는 북한인민들 특히 청소년들의 사회주의에 대한 불신, 특히 김씨 세습왕조에 대한 인식, 이른바 최고 존엄에 대한 개인 숭배가 급속히 떨어지고 있다는데 대한 위기의식이 지배적입니다. 80일 전투라는 총동원을 통해 얻은 값비싼 교훈은 무너진 집, 농토, 공장, 강산, 도로, 철도를 복구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당에 대한 충성심, 김정은에 대한 충실성이 얼마나 중요한 가를 터득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도대체 끝이 안 보이는 사회주의 혁명이란 것을 언제까지 해야 한다는 것인가? 이미 박물관에 전시되는 유물같은 사회주의를 왜 우리만 지켜야 하는가?’ 하는 북한 지식인들의 소리 없는 외침이 이들 가슴속에 요동치고 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금년은 전례 없는 위기가 여러분 당에 밀려들 것입니다. 핵개발로 인한 국제사회의 제재에 더하여 북한 인민의 인권문제로 인한 새로운 제재가 본격화할 것입니다. 사상사업으로 김정은과 당에 대한 헌신과 충성심을 강요하면 할수록 국제사회는 이에 비례한 인권문제로 여러분 당을 압박할 것입니다.
이처럼 주, 객관정세의 변화를 분명히 인식하고 코로나19라는 전염병이 진압되는 후에 닥칠 거대한 변화를 내다봐야 할 것입니다. 인간의 자유와 천연적 권리를 인정하는 새로운 변화가 북한에서 시작되는 2021년이 되길 진정으로 기원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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