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2월 12일은 추석과 함께 우리 민족 또 하나의 명절인 구정이었습니다. 멀리 헤어졌던 형제자매가 고향집을 찾아 부모님께 세배하며, 가족의 화목과 사랑을 나누는 즐거운 날이었습니다. 남한에서는 11일부터 14일까지 나흘간 연휴였지만 코로나19의 감염확대를 경계하고 가능한 고향집을 찾지 말고 서로 휴대전화와 영상통화로 인사를 나누자는 분위기여서 교통체증도 크게 일어나지 않고 조용하게 지냈다고 했습니다. 북한의 경우는 어떠했습니까? 조선중앙통신이나 평양중앙텔레비전의 보도를 보면 명절의 기쁨을 나누는 정겨움보다 전례 없는 긴장이 북한 전역을 휩싸안은 분위기였던 것 같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제 8기 2차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가 끝난 지 10여일이 되었지만 여러분의 긴장은 더욱 굳혀지고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말할 것도 없이 중앙위원회 확대회의에서 한 김정은의 힐책과 비판이 전례 없이 강했기 때문입니다. 당 경제담당비서 겸 경제부장이었던 김두일이 1개월 만에 경질되는 형편이니 내각은 물론 각급경제단위 책임일꾼들이 제정신이겠습니까?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 행위를 비호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가 하면, 구태의연한 관료주의와 호신주의 허풍을 떨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즉각 간부대열에서 제거될지도 모르는 처지니 어찌 긴장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당 간부 여러분! 8차 당대회에서 명백히 제시된 2025년도까지의 5개년 경제계획의 종자는 ‘자력갱생’과 ‘자급자족’입니다. 다시 말하면 핵과 미사일 개발로 국제사회가 가하고 있는 여러분 당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제제재가 완화될 가능성이 없다는 전제하에, 자력갱생으로 북한에서 생산되는 자원과 자재로써 또는 사용했던 폐품을 재활용하면서 주어진 경제 과업을 완수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과연 어떤 방법으로 이 중차대하고 막중한 생산, 건설과제를 완수할 수 있는가? 중앙당의 명령인즉 “인민대중의 정치사상적, 사회주의 혁명의식을 발동시켜 완수하라, 우리에게 있어서 목숨보다 더 귀중한 것은 혁명이다. 승리를 더 큰 승리로, 전성기를 대번영기로 이어나가는 것은 성스러운 조선혁명의 전통이며 위대한 조선혁명가들의 사상 정신적 특징이고 투쟁기풍이다”라는 일심단결, 수령과 당에 대한 충성심의 일념으로 인민대중을 총진군시켜 완수하라는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의 투쟁정신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인민대중도 여러분과 같은 투쟁정신으로 경제생산, 경제건설에 총진군하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까? 빈곤과 기아에 허덕이는 인민대중에게 과연 여러분의 사상의식 교양사업이 먹혀들 수 있겠습니까? 김정은의 지적인즉 “집중적으로 학습하는 과정에서 당원들의 정치의식과 사고방식이 긍정적으로 변한 것 같지만 아직도 소극적이고 보신주의적인 경향을 버리지 못했다, 당대회사상과 정신을 옳게 구현하지 못하고 당과 인민의 높은 기대에 따라서지 못하고 허풍을 떨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여러분은 이런 김정은의 비판이 옳다고 생각합니까?
본 방송자는 김정은의 그 격한 비난이야 말로 선대들, 김일성 김정일이 흔히 써왔던 방식 즉 당내의 긴장을 고조시키면서 북한 사회 전반에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면서 강압적인 총동원을 발령하던 구태의연한 방식을 구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방식이 지금도 인민대중에게 먹혀들겠습니까? 김정은은 분명히 “이번 5개년 경제계획은 정비전략, 보강전략에 입각하여 진행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오늘의 북한의 경제현실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내각의 각 성이 작성한 그 계획안이 가장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안일 것입니다. 그런데 김정은은 이 안은 구태의연한 경제 간부들의 제안을 기계적으로 종합한 것일 뿐이라고 비판하면서, 현실가능성 없이 높이 잡았거나 반대로 반드시 수행해야할 목표를 낮게 잡은 계획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번 5개년 경제계획의 총적방향이 금속공업과 화학공업에 집중하면서 농업부문의 물질, 기술적 토대를 강화하는 것입니다. 그러자면 금속공업과 화학공업에 필수불가결한 원유와 기자재를 외국에서 수입해야 합니다. 김책제철소이던 황해제철소이던 산업의 종자인 철강생산을 정상화해야 하고 원유수입을 늘려 정유공장의 가동을 증대시켜 화학비료를 비롯하여 인민생활에 필요한 경공업발전의 원료생산을 생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번에 제시한 5개년경제목표는 30여년 전 생산건설목표에 절반에도 못 미치는 목표가 허다한데 이것이 모두 선대들의 허풍이었던가 아니면 북한의 경제형편이 그만큼 악화된 것 때문인가 여러분은 다시 한번 곰곰이 검토해봐야 할 것입니다. 김정은은 구태의연한 관료주의, 호신주의의 발로가 바로 경제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외부의 북한관찰자들은 김정은이야 말로 70여년 전 김일성 시대부터 시작한 중공업우선과 농업, 경공업의 동시발전전략을 답습하고 있고 이를 실현하는 전술 방법, 역시 김일성 시대의 정신력에 의한 경제추동을 계속 떠들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당 간부 여러분! 5개년 경제계획의 종자는 자력갱생, 자급자족이 아니라 ‘문호개방’, ‘경제체제개혁’이어야 합니다. 인민대중의 창의력을 발동하는 동기는 정신, 사상의식이 아니라 인민대중에게 물질적 자극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사회주의 경제체제, 중앙집권적 명령경제체제를 폐기하고 각 기업이 활발한 생산경쟁을 통해 이익창출에 전념하고 그 결실은 인민대중에게 돌아가게 하는 시장원리입니다. 체제개혁과 대외개방으로 경제생산과 발전에 필요한 과학기술과 자재를 과감히 도입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특수경제지대를 제시하며 해외투자자들을 끌어들이려 해도 안 되는 이유는 바로 여러분 당이 버릴 수 없다는 사회주의 경제체재 때문입니다. 이 고루한 경제체제를 버리지 못하는 한 북한경제발전은 요원합니다. 여기에 더하여 핵과 미사일 개발로 국제사회를 위협하고 있으니 어떻게 여러분 당에 대한 국제적 경제제재가 완화될 수 있겠습니까?
당 간부 여러분! 외부관찰자들의 전망은 정비, 보강전략이라 하더라도 금년도 북한경제는 여전히 곤경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비판적 관점이 우세합니다. 특히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북한인민의 식량 부족과 보건 의료품의 부족으로 인한 고통이 심화될 것을 염려하며 가능한 인도적 지원의 확대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마저 김정은의 자력갱생, 자급자족 정책으로 막혀버리고 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인류역사는 악한 지도자 한 사람 때문에 수십만의 무고한 인민대중이 가난과 기아로 죽어갔음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니 북한의 ‘고난의 행군’이 바로 김정일의 선군정치가 몰고 온 참변이었음을 여러분 자신이 누구보다 잘 아는 역사적 사건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풀려 북한경제가 하루속히 정상화되길 바랍니다. 핵문제의 새 판을 짜서 제재완화의 길을 모색해주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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