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경제체제와 장마당 시장경제는 공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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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금부터 5년 전인 2015년 여러분 당의 출판사가 펴낸 작은 책, 아마도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따로 외우라고 만든 것 같은 손바닥 만한 소책자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명언 (1)‘ 55페이지 아랫쪽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수입병 즉 ’외국에서 상품을 수입하는 것이 옳다. 그것 밖에 없다‘고 주장하는 수입병을 없애는 것도 사회주의를 지키는 수호전이다.”

김정은이 이런 말을 하게 된 동기는 북한에서 생산하는 일용품이나 주요 공산품 농산품은 절대 부족하여 북한인민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으니, 이런 경제적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외국으로부터 필요한 기자재와 물품을 수입할 수밖에 없다는 경제간부들의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기 때문에, 이런 주장을 잠재우기 위해 ‘수입병을 없애라. 그래야만 사회주의 경제원칙을 지킬 수 있다. 자력갱생으로 부족한 각종 기자재를 생산하고 인민의 생활필수품을 보장하라’는 의미에서 이런 얘기를 했다고 생각됩니다. 이 말은 무슨 명언도 아니고 자력갱생 독려를 위한 주장일 뿐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지난 2개월 동안 코로나19가 북한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1,400km 길이의 압록강, 두만강 국경을 봉쇄하였는데, 이런 국경봉쇄조치는 김정은의 요구인 ‘수입병’을 없애는 데는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이처럼 국경선을 막은 결과 북한에서 어떤 현상이 일어났습니까? 장마당의 물건 값이 폭등했습니다. 들리는 말로는 쌀 1kg값이 5,300원 이상으로 뛰고 모든 상품 값이 20%이상 올랐다고 합니다. 그러니 일반 주민의 생활이 일거에 위기를 맞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지요. 금년에는 대대적인 관광 사업을 펴보려고 삼지연 일대를 개발하고 원산, 갈마, 금강산 일대를 개발하며 최소 30만 명의 외국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으리라고 장담했는데 이런 계획에 일대 차질을 가져왔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말할 것도 없이 인민생활이 더욱 어렵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식량, 식용유, 설탕, 의료, 가정 일용품 등 90%이상을 중국에서 수입했는데 이 길을 스스로 막았으니 어디에서 생필품을 구입할 수 있겠습니까? 다행히 지난 4월 초부터 부분적인 해제가 있어 단동, 신의주간 우호다리에 오고가는 트럭이 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북한 경제는 엄혹합니다.

중국에서 발표한 통계를 보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조치 때문에 석탄·광물 등의 대중수출은 크게 감소했고 반면 중국으로부터의 비료·식량·일용품 수입은 그리 줄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제재조치에 해당하지 않는 물품 수입마저 어렵게 되었습니다. 한마디로 경제건설과 제조업뿐만 아니라 당장 인민대중이 먹고 입어야 할 생활필수품 부족현상이 급증했습니다. 이에 더하여 또 하나의 문제가 제기되었습니다. 김정은의 통치자금과 각종 개발공사에 필요한 자금조달이 어렵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장마당의 돈주를 족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눈감아 주었던 돈주, 새롭게 생겨난 북한의 가진자, 비사회주의 방법으로 치부한 이들 자본가를 족치면, 얼마간의 통치자금이나 건설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북한에서 흘러나오는 소식을 들으면 장마당이 돌아가도록 자금을 유통시켰던 이들 돈주가 법률위반으로 비사회주의 주범으로 몰려 체포되고 자산을 몰수당하고 심지어는 강제수용소에 수감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세금 없는 나라’라는 여러분의 선전이 먹혀들기 위해서는 국영기업체간의 거래세가 제대로 거쳐야 하고 장마당에서의 상품 거래세, 상인들의 자릿세가 제대로 거쳐야 하는데, 국영기업과 협동농장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으니 어디에서 국가가 필요로 하는 자금, 국가의 세입을 보장할 수 있을까요? 결국 있는 자, 가진 자를 족쳐서 빼앗을 수밖에 없지요.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북한에서 흘러나오는 장마당 돈주들이 숙청의 대상에 올랐다는 얘기는 ‘올 것이 왔을 뿐 이상할 것이 없다’고 생각됩니다. 여러분 당이 중국이나 베트남처럼 경제체제의 개혁과 대외개방정책을 취하지 않고 사회주의 경제체제를 유지하면서, 자연발생적인 장마당의 번창을 눈감으며 장마당 경제를 허용하는 상호모순된 정책을 계속하는 것을 봐왔던 외부관찰자들은 이미 이런 현상이 언젠가는 반드시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러한 상호모순된 경제체제, 고루한 사회주의 경제체제를 계속 유지하면서 자본주의적 상품경제, 시장원리를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어느 한 쪽을 택해야합니다. 장마당 경제를 허용하면서 어떻게 사회주의 상업체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까? 이미 사회주의 상업은 무너진 지 오래입니다. 싸고 질 좋은 중국상품이 장마당 거래상품의 90%이상을 차지하게 된 원인은 바로 북한의 국영기업이 생산한 일용품의 질이 너무나 형편없는데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절대 부족한 것 때문이었습니다. 그 때문에 김정은이 경고한 수입병이 생겨났고 상품 수입만이 인민대중의 일상생활을 보장하는 유일한 길이라는 주장이 나온 것입니다. 수입병을 퇴치하자면 북한 국영기업이 생산한 물품이 풍족하게 나돌고 협동농장의 알곡생산이 2,500만 북한주민의 식생활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하는데 연간 100만 톤 가까이 식량부족현상이 계속되는데 어떻게 수입병이 제거되겠습니까? 이런 현실 하에서는 사회주의 경제를 지킬 수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 수입병을 치료할 수 있는가. 그 방법은 선군사상을 버리고 한 주일 멀다하고 실시한 탄도미사일 발사를 중단하여, 미국이 요구하는 완전하고 돌이킬 수 없는 투명한 감시 하에 핵개발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경제제재조치를 완화, 또는 해제시키고 중국이나 베트남식 개혁·개방으로 대담하고 기본적인 경제체제를 개혁하는 것입니다. 이외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돈주의 자산을 빼앗는다고 하여 북한경제가 돌아갈 수 없고 지속적인 경제건설과 생산이 가능하지 않습니다. 수입병의 근원을 알아야 제거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코로나19 바이러스처럼 그 제거방법을 모르는 것이 아닙니다. 북한 경제의 재생, 정상화는 자력갱생방법이나 전략무기개발,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로 미국, 일본, 남한을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완전하고 돌이킬 수 없는 폐기임을 강조합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