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전의 사상 문화를 지금의 청소년들에 강요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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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삼복더위의 혹서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예년 같으면 장마철 홍수를 걱정해야 했는데 올해는 가뭄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해외의 북한 관찰자들은 자력갱생 하에 전개되고 있는 북한의 경제건설과 생산현장을 보면서 과연 사회주의체제하의 노동대중 즉 노동자, 농민, 지식인들의 노동에 대한 인식이 여러분 당이 주장하는 ‘사회주의 노동’과 같은 것인가를 되새기게 됩니다. 건설과 생산현장에서 지도임무에 임하고 있는 당 간부 여러분 자신이 바로 로동관리자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입장에서 볼 때 과연 사회주의 사회의 노동규정에 합당한다고 보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러분도 참고서로 사용하고 있는 ‘김일성 동지의 로작용어사전’을 보면 노동을 다음과 같이 규정, 해설하고 있습니다 사회주의 사회에서의 노동은 착취와 억압에서 해방된 근로자들의 자유로운 노동이며 자기 자신의 행복과 사회를 위한 창조적 사업으로 된다. 사회주의사회의 노동은 전체인민과 나라의 번영을 위한 영예로운 사업으로 되며 가장 신성한 것으로 된다”

당 간부 여러분! 위 김일성의 규정에 걸맞은 노동을 지금 북한인민들이 하고 있다고 여러분은 봅니까? 외부의 북한관찰자들의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습니다. 특히 지난주 ‘로동신문’이나 ‘근로자’의 해설기사들을 읽으면서 ‘북한인민의 생각과 여러분 당의 선전선동과는 너무나 큰 간격이 있구나’하는 생각입니다.

여러분도 7월 19일자 로동신문과 근로자의 공동 논설 ‘이민위천, 일심단결, 자력갱생 이념을 더 높이 들고 나가라’를 읽었을 것입니다. 이런 최근의 논설, 사설들을 읽으면 마치 유교의 경전 즉 공자와 맹자, 4서 3경을 읽는 기분입니다. 이미 로동집약적인 생산단계를 넘어 기술집약적인 4차 산업혁명시대에 진입한 오늘의 과학문명을 생산과 건설현장에 도입하고 있는 국제사회와는 동떨어진 로동에 대한 사고방식, 인식태도를 드러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도대체 4차 산업혁명시대가 열린 21세기 경제체제에서 봉건적 도덕, 윤리관에 입각하여 뼈가 부서지도록 상전을 위해 노예처럼 일하라는 주장을 아무런 거리낌도 느끼지 않고 떠들고 있으니 이런 주장을 북한 인민들 특히 청소년세대가 순응하겠습니까?

로동신문의 논설은 이렇게 기술하고 있습니다. “혁명가의 충실성의 핵은 수령을 받드는 자기의 행동에 대하여 스스로 책임과 가책을 느끼는 혁명적 양심에 있다. 수령에 대한 충성심을 양심으로 간직한 사람만이 언제 어디서나 변함없는 한본새로 수령을 진심으로 따르고 받들어 모실 수 있다”

당 간부 여러분! 양심이 있는 사람인가 아닌가는 수령에 대한 충실성을 행동으로 보이는 사람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북한인민들, 특히 청소년을 내몰아친다고 이들이 따라 오겠습니까? 왜 로동신문과 근로자의 공동논설은 이민위천, 일심단결, 자력갱생 이념을 더 높이 들고 나가자고 주장했는가? 그 이유는 ‘김정은의 정치가 하늘처럼 인민을 위한 정치를 하지 않고 있다’, ‘2500만 북한인민이 일심단결하여 김정은의 통치에 순응하고 있지 않다’, 특히‘자력갱생이라는 경제정책으로는 인민대중제1주의를 실현시킬 수 없다’는 보편적 인식이 인민대중 속에 날이 갈수록 퍼지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 아닙니까?

8기 2차 당정치국확대회의 이후 간부혁명을 내걸고 간부잡기, 대대적인 간부숙청에 나선 이유는 ‘이민위천’이니 ‘일심단결’이니 ‘자력갱생’이니 여러분 당의 3대이념이 겉돌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굶주린 인민들이 관념적 의식을 가지고 김정은에게 충성하겠습니까? 일심단결 하겠습니까? 왜 사회주의60여년이 경과한 지금에 와서 간부들의 관료주의, 보신주의, 무능력, 직무태만 심지어 부정부패 색출을 ‘전당적 투쟁과업’으로 제시했는가? 사회주의 도덕, 윤리, 질서가 정착되지 않았다는 반증이 아닙니까?

특히 최근에 와서 북한 청년들 속에 사회주의 사상과 문화가 정착되지 않는데 대한 여러분 당의 불안감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로동신문은 “동유럽의 이전 사회주의 나라들의 청년들이 사상적 변질을 막지 못한데서부터 사회주의 사회의 맑은 공기가 흐려지고 자본주의 잡사상과 부패한 풍조가 물밀 듯이 쏟아져 든 것은 물론 사상적으로 투철하지 못한 청년들이 정계와 사회각계에 진출하고 심지어 주요 직무에까지 등용된 것으로 하여 나중에는 전 세대들이 피로써 지키고 빛내어온 사회주의제도를 적들에게 고스란히 내어주는 심각한 후과를 초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렇지요. 사회주의 사회의 모순, 새로운 계급의 출현, 공산당 1당 독재의 반인민적, 반민주적 전횡에 저항한 청년들의 반공산주의 반사회주의 자유민주주의 혁명이 여러분 당의 독재체제와 같은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의 공산당, 로동당, 일당독재를 붕괴시켰습니다. 그 결과 자유와 인권이 이들 나라에 돌아왔고 동독 출신의 메르켈 여사가 독일연방민주공화국의 총리로 선출된 것입니다.

로동신문은 이렇게 기술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건설하는 강대한 사회주의국가는 응당 도덕과 문화면에서 우수하고 발전되어야 하며 여기에 청년들이 차지하는 몫이 대단히 크다.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어도 시대의 요구, 우리 인민의 민족적 정서에 맞추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식을 내도 조선청년의 멋이 나는 식을 내며 우리의 문화를 꽃피워야 한다. 옷차림과 머리단장은 사상 정신상태의 반영이며 언어 또한 사람의 품격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평양문화어로 말을 하고 글을 쓰는 것을 체질화, 습관화해 나갈 때 온 사회에 아름답고 건전한 언어생활이 확립된다”

당 간부 여러분! 그럴듯한 주장입니다. 그러나 이런 기사는 바로 북한 청소년 계층 속에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 외래문화가 폭넓게 파고들어가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고 종국에는 동유럽사회주의국가처럼 김정은 세습왕조의 붕괴를 자초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의 발로가 아니고 무엇입니까?

지난 7월 27일 남북간의 통신연락망을 복원시켰다고 하는데 좀 더 대담하게 국제사회와의 경제협력의 길을 모색해야 합니다. 어떻게 유무상통하는 경제 거래 없이 자력갱생으로 ‘고난의 행군’기에 맞먹는 이 엄혹한 경제현실을 극복할 수 있겠습니까? 이민위천, 일심단결, 자력갱생의 3대 이념을 버리십시오. 그리고 중국, 베트남처럼 개혁 개방으로 나오십시오. 간곡히 권고하는 바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강인덕,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