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정상회담 1년, 북한은 달라진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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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2월 27일과 28일은 1년 전 즉 2019년 2월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여러분 당 김정은 위원장 간에 두 번째의 정상회담이 개최되었던 날입니다. 김정은은 평양에서 기차로 중국대륙을 경유하여 66시간의 긴 시간을 거쳐 하노이를 방문했습니다. 말 그대로, 여러분 당의 핵 개발로 인해 가해진 유엔과 국제사회의 제재조치를 풀어 보자는 목적에서 대장정의 대미협상에 임했습니다. 아마도 출발할 때는 트럼프 대통령의 높은 콧대를 꺾고 미국의 제재압력을 타파할 수 있다고 자신 만만한 듯 보였습니다. 당시 조선중앙TV의 영상을 보면 평양역을 출발하는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환송행사는 습근평 중국 국가주석을 맞이하는 행사처럼 요란했습니다.

당시 세계의 북한 관측 전문가들은 “8개월 전 즉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가졌던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간의 1차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전형적인 협상전술에 말려 전쟁포로와 전시행방불명자들의 유해발굴과 국제사회에서 공인된, 당연한 인도적 문제의 동의를 받아냈을 뿐, 1950년 6.25 남침전쟁 후 70년 가까이 중요한 정치외교, 군사적 협상 주제에서는 아무런 양보도 받아내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 왔습니다.

당시 문서엔 ‘북한의 비핵화’가 아니라 영어로 ‘Korea Peninsula’ 즉 ‘한반도(조선반도)의 비핵화’에 노력하기로 약속했다고 했습니다. 1991년부터 세계인민을 기만하기 위해, 한반도에서 미군철수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에 미국에 막강한 전략자산의 배치를 거부하기 위해 사용했던 이 지극히 전략적인 협상용어, ‘조선반도의 비핵화’라는 말을 공동성명에 삽입시켰습니다. 이처럼 김정은은 ‘싱가포르에서의 제1차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일대 성공을 거두었으니 제2차 하노이 정상회담에서는 보다 큰 성과를 올릴 수 있다. 즉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정치적 입장이 다소간의 곤경에 빠져 있으니 이 기회를 이용하여, 풍계리핵실험장의 폐기, 동창리미사일발사대 해체를 앞세우고 여기에 이미 용도폐기 해도 무방한 영변핵시설 폐기를 더하는 조건으로 지금 북한에 가해지고 있는 제재조치 해제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일종의 자신감을 갖고 66시간의 긴 시간을 수십 명 아니 수백 명의 협상 수행원, 경비병, 취사병, 기쁨조 등을 5~6개의 차량에 태우고 하노이에 입성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그런데 이 김정은의 트럼프 대통령 공략을 위한 하노이 제2차 정상회담은 어떤 결말이 났습니까? ‘웃음꺼리가 된 김정은’으로 끝나버렸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명료했습니다. 또 한 차례 미국을 속이려 했다가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의 정치외교, 군사고위 담당자들이 여러분 당이 은닉하여 개발하고 있는 핵·미사일 생산실태를 미국은 모를 것이라고 잘못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 정치에서의 입장, 그의 능란한 협상전술과 능력을 미처 알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마치 북한에서 김정은의 명령, 지시 한 마디면 당은 물론 모든 정권기관과 각종 사회조직이 일사분란하게 그 수령의 지시에 따르니, 미국의 경우도 대통령이라는 수령의 의지로 국가의 안전 보장과 관련된 외교, 군사 현안들이 해결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잘못 판단하고 회담에 임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미국은 세계 최강의 외교, 군사력을 가진 나라입니다. 왜 김정은의 그 얕은 속내를 모르겠습니까? 한번쯤은 유화적 협상태도를 보였지만 두 번 다시 김정은의 헛소리에 응해 주겠습니까? 하노이정상회담의 핵심문제는 무엇이었습니까? 바로 북한의 비핵화였습니다. ‘조선반도의 비핵화’가 아니고 ‘북한의 비핵화’였습니다. 이미 남한에서는 1991년 남북비핵화선언이후 미군의 전술핵무기는 한발도 남기지 않고 몽땅 철수했는데 무슨 ‘조선반도 비핵화’라는 헛소리를 하는 것인지요?

당 간부 여러분! 하노이 정상회담 2일째인 2월 28일 미국이 제시한 비핵화 방안이 무엇이었습니까? 풍계리핵실험장 폐지나 동창리미사일발사대 해체 그리고 영변핵시설 폐기면 족하다는 것이었습니까? 천만의 말씀입니다.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와 핵물질의 미국 반출을 비롯하여 화학 생물학전 계획, 탄도미사일 관련 시설의 완전 폐기, 핵 프로그램에 대한 포괄적 신고, 미국과 국제사찰단의 완전한 접근 허용, 핵개발과 관련된 활동 및 시설물 건축 중지, 모든 핵 프로그램의 과학자와 기술자들의 상업적 활동으로의 전환 등 철저하고 되돌릴 수 없고 검증 가능한, 완전 폐기였습니다. 이 땅에서 평화를 정착시키고 안정된 남북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북한의 핵개발을 폐기하는 것임을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말끝마다 “북한은 그 어떤 나라보다 경제적 번영과 위대한 국가건설에 필요한 풍부한 자원을 갖고 있는 나라이며 핵개발을 중지하면 당장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를 풀 뿐만 아니라 경제건설에 필요한 경제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되풀이 또 강조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 하노이 회담이 결렬되자 여러분 당은 “비핵화 조치를 취하는데 있어서 안전담보문제가 중요하며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대 폐기 그리고 영변핵시설에 더해 또 1곳의 시설을 폐기할 터이니 전면적 경제제재 조치의 해제가 아니라 우선 민생과 관련된 다섯 개 제재만을 해제하자고 했는데 미국이 응하지 않아 결렬되었다”고 하지만, 이런 여러분 당의 주장은 2000년대 이후 남북,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6자 회담때 미국이 여러 차례 제의하고 합의했는데도 이 모든 합의를 여러분 당이 일방적으로 깨버렸던 경험을 잊어버릴 수 없는 미국인데 응할 수 있었겠습니까? 핵공격은 물론 통상적 전력에 의한 북한에 대한 공격도 절대하지 않겠다고 수차례 미국이 약속하지 않았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분은 핵폐기를 끝까지 거부했던 것입니다.

1년 전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렬 후 오늘날까지 여러분 당은 어떤 짓을 했습니까? 인민대중을 굶어죽일 정도의 빈곤과 기아에 허덕이는데 한발에 수십만 달러하는 미사일 발사를 계속했습니다. 이제는 여러분 당도 미국이라는 나라를 알게 되었을 것입니다. 더 이상 무모한 주장으로 제재와 압력이 가중되지 않도록 ‘새 계산법’을 내놓아야 함을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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