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종합병원 공사지연이 공사담당자들만의 책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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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금년 2월 이후 전 세계는 중국 무한에서 발생하여 전 세계로 퍼진 ‘코로나19 바이러스’라는 신종 전염병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희생되고 있습니다. 선진공업국가이건 개방도상국가이건 자본주의 국가이건 사회주의 국가이건 자유민주주의 국가이건 독재국가이건 국가의 규모가 크던 작던 관계없이 이 코로나19의 감염으로 많은 인민이 희생되고 있습니다. 이 전염병으로 인한 경제적 고통도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우리는 지난 4개월에 걸친 무한폐렴의 전염을 막기 위한 각국 정부의 대책을 보면서 역시 평시에 의료·방역 체계를 제대로 갖춘 나라와 그렇지 못한 나라간의 예방·치료 수준이 현격하게 차이 나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아무리 정권담당자가 강력한 예방 의지를 갖고 대응한다 하더라도 예방·의료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못한 상태 하에서는 어쩔 수가 없다는 사실을 목도했습니다. 예방·의료 시설 체계가 제대로 갖추어진 나라의 경우는 정권당국의 예방대책이 다소 미흡했다 하더라도 많은 전문담당자들의 의견을 수합하여 효과적인 대책을 강구하고 있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러한 세계 각국이 취한 코로나19의 예방대책을 보면서 역시 평시에 방역·의료체계를 제대로 갖추어 나가는 것이 인민대중의 보건과 안녕을 보장하는 기본임을 다시 생각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여러분 당이 어느 나라보다도 일찍 1월 하순, 2월 초에 압록강·두만강의 국경선을 봉쇄하고 이 무한폐렴의 침습을 예방하고자 한 그 노력은 평가 받을 만하다고 보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국경봉쇄만으로는 철저한 예방과 치료가 불가능함을 앞서 기술한 방역·의료체계가 허술한 국가에서의 급속한 전염을 봐도 명백히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본 방송자는 뒤늦게나마 평양종합병원 건설에 착수한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 지극히 당연한 일 아니 한 나라의 통수권자라면 크게 반성하며 뒤늦게 종합병원 건설에 착수한 것을 스스로 비판하며 인민대중에게 송구함을 표명해야 할 판국인데 여러분 당은 마치 이 평양종합병원 건설이 북한인민에게 준 김정은의 사랑의 선물이라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29일자 로동신문 제1면, 전 지면에 걸쳐 게재한 ‘동태관 명의 정론-눈부신 우리 태양‘은 평양종합병원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습니다. “세계가 사정없이 밀려드는 병마의 기승으로 불안 속에 잠겨있던 지난 3월, 사랑하는 인민들에게 선물로 안겨주신 평양종합병원 건설 착수 공사장에 나오시어 이 사업이 우리 당 숙원사업이라고 하시며 몸소 착공의 첫 삽을 뜨신 우리 원수님의 그 자애로운 모습은 한없는 격정으로 온 나라를 설레이게 하였다.”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은 이 정론을 읽고 어떤 생각을 했습니까? 여러분은 정확히 오늘의 북한의 병원, 의료시설의 열악한 현실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북한 일반주민들이 병원에서 정상적인 치료를 받고 있는가? 의사가 처방하는 주사를 맞고 약을 지급받고 있는가? 더 이상 길게 말씀드리지 않아도 지방에 거주하는 당 간부가 아니라 평양에서 중앙당에서 근무하는 당 간부들도 오늘의 북한 의료시설이 얼마나 빈약한가? 치료받을 약, 복용해야 할 약을 병원에서 약국에서 공급받는 것이 아니라 병 치료를 받는 본인이 사가지고 가야할 처지가 아닙니까?

세계에서 가장 많은 결핵환자를 갖고 있는 나라가 북한이 아닙니까? 아직도 말라리아조차 퇴치하지 못한 형편이 아닙니까? 아니 어린아이들에게 회충약조차 공급하지 못하는 처지가 아닙니까? 평양종합병원 건설을 무슨 인민에 대한 사랑의 선물 운운하며 김정은에 대한 칭송으로 우상화하는 것입니까? 이런 사고방식으로 여러분 당의 의료체계가 옳게 세워지겠습니까? 특히 한심하기 짝이 없는 것은 지난 7월 20일 로동신문 1면에 실린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평양종합병원 건설현장을 현지지도 하시였다”는 전면기사였습니다. 이 기사를 보면 “최고영도자동지께서는 건설연합상무가 아직까지 건설예산도 바로 세우지 않고 마구잡이식으로 사법을 진행하고 있는데 당에서 우리 인민들을 위하여 종합병원건설을 발기하고 건설작전을 구상한 의도와는 배치되게 설비, 자재, 보장사업에서 정책적으로 심히 탈선하고 있으며 각종 <지원사업>을 장려함으로 해서 인민들에게 오히려 부담을 들씌우고 있다고 호되게 질책했다”고 했습니다. 이 기사를 보면서 본 방송자는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자리에는 로동당 부위원장 박봉주, 박태성, 내각총리 김재룡 등이 참가하고 있었습니다.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북한의 입장에서는 이 종합병원 건설은 거대한 공사인 것 같은데 건설예산도 세우지 않고 ‘건설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각종 지원사업을 장려하여 인민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는 이 말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로동신문은 분명히 이 종합병원 건설 착공식장에서 김정은이 첫 삽을 떴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건설공사나 착수부터 김정은이 직접 관여했다는 말인데, 그때는 무슨 예산으로 이 종합병원 건설사업을 시작하는지 조차 몰랐다는 얘기입니까? 건설예산 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무조건 종합병원을 지으라고 명령하고 건설공사를 시작하니 나와서 기념촬영이라고 해서 인민사랑의 모습을 보이자는 말 그대로 선전선동, 김정은 우상화사업의 하나로 첫 삽을 떴다는 얘깁니까?

당 간부 여러분! 솔직히 얘기해봅시다. 지금 여러분 당이 추진하고 있는 관광시설공사, 살림집 건설공사, 아니 1년에 수십 발의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는 군수사업 등 이 모든 국가사업이 사전에 필요한 예산을 세우고 그 예산을 가지고 실시하는 것입니까? 아니면 그때그때마다 종합병원 건설현장에서 김정은이 지적한 이른 바 ‘지원사업’에 의해 건설되고 있는 것입니까? 외부 관찰자인 우리의 입장에서는 처음부터 필요한 예산을 세우고 그 예산에 의거하여 건설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 특히 핵·미사일 개발문제로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경제제재를 당하고 있는 북한의 경제사정으로 볼 때 김정은이 지적한 ‘지원사업’ 즉 인민대중의 호주머니를 털고 건설자금, 자재를 강제 배당하며 강제 공출시켜 건설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현실을 김정은이 모를 리가 없는데 왜 일선에서 명령을 받들어 사업완성에 골몰하는 실무책임자들을 질책하는가? 지금, 건설기자재도 보장해주지 않고 명령만 내리는 김정은의 행동이 과연 온당한 것인가? 종합병원의 경우 외부 골조는 그런대로 세웠다고 하더라도 그 속에 들어가야 할 값비싼 최첨단 의료기기와 시설은 무슨 돈으로 사올 것인가? 해외에서 근무하는 외교관, 무역회사에 종사하는 외화벌이일꾼들에게 무조건 구해오라고 명령할 것인가?

당 간부 여러분! ‘건설연합상무’가 책임질 문제인가? 아니면 김정은을 비롯한 당 부위원장 박봉주, 박태성, 내각총리 김재룡이 책임질 문제인가?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는 여러분 당임을 다시 확인시켜 줍니다. 이런 실무 간부들의 고충을 해결하는 길은 딱 한 가지,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 조치를 취하여 국제적인 제재조치를 극복하는 것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