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개혁 없는 식량 증산은 불가능할 것

0:00 / 0:00

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금은 4월, 크고 작은 포전에서 농민들의 분주한 작업이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전개되는 계절입니다. 과연 어떻게 하면 하달된 알곡생산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협동농장관리를 담당한 간부 여러분이 노심초사하리라 생각합니다.

당 간부 여러분! 김정은 총비서는 “과학적 영농방법을 적극 받아들이라”고 지시하는가 하면 심지어 “과학농사도 사상전이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니, 농민들 각자는 금년 가을 추수기에 ‘사상적 성토를 당하지 않을까’하는 걱정부터 앞서는 형편입니다. “먹는 문제를 담당한 농업부문에서 ‘통장훈’을 불러야 금속, 화학, 전력, 석탄공업을 비롯한 인민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어 새 승리를 향하여 전진할 수 있다”고 하는 로동신문의 주장은 백 번 타당한 얘기입니다. 먹어야 힘쓸 수 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얘기입니다. 문제는 어떻게 하면 북한의 모든 인민들이 풍족한 먹을거리를 생산할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당의 농업관련 문건을 보면 “농업발전 5대요소를 확고히 틀어쥐고 과학농사풍, 다수확열풍을 힘차게 일으키자”라고 했습니다. 이른바 종자혁명, 과학농사, 저수확지에서의 증산, 새 땅 찾기와 간석지 개간, 농촌경리의 수리화기〮계화 등을 지적한다고 하겠는데 이런 5대요소를 장악하자면 마땅히 필요한 자금과 자재 그리고 비료가 공급되어야 합니다. 아무리 주체농법이나 사회주의 사상을 강조해도 농업발전을 위한 투자 없이 농민의 손가락만으로는 800만 톤 알곡고지점령은 불가능합니다. 농업 투자와 농촌에 대한 지원이 있어야 농민들의 창의력과 증산의욕이 발동됩니다. 아무리 “전체는 하나를 위하여, 하나는 전체를 위하여”라는 집단의식을 강조해도 전통적 집단적 농장경영관리 방법 가지고는 농업근로자의 창의력과 생산의욕을 북돋을 수 없기 때문에, 구 소련이나 현재의 중국에서 농업부문의 대개혁이 있었던 것이 아닙니까?

북한의 농업 전문가들도 “공동생산에 대한 성실성 정도는 그들 즉 농민들의 사상의식 수준과 함께 공동로동과 집단생활 단위의 크기에 의존된다. 분조원들이 서로 돕고 이끌면서 주인답게 일하게 된다. 생산의 주인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도록 하는가, 못하는가 하는 것은 그들의 리해관계와 요구를 어느 정도 실현시켜주는가에 중요하게 달려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은 지난 70여 년간 여러분 당의 경제중심이 어느 부문에 쏠려 있는가?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김일성시대에는 중공업부문, 김정일시대에는 선군 즉 군대우선, 김정은시대인 현재는 핵과 미사일 개발이 중심이었습니다. 금년에 들어와 평양을 비롯한 각 지방에서 살림집 7만호 건설이니 평양에 5년간 5만호 건설, 금년 중 평양에 1만호 살림집 건설 등에 착수했는데, 이런 경제중심 하에서 농업부문에서 북한인민의 풍족한 먹을거리 생산이 가능하겠습니까?

여러분 당은 구 소련과 오늘의 중국과 베트남 공산당이 왜 농업개혁을 실시했는가를 이해하려 하지 않는데 그 이유가 무엇입니까? 여러분 당은 북한의 농민을 근로노동자로 부르면서 계급의식을 주입하려 안달하고 있지만, 농민은 농업이라는 산업과 농촌이라는 환경문화 속에서 생을 유지하는 사람입니다. 아무리 농민들의 사상의식을 도시 노동자의 사상의식으로 바꾸려 해도 생활문화, 작업환경이 공장이나 건설사업소와 달라 그렇게 의식변화를 가져올 수도 없고 또 그런 노동자적 사상의식 가지고 농업을 경영하다가는 농사일 자체를 망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구 소련, 현 중국이나 베트남의 현실을 보면 알 수 있지 않습니까?

몇 년 전 북한 ‘경제연구’지에 “농장원들이 ‘농장포전은 나의 포전이다’라는 구호를 높이 들고 농장포전을 각기 자기 텃밭처럼 알뜰히 다루고 관리하면서 알곡생산을 높일 수 있게 하는 중요한 담보는 작업반 중심을 분조중심으로, 다시 포전담당제로 공동작업인원과 범위를 축소하는 것”이라 지적한 논문이 실린 적이 있는데, 지금도 이 주장은 여러분이 당연하다고 평가하고 있지 않습니까?

당 간부 여러분! 그동안 농업부문에 대한 국가적 투자가 제대로 되었는가? 전 사회적으로 농촌을 지원했는가? 해당 단위들에서 과연 농촌에 화학비료, 연유, 전력, 농기계부속품을 제때에 책임적으로 보장해 주었는가? 등등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지금 이 시각에도 시, 군, 협동농장 경영위원회는 농사작전을 힘있게 전개할 수 있는 조건과 환경을 갖추지 못했다는 사실을 여러분 당 간부들이 빤히 보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상태 하에서는 금년 가을 추수할 때면 생산계획에 미달하여 농민 각 개인의 식량분배 몫, 1인당 알곡 260kg, 하루당 1인 700g을 스스로 줄일 수밖에 없게 될 것인데, 과연 이런 상황에서 농민들의 일손이 제대로 잡히겠습니까? 안될 말이지만 알곡생산계획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국가수매계획에 맞추자면 미리 생산결과를 줄여 보고하고 자신들이 굶지 않을 준비를 하지 않을 수 없도록, 즉 제 손으로 자신이 생산한 알곡을 훔치는 결과를 낳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래서는 북한인민의 먹는 문제는 해결할 수가 없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1946년 3월 밭갈이 하는 농민에게 농토를 맡겼던 토지개혁을 상기하십시오. 토지소유권을 농민에게 허용할 수 없다면 경영권을 주면 됩니다. 중국처럼 50년을 임대해준다면 농민들은 자기 텃밭 경영하듯 알뜰히 경영하여 협동농장 포전 수획량의 몇 배의 알곡생산을 보일 것입니다.

지금 여러분 당의 농업정책은 농민들로 하여금 자기 텃밭이나 뙈기밭을 만들기 위해 인근 산으로 들어가 심은 나무를 뽑아내거나 자르고 농지를 개간하게 떠미는, 반 농민 정책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농업발전을 농민들의 집단경영으로 내미는 방법으로 달성하던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지금은 농민 각 개인이 스스로 새로운 농업기술을 찾아 과학영농에 임하게 하는 시대입니다.

그러자면 우선 과감한 농업개혁을 실시하고 시장원리를 확대하여 농촌과 시장이 밀착하도록 해야 하며 농민들이 자신의 생산품을 재빨리 시장으로 내놓아, 스스로 현금수입을 늘려가는 정책을 실시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이야말로 예상할 수 없는 기후변화에 능동적으로 적응하는 농민들의 슬기와 지혜가 스스로 발휘될 수 있도록 과감한 개혁을 실시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