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더 노동자들의 피와 땀을 짜내려 하는가

0:00 / 0:00

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2월, 제8기 2차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가 개최된 후 느닷없이 황철(황해제철소) 노동계급 궐기모임의 호소문 “혁명의 붉은 피, 애국의 더운 피, 펄펄 끓이며 당 제8차 대회가 제시한 5개년 계획의 첫해 과업수행에 총 매진하자”는 이른바 전국의 근로자들에게 보내는 호소문이란 것이 로동신문 한 면을 메운 것을 보고 ‘역시 수십 년간 사용해온 노력경쟁을 다시 걸고 있구나, 얼마나 각 부문 노동자들의 피땀을 짜내려 할 것인가?’ 하는 비탄의 소리를 아니 할 수 없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지난 3월 이후 연이어 개최된 당 간부들의 모임 또는 군중대회, 예를 들면 제1차 시․군 당 책임비서 강습회, 평양시 1만 세대 살림집 건설착공 군중대회, 특히 지난 4월 6일부터 3일간 계속했던 ‘제6차 세포비서대회’에서 한 김정은의 연설을 보면서 ‘금년 한 해 동안 북한 인민의 가혹한 경제생활이 처절하고 끔찍하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6차 세포비서대회에서 김정은은 “당을 지키고 수십 년 세월, 모진 고난을 겪어온 인민들의 고생을 하나라도 덜어주고 인민들에게 최대한의 물질문화복지를 안겨주기 위하여 당중앙위원회로부터 시작하여 각급 당 조직들, 전당의 세포비서들이 더욱 간고한 ‘고난의 행군’을 할 것을 결심했다”고 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은 이 ‘고난의 행군’이라는 말만 들어도 처절하고 비통한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갓내기 세포비서들이라면 모를까 1996년 이후 3~4년간 고난의 행군기간을 겪은 중장년 당 간부들, 특히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말만 들어도 등골이 휘어지는 아픔을 느낄 것입니다. 다시 고난의 행군이란 구호를 내건다? 김정은은 그 대상이 당중앙위원회, 각급 당 조직, 세포비서들이라고 했지만 당이 나서는데 어떻게 인민대중이 따라가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당 간부 여러분! 김정은은 현 시기 당 세포 강화에 나서는 중요과업에 대하여 말하면서 첫째로 강조한 것이 ‘5대 사상교양’이었습니다. “첫째 당의 혁명전통교양을 강화하라, 둘째 당과 수령에 대한 충실성 교양을 강화하라, 셋째 애국주의 교양을 강화하라, 넷째 반제국주의와 계급투쟁교양을 강화하라, 다섯째 사회주의 도덕교양을 강화하라!” 간부 여러분은 오늘의 엄혹한 경제적 난관을 극복하는데 있어 이 5대 사상교양강화로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무조건 수령과 당에 대한 충성심으로 굶주림을 참으며 ‘㎡당 책임제원칙’을 지켜 나갈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과연 이런 명령이 굶주린 인민대중에게 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당 간부 여러분! 조선중앙 TV 방송을 보면 평양시 1만호 살림집 건설을 위해 제철소에서는 철근을, 시멘트 공장에서는 시멘트를, 산림관리 목재생산 공장에서는 필요한 목재를 즉 살림집 건축에 필요한 모든 물자를 수송하는 장면을 방영하고 있었는데, 바로 이것이 경제 정상화의 길입니다.

필요한 건축기자재를 공급하는가? 하지 못하는가? 이런 기자재를 사용하여 살림집을 건설하는 건축기술자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가? 이런 물질적 기술적 조건의 충당여부가 경제생산과 건설의 관건인데 왜 사상무장교양강화를 세포비서사업의 첫째 과제, 주요사업으로 제시했는가? 그 이유는 단순 명료합니다. 필요한 경제생산과 건설기자재를 생산 공급할 여력이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바깥 세계의 근로자들처럼 필요한 생산도구와 장비를 갖추고 손쉽게 신변의 위험을 느끼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지 못하고 오직 동원된 근로자들의 노동력에 의지하여야 할, 딱한 처지 때문입니다. 외부세계의 관찰자들은 홍수와 태풍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동원된 개미떼 같은 근로집단을 조선중앙TV의 영상을 통해 봤습니다. 무너진 제방을 복구하는데 수천 명의 청소년이 삽과 곡괭이, 손수레 또는 등짐으로 흙과 돌을 퍼 나르는 작업광경을 봅니다. 마치 아프리카 최빈국, 후진국 인민대중의 노동현장을 보는 느낌입니다. 이런 식의 노예노동에 동원하자니 사상교양이 필요합니다. “너희들이 이처럼 고생하는 것은 외부세계가 우리를 옥죄이기 때문이다” 계급적 원수를 만들어내고 증오심을 심어주며 결사의 각오로 일하도록 이런 투쟁을 지도하는 조직이 바로 당이고 “그 영도자가 위대한 수령 김정은이다 김정은에 대한 충성이 바로 나라와 인민을 위한 충성이다” 이것은 군국주의 일본시대에 일본국민에게 했던 신민교육, 사교집단의 교주가 혹세무민하는 신앙고취 방식과 조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은 이런 개인우상화, 혹세무민의 사상교육은 지금부터 9년 전 2013년 6월 19일, “혁명발전의 요구에 맞게 당의 유일적 령도체계를 더욱 철저히 세울 데 대하여”라는 제목으로 당, 국가, 군대, 근로단체, 출판보도 부분 책임일꾼들에게 한 김정은의 연설, 한마디로 ‘유일영도체계확립 10대원칙’으로 충분하지 않았습니까? 이 10대원칙에는 수령, 당, 국가, 인민 등등 우상숭배, 충성심, 이신작칙, 계급투쟁,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 도덕, 윤리, 모든 사상교양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하기야 휴대전화로 대화를 주고받는 북한의 청소년세대, 이미 컴퓨터로 해외정보의 일부를 검색하는 이들 새 세대가 저 낡은 10대원칙을 액면 그대로 믿고 받아들일 리가 없지요. ‘사회주의를 하던 공산주의를 하던 최소한 먹는 문제만은 충분히 보장해야 할 의무를 지닌 당 중앙이 아닌가? 남한처럼 자유를 허용할 수 없다면 최소한 중국이나 베트남 정도로 당내 민주주의라도, 아니 숨 쉴 공간은 허용해야 하지 않는가?’하는 북한 청소년 새 세대의 요구가 폭발직전에 온 것 때문에 새로운 논리로 사상교육을 강화하라는 지시겠지요.

당 간부 여러분! 경제는 경제 원리로 풀어야 합니다. 경제문제를 사상교육으로 풀려다가 실패한 공산주의 선배 당, 소련공산당을 보고 있지 않습니까? 저렇게 멸망하지 않으려거든 중국이나 베트남처럼 체제개혁과 대외개방으로 전환하십시오. 여러분 당의 암울한 장래는 사상교육으로는 풀 수 없습니다. 무너진 경제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하루 속히 국제사회의 제재완화를 촉구할 수 있는 방안제시가 전제조건입니다. 남한,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EU 등 국제사회는 이런 여러분 당의 새로운 제안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음을 다시 강조하는 바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