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수뇌부의 정확한 현실인식 없이 주민동원만으로 경제발전은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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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8일간에 걸쳐 개최된 8차 당대회도 끝나고 새로운 당 지도기관도 선출되었으니 지금쯤 각급 당 간부들은 맡은 바 자기 지위로 돌아갔으리라 생각합니다. 김정은의 언급대로 오늘날 여러분 당이 직면한 정세는 최악중의 최악의 난관이 조성된 시기입니다. 7차당대회 이후 지난 5년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는 계속되었고 그 결과 예정했던 경제건설계획은 최악의 상태로 떨어졌습니다. 특히 5개년 경제전략목표를 결속해야 했던 작년에는 코로나19바이러스의 감염 억제를 위해 압록강, 두만강 국경 뿐만 아니라 해상 공중 항로마저 철저히 봉쇄한 결과 식량과 인민생활 필수품의 교역마저 끊겼습니다. 이에 엎친데 덮친다고 태풍과 홍수의 피해가 덧씌워져 엄청난 경제적 피해를 입었습니다. 평양시 열성당원을 비롯한 인민군 장병, 사회안전성 요원, 각 지방, 각급 청년돌격대가 80일 전투를 전개하여 경제난관 극복에 총동원되었지만 겨우 땜질 수준으로 마무리했을 뿐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번 8차 당대회에서는 정치, 경제, 군사, 보건, 사회 또는 대외정책과 통일문제 등을 부문별 분과회의나 토론을 통해 묘수 찾기에 열중한 것 같은데, 근본적인 문제에서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데 조성된 난관극복이 가능한 묘수를 찾을 수 있겠습니까? 김정은의 보고나 토론자의 화두를 보면 아직도 ‘사회주의 위업의 승리’니 ‘사상사업이 혁명승리의 요체’라느니 ‘결함의 원인을 객관이 아니라 주관에서 찾으라”느니 등등이었습니다. 그런가하면 “미국을 비롯한 적대세력의 위협과 맞받아 싸우기 위해 핵전쟁 억제력을 강화하겠다”느니 “인민군대의 최정예화, 강군화하여 최강의 군사력을 키우자”고 주장했습니다. 8차 당대회에서의 논의 내용을 보면 과거 70여 년간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진 노동당의 강령이나 투쟁 노선과 과업이 전혀 변화되지 않았음을 느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향후 5년간 추진할 구체적인 경제적 과제를 공개하지 않아 어떤 경제건설목표를 채택했는지 알 수 없지만, 지금까지 조선중앙통신의 보도를 보면 난관극복을 위한 여러분 당의 묘술이란 것이 무엇인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강력한 총동원 방식이지요. 8차 당대회 첫날 5,000명의 각급 당 조직 대표 외에 2,000명의 방청자가 초청된 것을 보면서 이 8차당대회는 3대세습, 권좌에 앉은 김정은이 지난 10년 동안 얼마나 유능하고 강력한 지도자로 성장했는가? 이제는 당의 유일적 지도자로 인정해도 된다는 김정은 자신의 모습을 과시하면서 나를 믿고 따르라고 호령하기 위한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닌가? 라고 생각했지만, 역시 전통적인 공산당의 조직체계를 복원시켜 전례없는 독재자로 군림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문제는 이런 김정은의 위세로 최악중의 최악인 오늘날의 대내외정세를 극복하고 인민대중제1주의를 실현할 수 있을까?

당 간부 여러분! 오늘의 국제정세는 김정은을 비롯한 여러분 당 수뇌부가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고, 고루한 주체사상이나 사회주의 건설이론에서 탈출하지 않는 한 생존할 수 없는 시대입니다. 김정은이 북한인민에 대한 종전의 태도 즉 위협, 탄압, 공포정치를 버리지 않는 한 국제사회는 여러분 당에 대한 압박과 제재를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유엔총회가 결의한 북한인권결의안 즉 유럽, EU를 비롯한 미국과 아시아, 남미제국들이 결의한 여러분 당의 종교탄압에 대한 결의안들은 한결같이 반인민적 반인권적 여러분 당의 대내정책에 강력한 비난과 경고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이번 8차 당대회에서 언급한 김정은의 핵개발과 미사일, 첨단무기생산에 대하여 국제사회는 깊은 우려를 표하면서 보다 강한 군사적 대응조치를 강구하지 않을 수 없음을 명백히 하였습니다. 2~3일 후에 출범하는 미국의 신정부, 바이든 대통령정부가 출범하면 트럼프 대통령 때와는 달리 동맹국과의 군사적 협력을 강화하여 다자간 협력기반으로 여러분 당에 대응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중국이나 러시아와의 새로운 관계를 설정하고 동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안전유지를 위한 조치 특히 여러분 당의 핵미사일 개발이 초래한 위협에 대한 새로운 대처방안이 제시될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번 8차당대회는 후대들의 사상의식, 김정은에 대한 숭배 사상의 고취, 사회주의의 종국적 승리에 대한 확신, 비사회주의 경향의 척결 등 사상사업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애국심을 고취하면서 난관의 정면돌파전을 전개한 것이 확실한데, 과연 이런 여러분 당의 사상사업에 북한 젊은 세대가 기꺼이 호응하리라 생각합니까?

전 시간에 지적한 바 있지만 코로나19바이러스의 퇴치는 이제 시간문제입니다. 이미 미국을 비롯한 30여개국에서 예방접종이 시작되었으니, 금년 가을까지 대부분의 나라에서 집단면역이 가능할 것입니다. 이처럼 코로나19바이러스 퇴치가 일정 성과를 거두면 세계는 새로운 비약을 기할 것입니다. 최첨단 통신체계가 전 세계적으로 구성되었으니 아무리 정보통제로 외부정보의 북한 유입을 저지하려 해도 불가능합니다. 이런 개방된 시대에 북한 청소년의 사상의식의 변화를 막을 수 있겠습니까? 여러분 당도 느끼리라 생각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청소년들의 전체주의적 집단의식이 약화되고 있습니다. 아무리 사회주의의 완전승리니 혁명전통의 계승을 강조하지만 사회전반에 확대, 심화되는 비사회주의 경향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시대의 변화가 더이상 사회주의 규범을 허락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역사 발전의 단계가 이미 낡은 사회주의 이론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시기에 왔습니다. 집단주의가 가치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로운 개인주의가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있습니다. 이런 첨단과학 기술의 발전에 적응하지 못하는 나라는 국제경쟁에서 몰락할 수 밖에 없습니다. 외화벌이를 위해 중국이나 러시아 또는 동유럽과 아시아제국에 나갔던 북한근로자들은 지금 여러분 당의 경제노선이 얼마나 후진적인가를 경험을 통해 알고 있습니다. 우물 안 개구리 같은 생활에 젖은 평양핵심당원들은 이런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인식하지 못할지 모르나, 보다 나은 나의 생활을 위해 뇌물을 고이며 외화벌이에 나갔던 근로자들과 지식 청년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여러분 당의 낡은 사상과 노선으로 더없이 좌절감을 느끼며 비판하고 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집단주의적, 전체주의적 사고방식을 청산하고 자력갱생이 아닌 대외개방과 국제협력으로 보다 풍부한 자원과 과학기술로, 육체노동의 가중한 고통에서 해방되는 그날이 하루 속히 오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최악중의 최악의 현실을 극복하는 길은 총동원방식이 아니라 대외개방, 체제개혁이며 그 길은 바로 핵억지력강화 운운하는 군사유치원생 같은 김정은의 주장을 꺾는데서 시작됨을 강조하는 바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