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과오를 간부들에 뒤집어 씌우는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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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6월 29일 당중앙위원회 제8기 2차 정치국확대회의가 개최되었다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김정은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정치국확대회의를 소집한 것은 국가중대사를 맡은 책임간부들이 국가와 인민의 안전에 커다란 위기를 조성하는 중대사건을 발생시킨데 대하여서와, 이로 인해 초래된 엄중한 후과를 토의하기 위해서다.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가 토의결정한 중대과업관철에 제동을 걸고 방해하는 중요한 인자 즉 원인을 만든 것은 다름이 아니라 간부의 무능과 무책임성이다”

당 간부 여러분! 위에서 인용한 김정은의 언급은 분명히 코로나19바이러스가 북한 내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모든 국경선을 봉쇄하고 철저한 방역대책을 세웠는데, 주요 당 간부 중에서 이런 당의 방역대책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다른 나라처럼 예방 백신접종을 확대하자고 주장하거나 그런가하면 1년여 계속되는 국경봉쇄로 가뜩이나 열악한 북한경제가 더욱 나빠져 이제는 자력갱생원칙으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으니 ‘방역체계를 바꿔서 국경선의 일부라도 열어 외국과의 교역을 늘려 나가야 하지 않는가’라는 건의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 문제는 김정은의 평가는 이런 당이 결정한 방역대책에 대한 이의제기는 그것이 인민경제와 인민생활을 염려한데서 나온 주장이 아니라 당과 수령인 자신에 대한 비판의식에서 나온, 지극히 불충한 사상의식이 표출된 것이 아닌가라는 인식입니다. 다시 말하면 ‘사상의식의 관점이 되먹지않았다. 이런 자는 언제 반당행위를 자행할지 모르니 싹이 자라기 전에 쳐내야 한다’ 이런 위험의식에서 나온 것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됩니다.

당 간부 여러분! 해외 북한 관찰자들은 오늘의 여러분 당내의 권력구조는 김정은의 절대통제가 작동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권력유지에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김정은이 등극한지 3년이 되던 무렵에 많은 위험분자를 숙청, 처형하지 않았습니까? 아버지 김정일의 운구차를 옹위했던 7명의 당군, 정부의 최고위간부 중 5명을 숙청하지 않았습니까? 리영호 총참모장, 고모부 장성택 부장,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등을 비롯하여 80내지 85명의 고위간부를 숙청하여 자신의 권력기반을 안정시키지 않았습니까? 중국 마카오 일대를 유랑하던 이복형 김정남마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VX독가스로 살해하지 않았습니까? 2016년에는 제7차 당대회를 개최하여 명실상부한 백두혈통의 계승자로 김정은 자신의 1인 지배체제를 구축하였을 뿐만 아니라 국가경제발전 5개년계획을 제시했고 금년 1월에는 제8차 당대회를 개최하고 새로운 중앙당 지도기관을 구성하고 오늘의 당 간부들이 등용되지 않았습니까? 불과 6개월 전에 결정된 당 권력구조나 내각집행기관입니다. 이 6개월 동안 새로 구성된 간부 중에서 무슨 큰 정치적, 전략적, 반당적 불충분자가 나타났겠습니까? 대내문제뿐만 아니라 대외문제도 김정은의 직접 통제 하에, 아니 자신이 직접 나서서 중요상대국가와의 협상을 진행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동맹국인 중국과의 관계강화를 위해 3년 전인 2018년 3월, 처음으로 북경에서 습근평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했고, 이어 대련에서 그해 5월에 2차회담, 6월 북경에서 3차회담, 다음해인 2019년 1월에는 북경에서 4차회담, 6월에는 5차회담을 가졌습니다. 이런 회담을 통해 장성택 처형 이후 소원해졌던 중국과의 교역, 경제협력, 핵개발을 둘러싼 대미협상에 대한 의견교환, 남북관계 등등 폭넓은 협의를 진행했습니다. 남북관계에서도 김정은이 직접 나섰습니다. 2018년 4월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판문점 선언을 발표했고 이어 5월에는 2차 접촉, 9월에는 평양에서 3차 회담을 갖고 9·19 남북간 군사합의서를 채택했습니다. 이뿐입니까? 미국과의 협상도 직접 나섰습니다.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의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번째 정상회담, 이어 다음해인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의 2차 정상회담 그리고 6월 판문점에서의 3차회담을 가졌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렇게 보면 최고지도자로 등극한 김정은은 초기 3년 동안에 자신의 권력기반을 구축하고 5년 되던 2015~2016년부터 당대회를 비롯해 대내외 모든 문제를 자신의 주도 하에 추진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간부들 속에 무슨 큰 문제가 생겼다는 것입니까?

김정은의 정치국확대회의에서의 지적은 “당 대회와 당 전원회의가 토의결정한 중대과업관철에 제동을 걸고 방해를 놓는 중요인자(因子)는 간부들의 무능과 무책임성인데 이런 현상은 사상적 결점과 온갖 부정적요소와의 투쟁을 통해 청산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김정은은 “그 기본장애물, 걸림돌이 무엇인가를 낱낱이 까밝히고 간부대열의 현 실태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전당적인 집중투쟁, 연속투쟁의 서막을 열라”고 힐책했다고 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이런 김정은의 힐책은 당 중앙위원회의 결정에 방해를 놓는 인자가 무엇인가를 잘못짚고 경고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들 해외관찰자들은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8차당대회가 채택한 자력갱생에 의한 경제정상화와 경제발전은 불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특히 핵개발과 대량살상무기개발과 인민경제발전을 병행 추진한다는 것은 국제사회의 엄중한 비난과 제재강화를 자초하며, 그 결과 중국이나 남한 등 여러분에 대한 경제협력을 염원하는 나라도 손쓸 수 없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중요한 인자입니다. 이 인자를 제거해야 합니다. 그 방법이 무엇인가? 미국과의 대화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미국의 바이든 신정부는 이미 대북협상을 위한 준비를 끝내고 대화에 나오라고 수차례 언명했습니다. 이에 응하는 길 외에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미국과의 협력을 통해 제재완화의 길을 택해야 여러분 당이 계획한 자력갱생, 경제발전의 길이 열립니다. 간부들의 무식, 무능, 소극성 운운하면서 들볶아 보아도 경제정상화의 길이 열리지 않습니다. 미국과의 대화의 길, 핵 폐기를 위한 건설적인 새 판을 짜서 대화에 나와야 이 길이 열린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