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미국 현지시간으로 1월 20일, 우리 시간으로 21일 새벽 2시, 조 바이든 씨가 미국 제46대 대통령으로 취임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지난 4년간 트럼프 대통령 외교정책의 기조였던 미국제1주의, 미국우선주의를 버리고 동맹국가와의 관계를 다시 복원해서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역할을 기본으로 한 다자주의, 적극적인 관여정책을 전개하겠다”고 천명했습니다.
이런 대외정책의 기조를 선언한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연설에 자유애호국가는 쌍수를 들어 환영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당의 대미관계를 담당하는 간부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동맹관계의 복원’이라는 노선이 무엇을 의미하고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를 분명히 분석하면서 대응책을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정책기조인 동맹복원을 구체적인 정책으로 구현할 미국 새 정부의 외교담당 책임자들 중 주요인사 2~3명의 한반도, 특히 여러분 당에 대한 인식이 어떤 것인가를 간략히 소개합니다.
우선 국무장관으로 임명된 토니 블링컨 장관입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 의회 인준청문회에서 “미국 역대 행정부를 크게 괴롭혀온 어려운 문제 중 하나인 북한에 대해 전반적으로 접근 방법과 정책을 재검토하고 북한의 핵 폐기 문제를 원점에서 다양한 해법을 모색하겠다. 그동안 북한의 비핵화는 좋아진 것이 아니라 더욱 나빠졌다. 우리가 어떤 옵션(선택)을 갖고 있는지, 북한이 협상장에 나오도록 압박을 강화하는데 어떤 방법이 있는지, 또는 다른 가능한 외교적 계획은 무엇인지를 살펴보겠다”고 했습니다. 이와 함께 블링컨 국무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주의와 인권을 다시 미국 외교의 중심에 놓아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하였고 따라서 향후 미국은 인권유린에 연루된 국가와 이들 나라의 관리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경감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겠다”라고 언급했습니다.
또 한분을 소개한다면 국무성 부장관으로 임명된 웬디 셔먼 여사입니다. 셔먼 부장관은 1997년 당시 국무부장관이던 메들린 올브라이트 여사가 평양을 방문했을 때 수행했던 분입니다. 물론 김정일과도 만났고 당시 여러분 당 대외 담당 고위간부들과도 회담했던 분입니다. 그가 어떤 대북인식을 가진 분인지 여러분도 잘 알 것입니다. 한 마디로 여러분 당의 속임수를 어떻게 억지할 것인가를 잘 아는 분입니다.
또 한 분을 소개한다면 백악관 안보회의 인도·태평양지역 담당 차관보로 임명된 커트 캠벨 씨입니다. 전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역임한 캠벨 씨는 북한문제에 그 누구보다 정통한 전문가입니다. 얼마 전 조선일보와의 대담에서 그는 “겉으로 드러난 김정은의 말만 믿고 평화가 오고 있다고 판단하고 대응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캠밸 차관보의 이 말이 옳았다는 것은 8차 당대회에서 한 김정은의 언급을 보면 알 수 있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 당은 트럼프 대통령 때의 대미협상 방법으로는 통하지 않는 분들이 포진했음을 눈여겨봐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당은 여전히 고루한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습니다. 8차 당대회에서 한 김정은의 연설이 바로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음을 실증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김정은은 여러분 당의 핵개발과 군사력 증강이 “세계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일념에서 추진한 것”이라고 궤변하면서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정책을 철회하지 않으면 ‘강대 강’으로 대할 것이고 적대시정책을 철회하면 ‘선대 선’으로 대화하겠다”고 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김정은은 “그 누가 집권하든지 미국이 지금까지 추진해온 대북정책을 폐기하지 않는 한 핵개발은 물론 대륙간탄도미사일, 잠수함탑재미사일을 계속 개발할 것이고 미국의 제재로 북한경제가 극심한 곤경에 빠졌지만 그래도 굴하지 않고 계속 ‘강대 강’으로 나가겠다”는 주장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번 8차 당대회 문건을 보면 핵기술의 고도화를 강조하며 “미국 본토 공격이 가능한 1만 5천km 사정권의, 적의 전략적 대상들을 정확히 타결·소멸하는 명중률을 더욱 제고하며 핵 선제 및 보복타격능력을 개발해야 한다. 가까운 기간 내에 초음속 활공비행미사일, 수중 및 지상고체발동기, 대륙간탄도로케트, 고체연료, ICBM, SLBM 등을 개발하겠다”고 했습니다. 이런 언급이야말로 바이든 신정부에 대한 강대 강의 군사적 압박을 시도한 것으로 판단되는데, 과연 이런 여러분 당의 주장에 겁먹고 바이든 정부의 국무부나 국방부가 새로운 대북협상을 제의해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 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태도 특히 김정은에 대한 인간적 감정과 새로 임명된 바이든 정부의 대북인식이 크게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더 이상 비합리적 대북인식을 가지고 대북협상에 임하는 미국의 고위정책담당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냉정하고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분석과 판단을 기초로 포괄적이고 단계적 접근으로 대응할 것입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민주당 정부이지만 20년 전의 클린턴 정부나 5년 전의 오바마 정부가 아니라 북한의 핵개발, 군사적 위협이 엄청나게 증대한 현실을 분명히 알고 있는 정부입니다. 때문에 느슨한 태도로 양보한다거나 무관심한다고 전략적 인내로 관망하는 태도로 여러분 당을 대하지 않을 것입니다.
협상의 문은 열되 다방면의 제재와 함께 핵문제와 인권문제, 동아시아 지역 동맹국가의 안전을 위한 정치경〮제 군〮사적 협력을 강화하면서 대응할 것입니다. 특히 여러분 당이 유념해야 할 것은 김정은의 국제사회의 등장기회가 크게 감퇴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바이든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처럼 김정은과 맞상대하는 이른바 수뇌회담방식을 취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싱가포르, 하노이, 판문점에서 가졌던 미북정상회담같은 기회는 좀처럼 없을 것입니다. 극장의 배우처럼 보여주기식 알맹이 없는 정상회담은 더 이상 개최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이제부터는 노동당 내 대외전략, 대외정책 특히 대미정책의 전문가집단의 실력과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할 것입니다. 8차당대회에서 결의한 자력갱생원칙이 더욱 북한인민의 경제적 빈곤을 가중시킬 것이 명백한데 이런 대내난관극복을 위한 대외전략이 미국의 적대시정책에 ‘강대 강’으로 대응한다고 가능할 지 당 간부 여러분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것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