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개조를 통해 체제를 유지하려 하는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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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달 6차 세포비서대회에서 한 김정은의 결론 연설을 보면, 세포비서는 10가지 과업을 수행하라고 지령했습니다.

‘당 노선으로 무장하라’, ‘5대 기본교양사업을 실속있게 벌리라’, ‘당 생활을 정규화, 규범화하라’, ‘당 생활기풍을 확립하라’, ‘당 중앙의 결정을 관철하라’, ‘과학기술의 힘으로 임무를 책임적으로 수행하라’, ‘입당대상자를 장악하고 교양, 단련시키라’, 이상 7가지 과업은 당원으로 당내에서 수행해야 할 임무를 지적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 8번째에서 10번째까지의 과업 즉 ‘새 세대, 청년교양에 특별히 힘을 넣으라’, ‘청년들에 대한 인간개조사업을 벌려 공산주의적 기풍을 차고 넘치게 교육하라’,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 현상과의 투쟁을 강하게 벌리라’ 이 세 가지 과업은 당 내부에서가 아니라 당외 활동에서 반드시 성취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세포비서 여러분! 최근의 로동신문을 보면 북한에서도 인터넷을 이용한 화상회의 화상토론회를 개최하고 있다는 보도를 게재하고 있었는데, 이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전자통신 수단이 갖고 온 오늘날 과학문명의 특징은 20세기에 출생한 기성세대 즉 장년이나 노인세대는 전혀 경험하지 못한 다른 방식의 사물에 대한 인식을 갖도록 변화시켰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우선 사물을 보고 느끼고 판단하는 속도가 빠릅니다. 그 이유는 정보수집의 속도가 기성세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고 그 종류도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각국에 유행하는 사회 생활수단과 방식 등은 그 즉시 실시간으로 전달받을 수 있습니다. 컴퓨터나 휴대전화를 갖고 있으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체육, 지역분쟁, 각국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건 사고, 무엇이던지 찾아볼 수가 있습니다. 더 이상 역사책을 펼쳐보지 않아도 지난날의 역사적 사건을 순식간에 찾을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정보전달체계와 그 수단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데 낡은 머리, 낡은 지식과 인식, 고루한 방법으로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를 교양하고 다스릴 수 있겠습니까?

김정은은 “세포비서들은 청년들의 옷차림과 머리모양, 언행,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하여 어머니처럼 보살피며 정신문화생활과 경제도덕생활을 바르게 고상하게 하도록 교양하고 통제하라”고 지령했는데 도대체 북한청년들의 옷차림, 머리모양 언행,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무슨 잘못된 현상이 나타났기에 교양하고 통제하며 고치라고 하는가? 아마도 구체적인 겉모양 보다는 이런 젊은이들의 유행이 초래할 사상과 사물에 대한 인식변화를 경계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개인숭배사상의 고취, 수령과 당에 대한 무조건 충성, 빈곤과 굶주림을 참으며 당을 위해 희생하라는 전체주의적 도덕관, 인간의 본성을 마비시켜 무한한 증오심을 유발하는 반인간적 계급투쟁의식 등이 북한 청년들의 비개성적 노예화과정을 저해할까 두렵기 때문일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위에서 지적한대로 컴퓨터 휴대전화라는 현대의 정보통신기기의 보급은 그 어느 국가에서도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이 새로운 정보통신기기는 독재자의 통제, 감시가 엄중하던 엄중하지 않던 북한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정보를 전할 것입니다. 만약 이 정보통신기기의 보급을 막는다면 북한은 영원히 후진국가로 남게 될 것입니다. 북한청년들은 이미 ‘우리식사회주의’의 허구성을 지난 20여 년 동안 국제관계의 변화와 각국의 경제발전 현황을 보고 분명히 깨닫고 있습니다. 왜 당은 인간의 본성과 자유로운 사상의식과 인간행동을 막아버리고 당과 수령의 노예로 만들려 하는가? 우리를 개나 소나 돼지처럼 개조하려 하는가?

북한 청년들은 김정은이 제시한 반사회주의니 하는 말의 정치적 의미를 분명히 깨닫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우리 사회에서 계급적으로 변질되지 않은 이상 교양, 개조하지 못할 사람이 없다는 관점을 가지고 인간개조사업을 목적의식으로 달라붙어야 한다”고 했는데 지배계급, 착취계급, 자본계급으로 변질된 자가 과연 누구입니까? 바로 당 간부 여러분이 아닙니까? 그 우두머리 김정은과 그 일당이 아닙니까?

유고슬라비아 공산당의 최고 간부 중 한 사람이었던 ‘밀로반 질라스’는 1947년에 공산당 내 새로운 지배계급은 바로 당 관료임을 낱낱이 지적한 바 있습니다. 오늘의 북한의 불평등 정치체제를 여러분 말고 누가 사회주의체제라고 부릅니까? 당 간부 여러분 말고 누가 조선로동당을 마르크스주의 노동자계급 정당이라고 부릅니까? 이미 여러분 당 자체가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 정당으로 변질된 마당에 북한의 젊은이들이 비사회주의, 반사회주의 일탈현상을 보인다고 해서 어떻게 그들의 행동을 막겠다는 것입니까?

당 간부 여러분! 이미 북한사회는 관료주의가 판치고 뇌물 고이는 것이 일상생활화 되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자신이 관료주의를 부리지 않고, 뇌물을 받지 않으면서 여러분 가정의 일상생활을 꾸려갈 수 있습니까? 소련붕괴로 사회주의 시장을 상실한 그때부터 이미 북한경제는 사회주의 경제에서 이탈했습니다. 사회주의 분배원칙이니 사회주의 국영상업체계는 이때 무너지지 않았습니까? 골목에 들어서는 장마당을 막을 수 없었고 급기야 합법화하여 지금은 400여개소가 되지 않습니까? 이런 형편에서 정상적인 배급을 받는 당 간부 여러분은 모를까, 일반 근로자나 사무요원 또는 협동농장농민들이 무슨 방법으로 생활필수품을 구입할 수 있겠습니까?

장마당을 인정하면서 무슨 ‘비사회주의’ 운운합니까? 월급 받아 생활할 수 없는 각 단위 일꾼들은 살기 위해 본위주의, 세도와 관료주의 부정부패 뇌물수수를 일상화할 수밖에 없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처럼 북한사회가 심하게 고장나서 곳곳에서 갈등과 비윤리적, 비도덕적 부정부패가 횡행하게 된 것은 한마디로 북한경제가 이미 가진자와 못 가진자, 계급적 분화가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는 완화될 기미가 없습니다. 국제사회는 여러분 당이 지속하는 핵·미사일 개발이 중지되거나 폐기로 전환하지 않는 한 계속될 것입니다. 사회주의를 하던 비사회주의를 하던 북한인민의 경제생활을 보장하지 못하는 한 북한 사회, 아니 여러분 당 내의 각종부조리, 부정부패는 심화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근본적인 대책은 무엇인가? 핵개발을 완전포기하고 체제안보를 보장받으면서 경제정상화를 기하는 것입니다. 이 길만이 여러분 당이 살 길입니다. 그래야 북한 청소년들의 밝은 미래도 보장될 것임을 강조하는 바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